20111220

20111217

김정일이 사망했단다.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정리가 참 안되는 문제라(북한 문제는 전반적으로 잘 모르겠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건 참 조심스럽지만 그냥 생각나는 이야기들만 내리 써 본다.

김일성의 경우에는 그래도 이런 저런 '다난한 일'을 거치며 권력을 쌓은 느낌이 있다. 1912년 생이니까 미국으로 치면 greatest generation의 첫 자락이고(위키피디아의 greatest generation 링크) 그 때 쯤 태어난 사람들이 다 그렇듯 역사의 가장 복잡하고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에 살았던 사람이다.

뭐 그 때 태어난 게 자기 뜻도 아니고, 그 역사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운명... 팔자니 의미를 축소할 수도 있겠지만 어쨋든 공사다망한 시기들이다.

그런 사람이니 죽었을 때 뭔가 좀 복잡한 생각들이 있었다. 하지만 김정일의 경우 조금 다르다. 말하자면 아무리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어도 정주영은 밑바닥을 조금은 알고 거기서 뭔가 일으킨 사람이지만, 정몽구나 정몽준은 시작할 때부터 견고한 망 안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부모 덕이지 뭐하는 거와 같다. 이병철은 원래 좀 부자였던 걸로 알고 있다.

어쨋든 이런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민감도가 무척 큰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런 저런 일들을 거쳐 세계관을 확립한 사람들이다. 그 세계관에 동의하든 안하든, 그리고 범법 행위에 대한 처벌 문제의 유무가 있든 없든 이런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세계관 형성을 약간은 이해를 하는 편이다.

- 이게 참 말로 하기가 어렵네.

 

하지만 김정일의 경우, 위원장 임명 전후 등 시기에 물론 복잡하고 정치 권력 투쟁이 있었겠지만 어쨋든 김일성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날 때 부터 지니고 있던 사람이다. 뭔가 딱히 바꾼 것도 없고, 그냥 철저하게 가지고 있는 것들을 수호함,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키움으로 일관했다. 아까 위의 정 씨 자손들이나 삼X 기업의 이XX와 그의 1남 2녀가 그런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에는 사실 거의 관심이 없는 편이고, 뭘 했다고 하든 그려려니 싶다.

정리해 보면 뭔가 일으켜 세운 거에는 관심이 많은데(새로운 포지셔닝 실현), 그걸 강화하고 넓힌 건(포지셔닝의 강화, 확대) 관심이 확 떨어진다.

 

결국 김정일은 내게 별 관심이 없는 종류의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83년생(이름은 잊어버렸다)의 흥망성쇄는 좀 궁금하다. 그가 체제를 굳건히 하려면 역시 러시아나 중국의 도움이 필요할 테고, 만약 쿠테타가 일어난다면 미국의 도움을 받을 지도 모르겠다 싶다. 뭔가 숨가쁘게 움직일텐데 말했든 무슨 사건이든 초기 민감도가 매우 큰 상황이다.

어쨋든 10.26에서 12.12까지 2개월이 채 안 걸렸었다. 우리의 역사가 그들에게 교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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