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9

오픈, 벌레, 먼지

1. 코스트코에 아침 10시 반 쯤 갔는데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오픈 시간이 10시인데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걸까. 어쨌든 연어를 너무 먹고 싶어서 잔뜩 사들고 왔는데 한 번에 많이 먹을 수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그럭저럭 종일 다 먹었음.

2. 날이 살짝 습하다. 아직은 여름의 기운이 약간 더 있음.

3. 그땐 그랬어 류의 옛날 이야기라는 건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물론 옛날 일이 지나치게 중요해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경시해도 안될 일이긴 하다. 하지만 옛날 이야기 같은 건 기본으로 다들 몸에 지니고 있는 정도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역시 기분이 좋고 매끄럽다.

4. 완전 더운 시기가 지나가고 온도가 떨어지는데 동시에 습도가 은근 있어서 그런지 벌레가 너무 많다. 오늘은 미세 먼지도 많은 편인데 이건 그냥 자연스러운 정도의 먼지인 듯.


20190926

유닛, 보온, 모기

1. 퀸덤은 여전히 재미있다. 하여간 씨제이 놈들 ㅜㅜㅠㅠ  세번째 경연은 의외로 보컬 유닛, 퍼포먼스 유닛 대결이라고 한다. 왜 랩 유닛 대결은 없나 약간 아쉽지만 박봄이 세 탕을 뛰는 건 좀 그렇긴 하지.

보컬 유닛 조합은 사실 어떻게 나와도 재미있을 거 같은데 화사-케이, 효정-박봄, 혜정-민니 다 의외의 조합이고 재미있을 거 같다. 선곡과 편곡에 따라 엄청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듯.

퍼포먼스 유닛 조합은 함께 경연하고 개별 투표인 듯. 어쨌든 드디어 유시아, 서수진이 함께 뭔가 하는 걸 보게 되었다. 경연이 성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아-수진 조합 유닛이 만들어지는건가 기대했지만 그런 식으로 흘러가진 않았음.

2. 퀸덤은 전소연의 세 번째 경쟁 경연이다. 이번에 아이들이 6위를 하면서 특유의 전투 서바 모드로 본격 체인지 되었다.


3. 식스퍼즐은 유아의 5번째 그룹이다. 오마이걸, 육하원칙, 써니걸스, 옆집소녀, 식스퍼즐. 이분도 쉽지 않은 연예계 생활을 해왔구나. 육하원칙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는 디지털 싱글 이상의 음원이 나왔었는데 식스퍼즐은 퍼포먼스 팀이라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을 거 같다.

4. 이상하게도 이번 달에 컵, 텀블러, 보온병이 왕창 생겼다. 뭐 이런 기회를 빌어 찌그러지고 닳았던 것들 다 교체해야지. 사실 그러고도 예비조로 편성되어 있는 컵, 텀블러, 보온병이 사실 왕창 있기는 하다.

5. 모기가 너무 물어 ㅜㅠ

노력, 호의, 피곤

1. 예전에 본 유튜브의 박유씨인가 하는 분(한국어 전혀 못하는 재일한국인 작곡가, 작곡가는 아닐 수도 있다)이 하는 비올레타 분석이 꽤 재미있어서 그 이후에도 몇 개 올라온 아이즈원 이야기를 보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한 팀을 한국, 일본 양국이 따로 각각의 나라에 맞는 곡을 프로듀스해서 내놓는다는 점이다.

일본 활동을 하고 일본 곡을 따로 내놓는 아이돌 그룹들이 물론 있지만 보다 현지 기반을 가지고 있고 현지의 팬들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가장 다른 건 물론 아키피가 껴 있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 일본 진출 아이돌 그룹에서는 볼 수도 없었던 식의 대규모 홍보 패턴을 볼 수도 있고. 아무튼 지금 같은 협업이 아니면 나오기가 힘든 형태다.

그렇다고 양쪽 시장이 그대로 비교가 되는 건 아닌데 팬의 교집합이 꽤 크기 때문이다. 즉 듣는 사람은 비슷한데 양쪽 아이돌 시장에 익숙한 사람이다. 거기에 대중적 히트를 위해서 팬 바깥의 사람들(한국인, 일본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처음 시작했을 때(라비앙로즈와 스키토)와 비교해 보면 분명 양쪽다 양쪽을 의식한 흐름이 있다. 케이팝 쪽 반응이 더 좋기 때문에 제이팝에 케이팝을 어떻게 얹을 것인가가 지금은 더 크고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더 재미있어 지든지 혹은 어떤 형태로 고착되든지 할 거 같은데 그게 뭐든 흥미로운 결과를 볼 수 있을 거 같다.

2.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다. 위 유튜브에서 나오는데 분명 지금 아이즈원 일본 측이 상당히 고군분투하고 있고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 고심하는 게 뱀파이어 같은 곡에서 꽤 드러난다. 수록곡과 연계도 상당히 교묘하다. 그러다 보니 러브 버블 같은 특이한 포지션의 곡도 나오고 불쾌한 루시 같은 재미있는 곡도 나온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인 뱀파이어가 좋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심지어 케이팝, 다른 해외 팬은 물론이고 일본의 제이팝 아이돌 아이즈원 팬들 마저 분명 곡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즉 여러 노력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 눈에 고스란히 보이는 상당한 자본 투자가 "어쨌든 좋은 곡"이라는 결과에 닿지 않고 있다.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된 건데 시작 지점이 잘못된 걸 수도 있고, 목표 지점이 잘못된 걸 수도 있고, 도달 방식이 잘못된 걸 수도 있다.

3. 아무리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고 필사적이어도 노력과 투자는 그걸 마주하는 사람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 예컨대 요즘 계절에 모기가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다. 날은 추워지고 있고 이제 시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번식을 위해서는 피가 필요하고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기 때문에 일단은 어떤 위험이든 감수하고 달려들고 봐야 하는 타이밍이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을 이해해 자 내 피를 빨아 먹어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조금 간지러우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호의를 내미는 사람도 없다. 생명을 위해 그 정도 손실도 감수 못하냐고 말할 수도 없다. 갑자기 암세포도 생명이다..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긴 하는데 어쨌든 이건 서로의 이해관계, 이익과 효용의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4. 사이드 주머니가 없는 데님 트러커라는 건 정말 몇 십년을 살아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아이템이다. 어떻게 입는 건지, 왜 만들었는지 대체 모르겠다.

5. 지금 너무나 피곤하다.

날씨, 계절, 식사

1. 날씨가 좀 이상한데 도서관 에어컨이 꺼지면 덥고 켜지면 춥다.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면 더운데 아주 미묘한 냉기가 있다. 밤에는 꽤 쌀쌀하지만 움직이면 조금 덥다. 반팔에서 얇은 점퍼 정도까지 계절이 뛰었는데 어딘가는 머물러 있고 어딘가는 더 나아갔다. 결론은 지하철을 타면 옆에서 불쾌한 더운 냄새가 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데오도란트라도 사용합시다.

물론 매년 이런 계절이 있었던 건 분명하지만 정말로 있었나, 여러가지 경험이 합쳐졌을 뿐이지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났던 건 없었던 게 아닌가 약간 의심하고 있다. 상황따라 입고 벗고 하는 거 외에 착장에 대책이 없는 계절이다.

2. 얼마 전부터 식사량을 조절하고 있는데 오늘 밤 과도한 칼로리를 섭취했다.

3. 일이 자꾸 밀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확신은 자신이 만들 수 밖에 없다.

4. 2번의 이유로 잠을 못자고 있다. 현재 1시 58분.

20190920

경연, 아련, 콧물

1. 또 퀸덤. 이번 주는 오마이걸이었다. 좀 과하다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본인들 곡 정규 활동 아니고 경연이니까 볼 수 있는 게 이런 거 아닐까.

무엇보다 데스티니라는 곡에서 처연함을 뽑아낸 다음 한도 없이 끌어올려봤다는 게 대단하다. 남의 노래를 가져다 이런 식으로 자기화 시키는 건 공이 많이 드는 일인데 잘 해낸 덕분에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이런 프로듀싱 덕분에 승희 목소리의 아련함, 효정 목소리의 벅참을 비롯한 보컬의 조화가 너무나 잘 살았다.

유아가 가만히 있었던 게 좀 아쉬웠는데 아팠다고. 이런 구성이라면 보컬의 조화와 더불어 이 팀의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인 미미와 유아의 안무 조합도 잘 살고 특히 유아는 정말 세상을 홀리며 날아 다녔을 텐데. 자기들이 뭘 잘하는 지 너무나 잘 알고 그걸 어떻게 써먹는 지 너무나 잘 안다.

2. 러블리즈는 약간 아쉬웠음. 독보적으로 잘 하는 게 있는데 왜 망설이는 걸까. 식스 센스를 아예 러블리즈 식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그룹이 아닌가. 물론 이럴 때 아니면 저런 거 언제 해 볼 거고 이번 참가를 이렇게 써먹는 방법을 택했다면 그것도 또한 러블리즈 만의 방식이고 의미가 있을 거다.

3. 날이 갑자기 추워졌고 바람이 많이 분다. 옷 많이 입으니까 괜찮은데 이상하게 콧물이 계속 난다.

4. 오트밀 식사 이후 6시 넘으면 뭐 안 먹고 있는데 오늘 이상하게 피곤했고 밤에 홀린듯 편의점에 들어가 3분 떡볶이를 사다 먹었다. 맛있었지만 속이 더부룩한 게 역시 후회됨. 그렇지만 3 때문에 약을 좀 먹고 잘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용도도 있다. 이렇게 합리화. 하지만 이제는 먹지 않으리.

20190918

아침에 뭘 먹기 시작했다

살면서 아침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다. 아침에 일어나 어딘가 가기 시작한 이래로 언제나 밥보다는 잠이었기 때문이다. 군대 있을 때도 한 8, 9개월 정도는 강제성이 있으니까 먹었지만 그 이후로 조금의 자유가 주어진 이후에는 그냥 잠이나 잤다. 그래도 가장 장시간 아침밥을 먹었던 기간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 최근에 아침에 뭔가 먹기 시작했다. 점심~저녁 사이 그리고 한 밤 중의 허기를 막을 방법은 역시 아침밥 밖에 없지 않나하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단히 차려먹고, 치우기 쉽고 등등을 고려해 뭘 먹을까 하다가 1일분 오트밀 + 1일분 견과류를 먹고 있다. 나눠져 있는 걸 구입했는데 시도를 해보고 괜찮으면 통으로 사서 먹을 생각이다.

이렇게 한 2주 쯤을 해봤는데 일단 중간 경과는 :

- 아주 조금인데 생각보다 포만감이 있다. 에너지 충전 뿜뿜.
- 아침을 먹으니까 점심을 예전보다 1시간 늦게 먹게 되었다. 저녁 식사 시간은 같은데 그러다 보니까 점심~저녁 사이의 허기도 조금 해결되었다.
- 다만 밤에 배고픈 건 이걸로는 방법이 없다.
- 오트밀이라는 건 정말 맛없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게 그냥 곡식, 맨 밥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 물을 2/3컵 쯤 넣은 다음 렌지에 2분 돌려서 먹는데 너무 뜨겁다. 설명에 보면 찬 물을 넣고 10분 지나서 먹는 방법도 있다. 그것도 괜찮을 거 같긴 한데.
- 견과류보다는 말린 과일 혹은 바나나 같은 게 더 잘 어울릴 거 같다. 그렇지만 지금 방식도 하루 견과를 해결한다는 점이 좋다. 오트밀 + 견과 + 바나나를 시도해 본 적이 있는데 양이 좀 버겁다. 코스트코에서 가지 포드(블랙 사파이어 포도)를 사온 김에 같이 먹었더니 상당히 좋았지만 보관이 어렵다. 자주 구입을 하러 가야되면 지금의 취지가 퇴색된다. 마트에서 파는 냉동 블루베리는 어떨까 생각해 보고 있다.
- 바나나는 야식 쪽으로 돌리는 게 더 맞는 거 같다.
- 옥수수를 매우 좋아해서 야식으로 몇 번 먹었는데 소화가 잘 안된다.
- 어쩌다가 오트밀을 김과 먹었는데 꽤 먹을 만 했다. 짜고 고소하고 그러니까 당연하다. 그렇지만 굳이 오트밀을 먹고 있는데 거기에 김을 먹으면 너무 부질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20190915

피로, 기회, 고통

1. 피곤하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머리가 잘 안 돌아가도 할 일이 있으니 붙잡고 있으면 일은 일대로 안되고 피곤은 더 쌓인다. 물론 그렇다고 언제나 최고의 컨디션으로 일을 할 수는 없다. 한방 승부를 하는 일이라면 생활을 거기에 맞춰가는 게 중요하겠지만 나처럼 꾸준히 뭔가 해야 뭐라도 나올까 말까 한다면 생활 전체를 조금 더 잘 꾸려나가야 한다. 하루 좋다고 별 일 있는 거 아니고 하루 나쁘다고 별 일 있는 거 아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피곤이 가시지 않는 건 문제가 좀 있다.

2. 퀸덤은 다 좋지만 AOA가 특히 재미있다. 이 아슬아슬한 아이돌 세계에서 7에서 5로 줄어든 건 정말 큰 사건인데 역시 경력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다들 잘하는 데 굳이 경쟁해야 하나 하는 건 문제다. 그렇지만 이게 없다면 AOA가 다시 주목받을 기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또한 정규 활동에서 각자가 이런 텐션을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또 하나의 기회인 건 분명하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다들 함께 으쌰으쌰 해나가는 분위기가 있다. 걸그룹 팬덤도 보통 그렇게 과격하지 않은 편이다. 결국 이런 방송은 진행을 어떻게 끌고나가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그 바탕은 각각 그룹의 활동에 대한 경외와 존중을 어떻게 드러내고 어떻게 끌고 가는가에 있는 게 아닐까.

3. V-1이라는 걸 하길래 잠깐 봤는데 이 역시 현역 아이돌의 경연 방송이다. 추석 특집으로 편성된 거 같은데 강호동이 분위기 만드는 거 듣고 있다가 이건 못보겠다 싶어서 관뒀다. 대신 네이버 TV에 공연 영상이 올라오길래 그걸 몇 개 봤다.

1차를 쭉 봤는데 가장 놀랍고 흥미진진했던 건 에이프릴 진솔이었다. 너무 어린 팀이었고 그 중에서도 막내가 진솔이라 에이프릴의 활동이 궁금했지만 그걸 못보게 만든 나름의 장벽이었는데 그러는 사이에 훌륭한 프로페셔널이 되어 있었다. 여전히 가장 어린 참가자였지만 이런 방송에서 그런 노래를 고른 것도, 공연의 그 여유로움도, 팬들에게 가고 있는 길을 확인시켜 주는 것도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4. 귀 어딘가에 염증이 생겼던 거 같은데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물이 들어갔나. 그랬으면 안쪽이 아팠을테고 예전 경험에 의하면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텐데 그런 건 아니다. 뭔가 애매하게 아프고 애매하게 지속되었다.

5. 뭐 하는 것도 없는 주제에 사방팔방 몸이 성한 데가 없다. 이런 것들이 1번, 피로의 지속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피로의 지속이 몸이 성한 데가 없게 만들고 있는 상호작용을 하는 게 아닐까.

6. 어쨌든 중요한 건 지금 피로를 좀 덜어야 한다는 거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 거다.

20190911

연휴, 잠, 햇빛

1.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이번 연휴에도 할 일이 많다. 매일 도서관에 나갈 예정인데 부디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2. 어제 밤에 1시 쯤 잠이 들었다. 약간 돌아다녔고 비가 내려서 피곤한 점이 있긴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그리고 나서 아침 9시 40분 쯤 눈을 떴다. 8시간 40분을 한 번도 깨지 않고 잔 거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히며 하늘은 파랗고 해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3. 생각해 보니까 다른 날과 달랐던 점은 어제 밤에 습하고 갑갑해서 넣어 놨던 이동식 에어컨을 다시 돌려 약간 추운데 상쾌하게 잤다는 거다. 다만 1시간 타이머를 해놨기 때문에 나머지 7시간 정도는 다를 바가 없었다.

20190906

빠져나갈 구멍

1. 엠넷은 서바이벌 류에서 트롤을 캐릭터화 시킨다. 예전부터 경쟁 프로그램에 그런 캐릭터는 있기 마련이지만 프듀에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가끔 그런 거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 예를 들어 아이돌 학교 - 이 방송은 트롤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내러티브와 편집 자체가 엉망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아무튼 이번 퀸덤을 보면 박봄은 그렬려고 데려온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런 캐릭터의 등장은 필연적이라고 해도 엠넷의 문제는 그런 대결 구도 속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차피 방송이라는 게 한 분야의 프로들끼리 모여서 만드는 결과물이라고 친다면 이건 그저 갑질(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은 트롤을 더 심하게 만들 수록 더 커진다)의 형상화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 몰아붙이되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건 악을 물리치거나 전쟁이 치루는 게 아닌 이상 서로에 대한 당연한 예의다.

프듀는 연습생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고 해도 어쨌든 십 몇 회 짜리 방송에 계약하고 출연한 출연자다. 프듀 101부터 수많은 희생양들을 양산했는데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결국 등장 인물들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소모되고 소멸된다. 물론 아무 음식이나 가져다 캡사이신 소스를 뿌리거나 치즈를 덮는 게 현실의 흐름이긴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냥 방송에 별 생각이 없는 거고 그저 못 만드는 거다.

퀸덤 1차 경연을 봤는데 AOA가 상당히 잘했다. 러블이나 옴걸 같은 콘셉트의 곡은 이런 방송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만약 이 방송이 더 화제가 된다면 팬덤발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더 불리해진다.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

2. 태풍이 오고 있다. 예보에 의하면 내일은 어찌 되었든 초속 35~40m 정도의 강풍이 불 거라고 한다.

3. 잠을 잘 못자고 있다.

4. 프듀 투표 조작 논란이 발생한 후 엠넷이 마치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제작진에 타겟을 넘기는 모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 아닌가 싶다. 약간 다르지만 아학이 끝난 후 이해인 등을 마마에 데려가던 모습도 생각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아이오아이 재결합 기사는 이 비슷한 게 아닐까 약간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특히 두 명의 거취에 대한 기사가 심심할 때 마다 한 번 씩 등장하는 것.

5. 태풍 링링은 하루 밤 사이에 간접 영향권에 있는 서울의 온도를 약 6도, 습도를 약 40% 끌어올렸다. 남쪽 바다의 더위를 여기에 던진 건데 역시 자연은 굉장하다. 덤빌 생각을 하면 안되.


20190903

마비, 체력, 모기

1. 학교가 개강을 했다. 작업 공간을 저렴하게 이용하는 게 목적인 어중이 떠중이 불청객 입장에서는 통제할 만한 건이 있는 게 아니지만 어쨌든 사람이 붐비고 불편하고 뭐 이런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물론 식당이 정상 운영 된다는 건 생활비와 시간을 조금 더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랫동안 개강 첫날을 봐왔지만 어제는 은근히 난장판이었는데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교내 인터넷은 엄청나게 느려졌고 특히 식당은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몰려드는 사람"을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듯 했다. 사실 그런 걸 할까 싶었는데 예전에는 이런 기억이 없던 걸 보면 어떤 식으로든 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뭐든 그렇지만 이론과 상상, 실제 사이에는 꽤나 큰 간극이 있다. 이 사이를 좁히는 것 역시 경험과 체력이다. 체력이 없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2. 간만에 도서관 뒷산을 올랐는데 기이할 정도로 힘들었다. 역시 여름의 운동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 김에 간이 등산 계획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3. 평생 안 먹었는데 아침밥을 좀 먹어보기로 했다. 일단 오트밀을 시도해 본다.

4. 모기들이 홈매트 리퀴드 모기향을 극복해 낸 게 틀림없다. 멀쩡히 모기약이 있고 켜져 있는 데 귓가에서 윙윙 거린다. 몇 년 째 같은 모기향을 사용하고 있는 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5. 기대하고 있던 몇 개의 계획이 좌초되었다. 하지만 다른 몇 개의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 좌초된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만들어지는 것들은 잘 해야지. 전시 관람, 매장 순회 등의 횟수도 늘려볼 예정이다. 모두다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2)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6. 컴퓨터가 무지 좋아졌는데 컬렉션을 보는 횟수는 더 줄어들었다. 날도 쌀쌀해지기 시작했는데 슬슬 브레인 세팅을 다시 해야할 시기.

아바, 우왁, 소음

1. 12월 24일 집으로 오는 버스에는 3명 정도가 앉아있었다. 버스 기사님이 틀어놓은 라디오에서는 아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댄싱 퀸, 워털루에 이어 김미 김미가 나오는 걸 들으면서 라디오가 아니고 히트곡 메들리 같은 거구나 생각을 하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