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8

기본적으로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니다. 대략 5시간 정도. 그것도 근래 파악된 바에 의하면 뒤척이는 경우가 매우 많다. 늦게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대부분 늦게 잠들었기 때문이고 잠들어 있는 시간량은 대게 비슷하다.

이런 식으로 살게 되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내 몸은 매일 다섯 시간씩 자도록 만들어져 있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씩 매우 깊은 잠에 빠진다. 학창 생활을 시작한 이래 이런 패턴이 고착화되었다. 결론적으로 대략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그러니까 일년에 두 번 정도씩 대책없이 쿨쿨 잔다.

덕분에 고등학생, 중학생 때 둘 다 대략 6번 정도씩 지각(혹은 조퇴)가 있다. 잠에서 깨어보면 점심 시간이고,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잠깐이라도 학교에 나갔다가 조퇴를 하든, 계속 있든 했기 때문에 결석은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직 패턴이 만들어지지 않아 시시 때때로 안가고, 집에 오고 뭐 이런 불량한 패턴을 유지했기 때문에 엉망이다.

 

물론 이런 깊은 잠이라는 게 아무때나 오는 건 아니고 보통은 몸이 안좋을 때(예를 들어 감기) 찾아온다. 이런 루틴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렇게 한 번씩 모든 걸 잊고 푹 자면 큰 감기도 잘 안걸린다는 거다. 덕분에 크게 아파본 적은 없다.

이런 패턴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대학 생활 때다. 술 먹고 퍼지는 경우가 생기는 바람에 한번씩 자는 깊은 잠이 의미가 없어졌다. 이런 잠은 또 너무 잦으면 소용이 없다. 물론 이런 건 1, 2학기때 잠깐이라 대략 술자리가 줄어들면서 다시 평온해졌다.

또 하나의 위기는 군 생활이다. 여러가지로 좀 곤란하다.

군 생활할 때 3번 정도 드러누웠는데 한 번은 금방 나을 거였고(물집이 생긴 게 추위에 얼었다), 또 한 번은 심각하진 않았지만 질기게 갔고(식중독 비슷한 현상으로 한참을 고생했다), 마지막은 심각했지만 금방 회복되었다(유격 훈련장에서 꼬꾸라졌다, 금방 다 괜찮아졌지만 계속 아픈 척 했다 - 병장 때라). 세번 다 병원에 들어가거나 하는 일은 없이 그냥 이삼일 드러누워 자다 나았다.

어쨋든 덕분에 드러누울 수 있었고, 나름 몸도 기존 패턴을 잘 따라갔다.

 

요즘에 들어서는 이런 패턴을 잘 만들지 못한다. 오늘은 죽도록 자야겠다 생각을 해도, 자꾸 깨어난다. 영혼을 지배하는 불안감의 문제도 있고, 커피를 너무 잦게 마시는 문제도 있고, 예전처럼 아주 피곤하게 살고 있지 않은 문제도 있다.

그와 관련있는 지 몰라도 잔병이 무지하게 많아졌다. 툭하면 체하고, 툭하면 감기가 걸린다. 그러면서도 꼬꾸라질 정도로 아프진 않아 질질 늘어진다. 결론은, 또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오늘은 좀 많이 자려고 일찍 집에 들어왔다. 그래놓고 이렇게 또 떠들고 있다.

하지만 잠에 좋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잔뜩 들어있는 감기약을 먹었고, 따뜻한 옷도 입었다. 어쨋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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