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된 시리즈이긴 하지만 트루 디텍티브 시즌 1을 다 봤다. 시리즈, 드라마는 잘 안보는 데 요새 이것 때문에 일상의 리듬이 약간 엉망이었다. 아무튼 오늘 에피소드 8이 끝났다. 또한 긴 드라마를 잘 안보는 데 8편이나 되는 이걸 다 본 이유는 루이지애나의 습지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다 보고 나서 돌아보니 이건 사실 불완전했던 두 남자의 성장 이야기이긴 했지만...
아무튼 이 영화는 최근에 본 몇 가지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이블 지니어스와는 미국의 중소 도시, 범죄, 음산한 분위기, 주술의 향기 등등과 겹친다. 그리고 요새 지하철에서 보고 있는 어글리 딜리셔스의 가재와 새우 편에 나온 루이지애나, 휴스턴의 이야기와 겹친다.
후자의 경우 다양성을 흡수하는 휴스턴과 전통을 중시해 뭐든 잘 바꾸지 않는 루이지애나의 이야기가 대비되서 나온다. 바로 그 루이지애나이지만 허허벌판과 습지에 사는 어부 혹은 뭐하며 사는 건지 모르겠는 사람들, 아무튼 공통적으로 기본은 주정뱅이 나쁜 놈들은 약쟁이로 이뤄진 이 사람들은 전자, 어글리 지니어스의 일을 벌이고 있다.
이블 지니어스를 볼 때는 계속 트윈 픽스가 생각났는데 트루 디텍티브는 드라마가 강하고 주인공 두 명이 워낙 열심히 연기를 해서 그런 느낌은 좀 덜했다. 이쪽이 약간 더 현실적이고 차라리 유령이 낫지 돌파할 수 없는 벽이 놓여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독하긴 하다.
생각해 보면 중소도시, 주류 사회와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벌이는 일들은 영화와 현실 사이에서 공을 튀기듯 반복되며 더 강해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분명한 건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니까. 현실은 보다 더 무섭기 마련이고 그러므로 더 지독한 일들도 잔뜩 있겠지.
"미국"이라고 하면 한동안 최고의 메기 사냥꾼이 되겠다던 아이들의 모습이 왠지 떠올랐는데 앞으로는 루이지애나의 습지와 집에 열심히 모은 쓰레기들이 떠오를 지도 모르겠다. 이블 지니어스도 그렇지만 최고로 이상한 인간들은 아무튼 열심히들 모은다. 역시 수집가들은 조심해야 해. 공중에서 본 경치는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기가 막히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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