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다가 자꾸 이상한 소리에 깬다. 여기서 "이상한 소리"라는 게 애매한 데... 예컨대 이게 인지하지 못한 원인에 의한 소리라면 괜찮은데 만약 환상 혹은 그 비슷한 게 만들어 낸 거라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어제의 경우 삐리릭 하는 소리에 이게 뭐지! 하면서 새벽 2시 12분 쯤 일어났다. 그 20분 전 쯤에 그 비슷한 소리를 들었었고 역시 이게 뭐지! 했지만 꿈이었나 하고 다시 누워있던 상태였다. 두 번 연속이라면 꿈이라고 하기엔 확률이 많이 낮을 거 같다.
하지만 원인을 추정해 봐도 그 비슷한 소리를 꿈 밖에 없다. 다만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 그런 소리가 나는 지 잘 모르겠고 울릴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게 가능성이 조금 있는 듯 해 꺼놓고 잤다.
보통은 연결을 하지 않고 휴대폰의 블루투스도 켜놓질 않기 때문에 혹시 누군가 블루투스 목록에 뜬 이게 뭘까 하고 연결을 시도했고 그러다 소리가 났다... 정도가 (있을 수 없는 듯 하지만) 소리를 설명할 수 있는 현재 유일한 가정이다.
2. 전시를 많이 보진 않지만 어쩌다 보고, 재밌는 거 같고, 이름을 알게 되면 이후 작업을 찾아간다. 몇 개 보다보면 뭘 하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같은 게 은근히 보이는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역시 더 재밌다. 아무튼 그러다가 관두는 경우도 있고 또 새로 기억하는 경우도 있고 뭐 그렇다. 시간을 내기가 힘든데(역시 물리적 시간보다는 마음의 여유 문제다) 예전에 몇 번 이야기했듯 단절된 상황에서 옷이든 뭐든 타인이 뭘 하는지 봐야 내가 하는 일도 조금이나마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거 같다.
3. 아무튼 날씨도 매우 좋은 김에, 지나치게 좋아서 햇빛에 따가울 정도였지만, 전시를 하나 보러갔다. 문외한의 의문이라면 예컨대
어떤 기준을 가지고 DB를 만들고 - 그걸 기반으로 왜곡 변형 - 이후 작업을 했음 (인쇄 혹은 회화)
이런 경우에 앞의 DB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잘 모르겠다. 맨 마지막 결과물 관점에서 봤을 때 맨 앞의 DB는 필연적일까? 아니 그보다는 필연적인 이유나 필요가 있을까? DB를 속이거나 혹은 그걸 가상의 세계관 아래서 창작해 낸다면 다른 뭔가가 있을까.
뭐 이런 생각을 잠시 했음...
4. 이런 의문을 요새 드문드문 생각하는 이유는 원본 - 복제, 원조 - 응용 등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고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레플리카 - 원본의 경우 목적이 뭐냐에 따라 이야기가 좀 달라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어글리 딜리셔스도 어떻게 보자면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무튼 목적이 무엇인가, 가장 훌륭한 옷인가 아니면 원본과 가장 가까운 옷인가. 전자라면 가장 훌륭한의 리스트가 중요하고 후자라면 원본의 상세 스펙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실 후자의 경우도 상세 스펙이 후대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의도가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예컨대 나 같은 경우 패치의 로트 번호 폰트가 다른 경우 아무래도 별로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게 전자든 후자든 완성도의 측면에서 얼만큼의 영향을 가지느냐 이야기를 해보자면 역시 희망적이진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건 눈에 매우 잘 보이는 부분이라는 거다.
201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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