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9

구도, 희망, 현상

1.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서 몇 가지를 봤다. 우선 넷플릭스의 빌로우. 화면 맨 처음 추천에 뜨길래 봤다. 어부로 먹고 사는 캐나다의 시골 마을과 괴물 크라켄 같은 게 나오는 시리즈인데 코미디가 아니라 진지하다. 전반적으로 이런 배경이 나오는 흔한 픽션의 구도가 그대로 반복되는데 그걸 사뭇 진지하게 만들어가는 바람에 생겨나는 묘한 덜그럭거림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어쩌다 이런 게 나왔지 싶어서 좀 찾아봤더니 애플 TV의 위도우스 베이와 유사성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다.


2. 그리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봤다. 예전에 보다 말았는데 끝까지 봤다. 사브 900 터보가 근사하게 나오는 영화다.


3. 역시 넷플릭스 화면 맨 앞에 체인소 맨이 뜨길래 이걸 뭐부터 봐야하는 건지 찾아보다가 2편으로 된 총집편이라는 걸 봤다. 예전에 TVA 시리즈로 봤을 때 주인공이 공안의 데블헌터에 들어가는 초반부까지 보다 말았었는데 이번에 나머지를 봤다. 다 봤지만 이게 왜 그토록 인기가 많은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2와 유사성이 좀 있는데 드라이브 마이 카,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 체인소 맨 모두 꿈도 희망도 없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4. 시험기간이라고 도서관에 사람이 많아서 이번 주는 집에서 일을 할 계획이다. 집에 있으면 계속 배가 고프고, 그래서 계속 먹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전반적으로 영양이 불균형하다. 운동량이 훅 떨어지면서 생기는 현상 같기도 하다. 

20261015

이유, 정답, 기억

1. 앤 드뮐미스터 패션쇼를 통해 에델 케인이라는 뮤지션을 알게된 후 음반을 쭉 들어보고 있다. 패션인들이 좋아하는 음악, 패션쇼에 사용되는 음악에 약간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꽤 괜찮은 편이다. 라나 델 레이가 싫어한다는 데 그 이유도 조금 알 거 같고.


2. 1의 편견과 관련해 뭐랄까, 시대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 뭐냐, 요새 듣는 음악이 뭐냐에 대한 패션계의 정답 같은 게 있는 거 같다. 요즘 같은 경우 토킹 헤즈나 데이빗 번 이야기를 하면 꽤 무난한 거 같다. 에델 케인 정도도 나쁘지 않다.


3. 랜덤 인생을 한 번 살아보는 게임(링크) 같은 게 있길래 해봤다. 

말레이지아의 가난한 집안에서 여자로 태어난 후 몇 번의 병치레를 겪지만 잘 이겨냈고 의무 교육을 마치고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관두고 취업, 물류센터에 들어가 열심히 일하며 센터장까지 승진했고 결혼해서 딸도 낳아 결혼 보내고, 두 차례 찾아온 경제위기도 그럭저럭 넘기고, 남편도 일찍 죽어버렸지만 강아지 1 럭키와 고양이 2 날라와 토비를 차례대로 평생 키우며 춤과 텃밭 가꾸기를 취미로 가지며 살다가 80세 생일에 가족 사진을 찍은 후 같은 해 요양원에서 조용히 사망했다. 

뭐랄까 예전에 퓨처라마에서도 이런 식으로 인생, 문명 하나를 스르륵 훑는 걸 보면서 약간의 감동을 느낀 적이 있는데 죽을 것 같은 찰라에 지금까지의 인생이 스쳐지나간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이렇게 긴 삶을 순간적으로 훑는 일이 주는 감흥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삶이란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힘든 편이고 그 와중에 순간순간의 기억을 가지고 버티며 살아가기 마련인데 그런 것들이 뭉쳐져 보여지니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게 아닐까 싶다.


4. 야구여왕 시즌2가 끝났다.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사라졌다. 그래도 시즌3를 한다니까 또 기다려야지. 일단은 시즌2를 1편부터 다시 볼까 싶다. 여기에 매 회 함께 나왔던 유튜브 훈련 컨텐츠를 합치면 나름 양이 꽤 된다. 


5. 온도가 급작스럽게 떨어지는데도 어딘가 후덥지근함이 가시질 않는다. 11월에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던데 말만 들어도 짜증난다. 


6. 이 사이트를 통해 이상한 스팸 메일들이 가끔 온다. 참 열심히들 살아.

단풍, 재생, 흔적

1. 11월이다. 올해가 벌써 이렇게나 지나가버렸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11월로 넘어가는 동안 날씨가 나빠지고 있다. 단풍은 좀 보고 이 계절을 지나가고 싶은데. 2. 종종 다시 보는 영화들이 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프로메테우스, 공의 경계, 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