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외국어 표기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편입시켜 사용하자는 것이므로 필연적으로 문제점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방식이 그래도 괜찮은 토대 위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표기법의 가장 필수적인 사항은 누구나 외국어를 보고 외국어 표기를 할 수 있어야 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원칙을 정하고 예외를 최소화하는게 필수다. 표기 규정을 누구나 다 외우고 있을 수는 없으므로 규정을 찾으면 쉽게 이해는 가야한다는 의미다.
좀 오래됐지만 '오렌지'라는 표기가 문제가 있다며 '어륀지'로 바꿔야한다는 말을 한 분이 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외국어가 영어만 있다는 상식의 한계에 자리잡고 있다. 당연히 외래어는 세상의 모든 언어다.
알파벳을 사용하는 꽤 많은 나라의 외국어를 국어로 사용하는데 있어 미국어 혹은 영국어로 특화시키면 예외 규정이 너무 많아진다. 영어라고 해도 미국 영어, 인도 영어(ielts 시험에는 반드시 인도 영어가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다), 싱가폴 영어, 영국 영어, 호주 영어 다 다른데 딱히 미국 영어식으로 통일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인다.
현실 발음과 괴리된다는 문제 의식이 있을 수도 있는데 표기된 문자는 어쨋든 발음과는 괴리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안되는걸 되게 하는거 보다는 외국어 표기법은 발음기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게 낫다. 정 못마땅하면 차라리 오렌지(orange)처럼 원어를 병기하도록 하는게 나은 해결책으로 보인다.
외국어 표기법에 관심이 많아진 이유는 검색 때문이다. 모토로라(motorola)는 회사명으로 일단 외국어 표기법을 떠나 고유명사이므로 모토로라라고 쓰는게 맞다. 하지만 이걸 모토롤러, 모토로라, 모토롤라 등으로 표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한 유명한 사이트의 새소식 게시판에 항상 모토로러라고 올리시는 분이 있다. 이 경우 당연히 구글 등 검색 엔진에서 모토로라라고 치면 검색이 안된다(요즘엔 엇비슷한 것들도 찾아주기는 하지만 이 역시 효율적인건 아니다).
외국어 표기법이 잘 알려져있지 않은 관계로, 혹은 굳이 따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언제나 검색할 때 배터리, 밧데리, 빠데리, 어댑터, 아답타, 아답터 등등을 함께 찾아봐야 한다. 오렌지를 어륀지로 쓰는건 미국 사람이나 좋으라고 하는거지만 orange를 오렌지로 통일하는건 적어도 쓸데 없는 넷 트래픽과 필요없는 타이핑을 줄이는 효용이 존재한다.
아, 하고 싶은 말이 이것 저것 있었는데 여기가 너무 조용하고, 타이핑 소리가 너무 커서 더 못쓰겠다. ㅠㅠ
20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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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보는 잘못된 F 자 표기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복수자음을 사용하기를 제안하고 싶다. 본래 F 는 PH 로도 영어에 표기 되기 때문에 (예 Phone) F 를 "ㅍ" 로 표기 하는것 보다는 "ㅍㅎ" 으로 표기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행 표기법 으로는구분이 되지 않는 영어 단어 예를 들면 File-Pile, Far-Par, Fore-Pore, Fat-Pat, Full-Pull, Phil-Pill 등등 많고 이렇게 잘못 표기된 것을 마치 표준발음인양 영어를 구사할 때에 사용함으로서 듣는사람을 상당히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훈민정음에 표기 된것 처럼 "ㅍ" 발음과 "ㅎ" 발음을 접속하여 내면 정확한 F 발음이 되는것인데 왜 이러한 표기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정선휘
답글삭제@Sam님 / 한글은 외국어 표기를 위해 만든 글자가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표기하기 위해 만든거니까요.
답글삭제한글은 표음문자인데 발음을 잘못 표기하면 소통이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제안하는것입니다. 예를 들면 F의 발음 표기는 "ㅍ" 보다는 "ㅎ" 이 더 가까운데 표준 표기법에는 "ㅍ"으로 되어 잇어서 신문에 그렇게 기재하고 있습니다. File은 "파일" 보다는 "화일" 로 표기 하는것이 바람직 하고 Flash는 "플래쉬" 보다는 "후래쉬"로 하는것이 실제 발음에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수지에 있는 아파트 이름이 "파인 빌리지" 가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영문으로 "Pine Village"인지 "Fine Village" 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현장을 방문해 보니 소나무가 많이 있어서 "Pine Village"가 맞는것 같습니다. F 발음을 P 발음으로 하여서 외국인들이 이상한 표정을 보일때 쥐눅들어 있는 한국인들을 볼때에 누가 이런 잘못된 표준표기법을 만들어 놓았는가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답글삭제@Sam님 / 외국인의 표정에 민감하시군요 ^^ 하지만 저는 일본인이 '김치' 발음을 못한다고, 미국인이 '붕어빵' 발음을 못한다고 이상한 표정을 지을 생각은 없습니다. 애초에 그들에게 없는 발음이니까요.
답글삭제우선 말씀하신 부분은 영어 P, F, H가 자모에 사용되었을 때 한글 ㅍ,ㅎ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선택의 문제가 발생합니다(때때로 p는 ㅂ으로 표기됩니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F는 ㅎ에 가까울 지 몰라도 이 경우에는 H가 걸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F의 발음을 살리고 나면 Full과 Hull같은 단어의 구별이 불가능해 집니다. 둘 다 훌이죠.
그리고 File일 때는 '호', Flash일 때는 '후'로 표기되는 데 이런 식으로 예외 규약이 너무 많아집니다. 그냥 ㅍ로 하면 표기법을 익히는 데 있어 훨씬 효율적입니다.
말하자면 외국어 표기법은 우리말에 전혀 없는 발음을 가져오는 데 있어 선택과 효율의 문제일 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만약 F 발음이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그 구별이 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F와 H의 표기 구별을 포기하는 게 옳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겠죠.
그리고 위에 제가 포스팅한 대로 한국어 뒤에 영어 단어를 표기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분량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위에 본문 포스팅에 적어놓은 바와 같이 외국어 표기법은 발음 기호가 아닐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참조할 만한 베이스도 되지 못합니다. 즉 우리 나라 사람들이 우리끼리 우리말을 쓸 때 사용하고자 하는 간편 규약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끼리 사용하는 '표기법'입니다.
외국인이 파인 빌리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가 한국어 공부를 전혀 안한 채 한국에 왔다는 뜻일 뿐입니다(물론 그럴 수도 있지요, 그걸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외국어 표기가 너무 괴리되어 있는 경우는 존재할 수 있고, 어느 부분을 더 중시하느냐에 따라 교육이나 규정의 방침이 바뀔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pine과 fine을 구분해 발음하는 건 외국어 표기법이 아니라 영어 교육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저기에 한글로 '파인'이라고 써있는데 저건 'pine'이라는 뜻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