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는 일 중 당면한 가장 큰 덩어리 하나를 오늘 마쳤다. 지난 한 달간 나름 열심히, 꽤 재미있게 달려온 거 같다. 물론 여러가지로 미진한 부분들이 있고 아쉬운 데도 많지만 지금 내 텐션의 한계는 이쯤인 거 같다. 따지고 보면 지난 1년 간 계속 생각하고, 자료를 쌓아두고, 머리 속으로 스킴을 그려 놓은 것 덕분에 일단락을 한 거다. 그 1년이 없었으면 못했을 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역시 한계점이다. 1년 부분을 단축하고 한 달 정도의 텐션을 더 높이는 연습이 필요하다. 단편적인 원고와 다르게 이런 부분이 너무 명확하게 드러난다. 두 번 해봤으니 좀 더 나아지겠지 싶긴 한데... 이런 기회가 금방 또 오려나... 사실 그게 문제지.
특히 이번 일주일은 너무 힘들었다. 일은 아무 것도 아니고 몸은 좀 힘들어도 재미있기만 하지만 아오아 사건을 시작으로 강남역 사건까지 머리 속이 너무 복잡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이런 식으로 나아가게 될 거라고는, 아니 그보다는 지금 이 사회가 이런 상태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가 너무 크다. 그리고 딱히 극복의 방법도 없어 보이는 게 그 피곤함을 배가시킨다. 여튼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강남역에 가보려고 했지만 가지 못했다. 사실 사진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막상 시간이 있었어도 어떻게 했을지는 잘 모르겠다. 차라리 시위였으면 갔을텐데... 다만 학교에 비슷한 추모판이 만들어져서 그건 좀 읽어봤다. 이런 상황이 만드는 미래가 과연 어떨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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