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덤이 끝이 났다. 두 달 정도를 그거 기다리는 재미로 살았던 거 같은데 아쉽다. 사실 시작할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게 끝난 거 같다.
걱정의 이유는 서바이벌 어그로 장인 엠넷의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그로도 없었고 모든 아티스트들의 좋은 면을 잘 부각시켜줬다. 그 이유가 뭘까 싶은데 프듀와 아학 제작진이 쓸려 나가 있는 게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기대의 이유는 좋아하는 그룹들이 많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서바이벌이고 전투력이 매우 강한 분들이다. 장이 제대로 펼쳐지고 관심이 집중되면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곳까지 가게 된다. 자고로 할 수 있을까, 못하지 않을까 싶은 일을 마쳐봐야 더 나아갈 수 있는 거구나 라고 나 같은 사람도 일을 할 때마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게 방송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드러났다.
일단 오마이걸은 성향이 꽤 다른 메인급 보컬 2(효정, 승희)에 메인급 댄서 2(유아, 미미)가 있는 그룹이라 이런 경연에서 할 수 있는 게 아주 많을 거 같아서 기대를 했었다. 게다가 유아는 세대 탑 티어 레벨이다. 그런데 콘셉트 프로듀싱 멤버(지호)가 있는 건 몰랐다. 기본적으로 자기들이 뭘 잘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 지 명확히 알고 있다. 그룹의 자기 이해도가 매우 높다.
다만 지금까지는 우물을 파는 느낌이 좀 있었는데(그렇지만 이솔미 안무가 시절을 좋아한다) 퀸덤이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한 레벨 업 모멘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아무튼 지금까지도 최근 몇 년 간 들은 곡 중 제일 좋은 케이팝 곡은 라이어 라이어임.
아이들은 뭐 예상했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줬음. 워낙 잘 하는 사람들이라. 다만 사자, 고대풍 웅장, 주술 이런 거 좋아하는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아하는 거 같다. 앞으로 소연 뿐만 아니라 민니라는 작곡 멤버도 점점 부각될 가능성이 있고, 또 소연이 민니를 아주 잘 활용함에 비해 미연 사용 방식이 좀 아쉬웠는데 그게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서 금세 몇 단계는 더 나아가게 될 거 같다. 미연의 보컬은 k/da에서 훨씬 잘 써먹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경연에서 우기랑 슈화가 연기를 꽤 하는 걸 보고 놀랐음. 특히 슈화 예쁜 목석 인형이라고 놀림받는 일이 많았는데 라이언에서 보란 듯이 홀로 프론트 센터에 주인공으로 등장해 세상과 정면 대결을 하게 한 것도 굉장했다. 강하게 키우고 있구나. 싫다고 말해에서 우기, 라이언에서 슈화 너무 멋있었다. 약간 아쉬웠던 건 2차 경연 때 론리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음.
러블리즈는 첫 경연 보고 이 그룹이 퀸덤에서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차곡차곡 극복해 가는 게 매우 인상 깊었다. 예인 유닛 경연 콘셉트도 멋있었음. 어쨌든 마지막 경연 신곡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러블리즈의 문라이트다.
전반적으로 돌아보자면 유닛 댄스 경연을 제일 기대 했는데 제일 아쉬웠음. 유아와 수진이 이렇게 집중 모드로 큰 판에서 뭘 함께 하는 일이 앞으로 쉽게 나올 거 같지 않은데... 그리고 새삼 느낀 건 다들 곡 시작할 때 사람들을 휘어잡고 집중하게 만드는 능력이 굉장하다. 마지막 경연 곡에서 민니, 수정, 화사, 승희 등등 모두 굉장함.
결론적으로 마지막 경연 무대는 아이들, 곡은 러블리즈가 제일 좋았다. 하지만 문투는 오마이걸에 했음. 이렇게 퀸덤 시즌이 끝이났고 11월이 되었군!
나중에 생각나면 또 보려고 모아 놓는다. 그래서 제목도 검색하기 좋게 퀸덤을 넣었음...
이곡으로 퀸덤이 다른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나 싶다. 퀸덤 무대에서 이제부터는 저 정도는 해야 한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줌.
보컬 유닛은 이게 제일 좋았음. 노래를 둘의 톤만 가지고 끝까지 끌고 간다. 지루할 순간이 없음.
자신이 어떤 댄서인지 확실히 보여준 예인. 마지막 합동 공연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경연이고 뭐고 아무튼 압도하니까 됐다.
3차 경연은 역시 아이들. 민니 도입과 우기 비웃는 게 최고다.
마지막도 아이들. 퀸덤에 쓰기엔 넘치는 무대.
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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