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1

관계의 지속

꽤 친했던 형하고 한 3년 전쯤 연락이 끊겼는데 문득 전화가 왔다. 뭐 별일 있어서 다시는 안본다 이런거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안보게 된 이후 꽤나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한 일주일 전쯤 봤던거랑 비슷하게 떠들다 왔다. 사실 벌써 한 3주 쯤 전 일이다.

학교 다닐때야 매일 같이 봤지만 졸업하고 나서도 한 3, 4개월에 한 번씩은 보고 시덥잖은 이야기도 하고는 했는데 나름 양측의 심각한 꼴도 좀 보고 여행도 가고 했는데, 그러니까 3년 전에 전화를 한 번 해보고, 안 받길래 일주일 있다가 해보고 그 이후로 연락을 안했다. 이 험난한 세상, 새로 맘 통하는 편한 사람 한 명 만나기도 사실 어려우므로, 영 나쁜 놈 아니면 사실 나도 노력도 좀 하고 그래야 되는데 이런 면에서는 매우 소심하다. 전화 두 번, 혹은 세 번 까지가 맥시멈인거 같다. 그게 넘어가면 그때까지 연락이 없다면 무슨 생각이 있는거 같은데 좀 폐끼치는 기분이 든다. 적어도 나는 안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건데 바쁘면 또 그렇지 못하는거 아는데도 잘 안된다 그게.

어쨋든 혹시 얇은 관계의 실이나마 이제 끊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치근덕대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다. 엠씨 몽 말대로 보고 싶겠지, 그리울 때도 있겠지, 그래도 못살지는 않을테니까. 그래도 이 사람, 저 사람 자주 생각나기는 한데 아쉬운 점이 많기는 하다. 물론 이렇게 내 맘대로 하다가 나중에 서운했다는 소리 듣기도 하고, 아마 그러지 않았어야 할 사람과 다시는 연락을 못하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뉘앙스의 묘한 차이를 아직 잘 모르겠다. 인식론을 열심히 공부했음에도(이거랑 별로 관계없기는 하지만) 사람 마음 인식에는 영 잼병이다. 또 뉘앙스와 톤에 매우 민감한 내 테이스트의 영향도 있다.

어쨋든 이런 식으로 연락 안하는 사람이 꽤 되는거 같다. 그러다 이렇게 문득 전화오면 또 반갑고 그렇다. 세상 만사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습관도 버리고, 관계에서도 좀 용감해져야 한다는게 맞는 듯 싶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들인데 이게 그렇게 맘대로 안되니까 문제지. 용기가 필요해 ㅠㅠ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피곤, 시합, 용어

1. 어제는 덥긴 했지만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린 탓인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공기도 맑고 그랬다. 오후 4시 정도까지는 평화로운 날이었는데 그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버스를 3회 정도 타게 되었는데 매번 10분씩 기다렸고 선선한 바람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