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만큼 자주는 아닌데 가끔씩 뭔가 굉장히 먹고 싶을 때가 있다. 평소에는 학교 식당에서 주는 대로 먹는 거에 완전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급식은 역시 메뉴가 계속 바뀐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부실해서 이것만으로는 못사는 문제가 있다) 저번 겨울에는 굴국밥이 그랬다. 뭔가 몸에서 부족한 거 같은데 뭘 먹으면 괜찮아질까를 며칠 생각했고 그러다 굴국밥이 떠올랐다.
지도를 찾아봤지만 근처에 마땅한 곳이 없어서 또 한참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어느날 신용산 근처에 있는 어느 집에 찾아가 매생이 굴국밥을 먹었다. 굴이 생각보다 조금 들어있긴 했지만 역시 기대했던 대로 맛있었다. 이렇게 뭔가를 열망하다 먹으러 가면 식탁 위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하나씩 다 먹어버리곤 한다.
요새 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생선 구이였다. 사실 생선 구이는 을지로나 혹은 다른 곳에서 종종 먹기는 하는데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
예전에 언젠가 생선 구이나 먹을까 하고 찾아본 적이 있었지만 가진 않았는데 마침 그게 떠올라서 점심 때부터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갔다.
처음 가봤는데 하필 날이 날이라고 약간 애매했던 게 홀 대부분의 자리가 예약 손님을 기다리느라 반찬이 놓이고 있었다. 단체로 와서 시끄러운 건 곤란하다... 아무튼 반찬이 놓이지 않은 구석 자리로 안내를 받고 뭘 먹을까 하다가 삼치 - 비쌌다, 고등어 - 생선 구이가 먹고 싶다면 역시 이건데 크게 땡기지 않았다, 가자미 - 처음 사먹어 본다... 그래서 가자미 구이를 개시.
어렸을 적에 할머님 댁에 놀러 가면 가끔 구워주셨었는데 그때는 조금더 작고 납작한 물고기 모양 그대로 였던 기억이 있는데 예상과 다르게 생긴 게 나왔다. 가자미 맞나... 맛은 맞는 거 같았다. 어차피 구별 못해...
아무튼 그런데 이 집은 생선 구이를 시키면 전, 뚝배기에 담긴 미역국, 뚝배기에 담긴 계란찜 등 다양한 반찬을 주는 집이었다. 둘이 가면 두 배로 주나 모르겠는데 여튼 혼자 갔어도 다 나왔다. 약간 무리다 싶었지만 역시 다 먹어버렸다. 핫핫핫. 이러면 왠지 기분이 좋다.
뭐 그랬다는 이야기임...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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