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3

유동, 폭풍, 혼돈

1. 장마 시즌이다. 하지만 날이 매우 덥다. 이러다 비가 내리면 또 왕창 내린다. 지금 온도가 34도 정도 되지만 현재 습도는 45%다. 그러니까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내가 생각하는 습도라는 게 수치와 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건조함, 습함 이렇게 일률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니고 온도와 융합되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유동적이다.


2. 얼마 전에는 더쿠가 보안 문제로 사이트를 닫더니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폭풍을 불어 넣었다. 거의 매일 뒤적거리는 사이트였는데 문제가 생기니 적응이 좀 어렵다. 어딘가 기대어 맘 편히 날을 보내면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영원한 건 없고 무엇이든 변한다.


3. 집에 두고 쓰는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는데 여차저차 계기가 생겨서 계획보다 빨리 컴퓨터가 생겼다. 그런 이유로 맥북 프로 - 아이폰 - 맥미니의 애플 바운더리로... 굳이 크롬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는데 즐겨찾기 옮기는 게 귀찮아서 그냥 쓰고 있다.


4. 4K 모니터를 하나 살까 하다가 그냥 있는 거 쓰기로 했다. 또한 모니터 두 개 체제에 너무 익숙해져서 사이드 모니터를 하나 살까 했는데 그것도 일단 참아보기로. 모니터가 두 개면 영상 틀어놓고 뉴스 보고, 일 하면서 영상 신경쓰고 하는 식으로 어디 하나 집중을 잘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 밀도감에 뭔가 하나가 없으면 심심하고 비어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멀티 태스킹은 뇌를 좀 먹을 뿐이다. 


5. 여름 밤에는 더워서 자꾸 깨니까 그런지 종일 졸리다. 또 찬 걸 자주 마셔서 그런지 배가 계속 아프다. 여름엔 숙면과 따뜻한 물이 중요해.

 

6. 공공장소에서 문을 열면 쑥 들어오는 사람이 너무 많음. 예를 들어 백화점이나 화장실. 누군가 나가려고 문을 열면 일단 멈추는 게 기본이 아닐까. 왜 쑥 들어와. 열어주는 것과 여는 게 구별이 안되나. 혹시나 부딪히면 어떻게 할거야. 이런 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게 남자 화장실이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면 그 틈 사이로 쑥 들어온다. 대체 뭔 생각들을 하고 사는거야. 행동 패턴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7. 이제 7월이다. 2023년의 처서는 8월 23일. 슈퍼 엘리뇨 시즌이라 날씨의 추세가 혼돈 속에 있긴 하지만 일단 이것만 믿고 간다. 그 사이에 도서관 에어컨에 기대 붙잡고 있는 원고를 끝내야 한다.


20230701

습기, 한달, 검증

1. 매우 덥다. 자다가 깼다. 하루 비가 왕창 내리고, 햇빛으로 그 비가 모두 습기가 되는 듯한 날이 반복되고 있다. 장마 시즌인데 뭐 이래. 


2. 토요일 생선으로 고등어 김치찜을 먹었는데 가격이 올랐다. 문제가 생겼군... 한달에 한 번 정도만 먹을 생각이다.


3. 르세라핌은 로살리아더니 예나는 로드리고다. 케이팝은 지금까지 뭘 쌓아왔는가 싶다. 특히 내부 검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20230624

실험, 조림, 빌런

1. 토요일 점심에 오랫동안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었다. 평소 식사는 급식, 한솥, 편의점 등으로 해결하다보니 뭔가 자극적인 본격 바깥맛, 거기에 단백질 보충이 좀 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걸 찾게 된다. 아무튼 돼지고기도 많이 들어있고 계란후라이도 서비스로 주는 좋은 집이라 자주 갔는데 코로나 판데믹으로 한동안 집에 있다가 도서관이 다시 열려 가보니 문을 닫았다.

이후 여러 실험을 거치다가 맘스터치 싸이버거에 정착을 했다. 맘스터치는 싸이버거 말고는 뭔가 안맞는지 거의 배가 아팠다. 유당불내증 증상 같은 게 있음. 이 역시 자극적인 본격 바깥맛, 거기에 단백질 보충의 느낌, 거기에 맵지 않아 부담이 없고 콜라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맘스터치는 아무리 생각해도 햄버거가 뭔지 잘 모른다는 것. 그냥 빵 사이에 닭 튀김을 넣는다고 치킨 버거가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몇 군데서 먹어봤는데 소스를 발라주는 게 아니라 뿌려주는 건 개선을 해야한다. 맥도날드가 있었다면 토요일 오후에 빅맥이나 더블치즈버거 세트를 먹었겠지만 없으니 할 수 없다. 아무튼 1년 정도 먹은 거 같은데 확실히 김치찌개에 비해 일찍 질린다. 일주일 내내 맘터 햄버거 특유의 냄새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음.

다시 실험을 거듭한 이후 요새 정착을 했다. 요점은 토요일 점심은 생선 데이. A집의 고등어 김치찜, 갈치조림, B집의 가자미 구이, 고등어 구이, 동태찌개를 돌아가면서 먹기로 하고 반 정도 사이클을 돌려보고 있다. 장점은 주말마다 생선을 먹는 것, 맘스터치에 비해 위장 부담이 적음, 다양한 나물 반찬을 만날 수 있음 등이 있다. 

단점이 몇 개 있는데 김치찌개 집과 맘스터치는 지하철 역 바로 위라 접근성이 좋았는데 A, B는 약간 거리가 있다. 둘 다 밥 먹고 도서관에 가면 도보 950미터 정도 된다. 평소에는 괜찮고 약간 걷기도 되서 오히려 좋겠지만 오늘처럼 미친 습기와 더위의 날에는 많이 힘들다. 다행히 두 집 다 에어컨 가동은 훌륭해서 찌개류를 먹어도 문제는 없다. 여름 겨울에 냉난방이 시원찮은 소규모 매장은 어떻게든 피한다. 

또 다른 단점은 B집이 청국장이 인기 메뉴라는 것. 가능한 일찍 가서 이런 류의 식당에 반드시 들어닥칠 청국장 빌런을 피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11시 땡쳐서 들어갔는데 20분 쯤 들이닥쳤다. 만약 B가 제외된다면 이 문제 때문일텐데 담백한 가자미 구이가 굉장히 마음에 들긴 해서 일단은 이 체제로 가는 걸로. 


2. 러시아에서 쿠테타 혹은 내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진행이 좀 이상한데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일종의 의용군 와그너가 프리고진의 주도 아래 모스크바로 회군해 돌진했고 중간에 도시 두 개를 점령 비슷하게 했다. 명분은 러시아 국방장관을 추궁하는 것. 푸틴은 이들을 반란자로 규정해 러시아 군에 반란 진압 명령을 내렸고 체첸군을 모스크바 주변에 배치했다. 모스크바로 오던 와그너 그룹은 벨라루스 대통령 중재로 물러났다. 프리고진은 망명을 하고 의용군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의 결론.

돌진은 돈 문제인 거 같다. 와그너에게 갈 무기, 돈이 빠졌다는 이야기가 있고 러시아 국방장관 쪽과 갈등이 있었다. 협상이 시작된 건 러시아 군이 애매하게 중립을 지킨 게 있다. 모스크바까지 그렇게 빠르게 도착한 건 아마 이 덕분일 거다. 하지만 딱히 티나게 누구 편을 들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누구 편을 들지 않는 한 와그너 쪽도 역시 함부로 움직이기 어렵다.  

결국 푸틴은 러시아 군과 와그너, 체첸군을 이용하고 있고 러시아 군에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 용병이 있는 건데 과연 이 셋에 모두 만족할 만한 확신을 주고 있는 상황인지 의심스럽다. 균열이 세상 사람들 눈에도 뚜렷히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푸틴의 독재가 유지되는 이유는 힘을 가진 세력들이 만족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군사 반란은 이들에게 확신을 줘야 성공한다. 쿠테타는 반대파를 다 죽여야 성공하는 게 아니다. 프리고진이 미국 쪽에 이야기를 해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불확실성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을 거 같다. 남미랑은 다르지.

결론적으로 애매한 상황에서 더 애매한 상황으로 접어든 거 같은데 푸틴이 과연 수습을 할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에서의 승전보 말고는 러시아 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을 거 같은데 전술핵을 쓰기는 더 어려워진 거 같다. 탱크를 끌고 모스크바로 내달리면 막상 푸틴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해달라는 대로 하고 망명을 시켜준다는 걸 보여줬다. 체첸군은... 뭔가 믿을 게 따로 있지 하는 느낌이 좀 있는데 모르겠네. 벨라루스가 실익을 챙기고 능력을 보여줬는데 프리고진 거기서 뭐하지. 있을 수 있을까, 딴 데 갈 곳은 있을까. 뭘 쥐고 나왔을까.

- 와그너를 러시아 정규군에 편입시키려는 압박이 상당했던 거 같다.

- 프리고진이 정말 벨라루스로 갔을까? 어딜 가도 위험할 거 같은데.


3. 맛있는 걸 먹고 찾고 하는 일에 대한 의미 부여를 줄여가고 있다. 그냥 먹는 걸 해결하되 채소 많이, 단백질 많이 정도면 충분하다(사실 이게 쉽지는 않지만). 식사를 대부분 바깥에서 하니까 뭔가 골라 먹어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지만 적당히 정기적으로 정해놓고 무미건조하게 끼니를 떼운다에 가능한 익숙해지려고. 


구도, 희망, 현상

1.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서 몇 가지를 봤다. 우선 넷플릭스의 빌로우. 화면 맨 처음 추천에 뜨길래 봤다. 어부로 먹고 사는 캐나다의 시골 마을과 괴물 크라켄 같은 게 나오는 시리즈인데 코미디가 아니라 진지하다. 전반적으로 이런 배경이 나오는 흔한 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