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0

강남역 살인 사건의 충격

이번 강남역 살인 사건과 그 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주는 충격이 매우 크다. 세월호 사건이 한국이라는 국가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방향이 약간 다르고 사실 더 충격적인 부분도 있다.

예컨대 마땅히 이런 일을 애초에 바로잡고 올바른 이성 확립을 위해 애써야 했을 소위 진보적인 언론과 인사 등등이 (계급) 구조와 언젠가 올 아름다운 세상 타령을 하고 있는 동안, 우월적 지위를 점한(그게 생태적이든 뭐든) 이들이 만들어 내는 인권적 불균형과 그의 지속을 위한 비우월적 지위의 억압이 어느덧 시대 정신이 되어 버렸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억압은 조롱과 거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납득하지 않는 걸로 나타나고 있는데 사실 가만히 보면 거부와 부정을 넘어 그런 인식 자체를 아예 하고 있지 않다. 케냐 사파리의 사자와 톰슨 가젤의 관계처럼 원래 사자는 톰슨 가젤을 잡아 먹는다의 수준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다. 이래 가지고는 전혀 인간의 삶이 아니다. 

국가가 회사와 다른 점은 능률이 떨어진다고 해고를 할 수 없다는 거고, 케냐 사파리와 인간 사회의 다른 점은 사자와 톰슨 가젤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고 그 균형을 만들기 위해 사자의 힘을 제한하고 톰슨 가젤에게 갑옷과 무기를 쥐어준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그러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걸 보고 있자면 케냐 사파리하고 다를 바가 없다. 이 금수 같은 놈...이 진짜였던 거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기운, 문제, 교체

1. 비가 계속 내리더니 주말 들어서 하늘이 맑아졌다. 아직 약간 습한 기운이 있긴 한데 내일부터 며칠 추워진다고 한다.  2. 토요일에 아침 수영(8시)에 도전을 해봤는데 일단 장점은 아침에 휙 다녀오니까 여유가 좀 있다는 것과 집에서 가장 가깝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