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8

4월의 어느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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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는 벌써 벚꽃이 날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4월도 끝나간다. 낮에는 무척 덥다. 햇빛은 꽤나 따갑다. 하지만 밤은 여전히 춥다. 내 몸의 냉기는 여전히 다 빠져나가지 않아, 낮에 병든 닭처럼 햇빛을 한참 쬐고 있다가도 잠시만 그늘에 들어가면 다시 추워진다. 어제는 던킨 도너츠에 2시간 쯤 멍하니 앉아있었다.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고, 터무니없게 졸리기 시작했다. 멍하니 두들 점프, 타이니 윙스 같은 게임을 하다가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를 뒤적거렸다. 옆 자리의 아주머니 네 분은 매우 시끄러운 톤으로 돌아가면서 자식 자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자신들이 대학다닐 때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강에는 개들이 많았다. 하나같이 귀엽다. 다들 잠시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주인을 쫓느라 정신이 없다. 강아지들에게는 이런 종류의 절박함이 있다. 주인을 잃어버린 강아지들은 얼굴에 금방 티가 난다. 그 초조함, 그 긴장감.

오늘도 낮은 더웠다. 바람이 잠시만 불어도 간담이 서늘해지지만, 그 서늘함의 깊이가 점점 얕아지는 걸 느낀다. 조금만 더 있으면,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워질 것이고, 또 나는 대체 그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몰라 좌절하게 될 것이다.

필요없는 단어들만 둥둥거리며 떠오른다. 실제로 소리가 들리는 거 같다. 둥둥둥. 멀리서 들려오는 북 소리. 사라진 사람들을 계속 생각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을 계속 생각한다. 이 의미없는 루틴은 계속 마음 깊은 곳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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