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4

새, 자연, 고양이

언젠가부터 새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 뭐 일부러 시작한 건 아닌데 어쩌다 눈에 띄었고, 대략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니 무슨 일이 있나 계속 보게 된다. 아무튼 새들의 삶은 정말 힘들어 보인다. 지들끼리 싸우고, 다른 새와 싸우고, 다른 동물과 싸운다. 특히 까마귀는 무시무시하다. 그러다 갑자기 인간이 나타나 새집이 있던 나무를 다 잘라버리기도 한다.

아무튼 내 눈에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사는 새들, 가장 작은 종류다, 다만 참새는 어디서 사는지 모르겠다, 은 대부분 이 싸움에서 진다. 그래도 매년 가장 많이 보이는 거 보면 대신 많이 낳든가 하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테고 자연이란 원래 그런 거겠지...

흡연 구역 바로 위 나무에 새집이 하나 있는데 몇 년 전에 거기서 솜털 가득 붙은 애가 하나 떨어진 적 있다. 어느날 가봤더니 날지도 못하는 애가 벤치에 있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 올려준 적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덕분에 근처 어딘가의 새끼 고양이 하나가 마지막 식사를 못해 굶어죽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연적인 균형이 어떻게 이뤄져있는지 단면만 봐서는 결코 알 수 없다.

자연의 삶은 역시 가능한 임의로 건들지 않는 게 좋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날지도 못하고 벤치를 어슬렁거리는 새를 봤다면 아마 누구나 올려줬을 거다.

책 "거실의 사자"를 보면 고양이가 생태 교란의 핵심종 중의 하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대서나 잘 사는 극강의 적응력을 가졌고 게다가 전투 종족이라 소형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등을 마구 잡아먹는다. 어디 섬 같은 데 떨어트려놓으면 거기 살고 있던 모든 걸 휩쓸어 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Stephen 아일랜드에만 살던 Lyall's wren이라는 새는 누군가 고양이를 그 섬에 내려놓은 지 2년 만에 멸종했다. 그 외에 다양한 이야기는 여기(링크) 참고.

하지만 고양이는 인간들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데 왜냐하면 너무 귀엽기 때문이다. 가만보면 고양이도 그걸 잘 안다. 그래서 반 사냥, 반 인간 의탁의 전술을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아무튼 그래서 고양이 퇴치 사업이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는 일이 많다고 한다.

역시 복잡한 일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