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트위터에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나우콤 문용식 대표 간에 논쟁이 잠깐 있었나보다. 찾아봤는데 딱히 결이 두터운 논쟁은 아니라 그 자체에서 생각할 만한 거리가 많이 있는 건 아니다. 복지 -> 반말 크리 -> 좌파 크리 -> 조롱 크리 -> 분노 크리 -> 사회가 멍들어요 크리 등등 그냥 되는데로 통통 튀었다.
문용식 대표가 아니라 진짜 SSM이 옆에 들어선 슈퍼 주인이었다면 약간 더 리얼함이 보태졌겠지만 논쟁은 반드시 당사자여야지 성립되는 건 아니다. 아담 스미스는 자본가가 아니었고 마르크스도 노동자가 아니었다.
이 논쟁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불만 투성이이 좌파가 잘나가는 사람에게 틱틱 말을 내뱉었다고 볼 수도 있고, 매판 자본가 혹은 신자유주의자에 대한 민중의 반감이 잠깐 일면을 드러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어쨋든 이 둘 사이는 서있는 자리가 다르고, 생각의 기반이 다르다.
쿤이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지동설 논쟁에 대해 이야기하며 말했듯이 패러다임이 다른 경우 설득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직 개종 만이 가능할 뿐이다. 위 경우도 설득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른 입장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고, 알 수도 없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협상과 타협이 가능하기 때문에 논쟁은 필요하다. 위 트위터 논쟁의 경우 양자 간의 편협한 인식은 협상과 타협의 여지도 없다.
다른 이야기. 많은 사람이 예의를 이야기한다. 문대표는 예의 없이 반말 크리를 작렬했다. 미시적인 예의다. 하지만 예의는 사람에 대한 태도이기도 하지만 사회에 대한 태도에도 필요하다. 요즘 시대에는 사실 이쪽이 파급력도 훨씬 크다.
지역의 반대가 너무나 귀찮다보니 정부회장네 회사는 몰래 몰래 조용히 개점하고 있다. 피자집이나 동네 슈퍼처럼 중소규모 업자들이 가장 많은, 말하자면 프로 vs 아마츄어의 싸움처럼 너무나 손쉬운 분야들을 속속들이 공략하고 있다. 더구나 사회에 대한 낮은 예의 수준은 미치는 파장력마저 너무 크다.
사실 마트 문제에 대해선 생각할 것들이 많다. 우선은 대기업에 대해 SSM 등 분야에 대한 허가가 난게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협상과 타협은 가능한 피하고 눈에 확 보이는 결과 지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대기업에 기대는 손쉬운 길을 가려고 한다. 지금와서 딱히 없애는 것도 그러니 누진세를 강화하면 된다. 이왕이면 지방세로 신설하면 더할 나위 없겠다.
그리고 중소 소매 업장 역시 자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자체 규제가 - 지금까지 보아왔지만 - 거의 불가능하니 지자체의 규제, 규제라는 말이 마음에 안든다면 구속력있는 표준 서비스 매뉴얼이라도 장만하는 방법 정도가 있을거 같다. 사실은 Co-Op이 괜찮은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가야하겠지만 우리 현실에서 갈 길이 아직은 좀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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