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05

상식

김구라의 경우, 말하자면 세간의 일반적인 관점, 특히 세속적인 측면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것은 일면 재미있고(차마 말로 못하고 있던걸 표현해 준다는 점에서) 일면 불쾌하다. 물론 그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심한 풍자나 조롱은 자제한다. 어쨋든 김구라는 대한민국이라는 꽤 한정적인 대상만 다룰 수 있는 나라에서, 공중파라는 보다 더 한정적인 대상을 다룰 수 있는 코미디언이다.

하지만 만약 표현의 완전 개방이 가능해졌을때 그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약간 회의적이다. 예전에 말했듯이 어덜트 비디오 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걸그룹 아이돌이 굳이 옷을 흘리고 다닐 필요는 없다. 환상이 다른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 분야에 있어 제한적인 나라에서 먹히는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게 통용되지 않는 곳에서는 우리 관점으로는 얼토당토않아 보이는데 흥분한다. 대중문화라는건 필연적으로 그 사회에 들어 맞는 현상이다. 코미디같은 경우엔 더더욱 그러하다.

종교의 경우, 특히 범세계적인 신자를 가지고 있는 종교의 경우에는 각 나라의 문화와 융화되면서도 독립된 상식이 존재한다. 상식과 보편이 존재하는 유일한 분야가 아마 종교가 아닐까 싶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최종적으로 나오는게 조리고 그것은 바로 일반의 평범한 상식을 말한다. 과연 그런 상식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솔직히 어느 정도 회의적이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가 대량확산되고 일반 대중의 지식 수준이 역사상 전례없이 높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결국 상식은 기득 사실의 보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발전의 가장 큰 동력이 다양성과 유연성이라고 전제할 때 상식은 보존은 해주겠지만 더 나은건 보장못하는 닻이 된다. 닻은 배가 떠내려가지 않게 해주지만, 또한 아무대도 가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다.결국 선택은 언제 닻을 내리고, 언제 닻을 올릴지 하는 타이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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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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