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우중충하다가 사진이나 찍자 싶어서 길을 나섰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밤에 W호텔과 쉐라톤 워커힐에서 바라보는 한강이 꽤 괜찮았던게 생각나서 5시 반 쯤에 광나루 역에 도착 호텔 셔틀 버스를 탔다. 금방 도착은 했는데 아직 해가 떠있어서 시큰둥.
나무 계단에서 아직 얼음이 있는 한강을 바라보다가 해질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싶어 잠깐 돌아다녔더니 금새 다리 끝이 아파온다(요새 좀 아프다, 거의 다 낫긴 했는데 괜히 무리할 타이밍은 아니다). 워커힐 로비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옆에 젊은 중국인 세명이 떠드는 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할 게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번뜩 들어 달랑 사진 두 장 찍은거만 들고 다시 셔틀 버스 타고 내려왔다. 강변역까지 타고 와서 테크노마트 푸드 코트에서 살다 살다 최고로 맛없는 마파두부 덮밥을 먹고 무인양품 매장을 어슬렁거리다 귀가. LABO 세일을 하고 있는걸 그냥 지나친게 조금 아깝다. 폭신폭신한 스웨터가 무척 맘에 들었다. 이런 시기에 만나다니 내 팔자가 아닌 거겠지.
그래도 밤에 온 전화 덕분에 많이 괜찮아졌다. 일희일비 하는 자신이 밉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타이밍도 있는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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