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9

골목

한때 골목에 꽤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래서 싸이월드에 커뮤니티도 하나 운영했었다.

http://rhfahr.cyworld.com/

블로그 시대가 찾아오면서 아무도 안오고, 나조차 가지않는 폐허가 되버렸다. 어쨋든 골목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파트/건물 문화가 확산되면서 사라지게된 첫번째 공간이고 그 바람에 골목 단위의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골목이라는 공간을 공동체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도구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오류가 조금 있다. 예를 들어 평창동 윗 동네나 청담동 안쪽에는 여전히 주택 단지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골목이 있지만 거기에 예전 스타일의 맨투맨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진 않는다.

결국 어떤 특정 공간 만으로 시너지가 확보되지 않는 다는 뜻이다. 빈 공터, 빈 골목, 빈 방 다 마찬가지다.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밤하늘의 별처럼 그냥 떠있을 뿐이고, 사람이 있어도 잠시나마 머물 곳이 없다면 그냥 지나가는 길일 뿐이다.

또한 시설 만으로 그런게 확보된 다고 볼 수 없다. 빈 벤치, 빈 회관, 빈 팔각정. 이런건 얼마든지 있다. 주변인들이 의지를 가지고 접근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불가능하다.

예비군 훈련장, 민방위 훈련장에 정교하게 짜여진 커리큘럼이 있지만 참여할 의지도 없고, 비참여자를 제제할 방법도 없으니 결국 엉망으로 흘러가는 것과 같다. 공간이나 도구가 있으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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