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6

빠져나갈 구멍

1. 엠넷은 서바이벌 류에서 트롤을 캐릭터화 시킨다. 예전부터 경쟁 프로그램에 그런 캐릭터는 있기 마련이지만 프듀에서 본격적으로 만들어진 이후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다. 가끔 그런 거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 예를 들어 아이돌 학교 - 이 방송은 트롤이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내러티브와 편집 자체가 엉망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아무튼 이번 퀸덤을 보면 박봄은 그렬려고 데려온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런 캐릭터의 등장은 필연적이라고 해도 엠넷의 문제는 그런 대결 구도 속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차피 방송이라는 게 한 분야의 프로들끼리 모여서 만드는 결과물이라고 친다면 이건 그저 갑질(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그 구멍은 트롤을 더 심하게 만들 수록 더 커진다)의 형상화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 몰아붙이되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건 악을 물리치거나 전쟁이 치루는 게 아닌 이상 서로에 대한 당연한 예의다.

프듀는 연습생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고 해도 어쨌든 십 몇 회 짜리 방송에 계약하고 출연한 출연자다. 프듀 101부터 수많은 희생양들을 양산했는데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결국 등장 인물들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소모되고 소멸된다. 물론 아무 음식이나 가져다 캡사이신 소스를 뿌리거나 치즈를 덮는 게 현실의 흐름이긴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그냥 방송에 별 생각이 없는 거고 그저 못 만드는 거다.

퀸덤 1차 경연을 봤는데 AOA가 상당히 잘했다. 러블이나 옴걸 같은 콘셉트의 곡은 이런 방송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만약 이 방송이 더 화제가 된다면 팬덤발이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더 불리해진다.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

2. 태풍이 오고 있다. 예보에 의하면 내일은 어찌 되었든 초속 35~40m 정도의 강풍이 불 거라고 한다.

3. 잠을 잘 못자고 있다.

4. 프듀 투표 조작 논란이 발생한 후 엠넷이 마치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제작진에 타겟을 넘기는 모습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 아닌가 싶다. 약간 다르지만 아학이 끝난 후 이해인 등을 마마에 데려가던 모습도 생각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아이오아이 재결합 기사는 이 비슷한 게 아닐까 약간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특히 두 명의 거취에 대한 기사가 심심할 때 마다 한 번 씩 등장하는 것.

5. 태풍 링링은 하루 밤 사이에 간접 영향권에 있는 서울의 온도를 약 6도, 습도를 약 40% 끌어올렸다. 남쪽 바다의 더위를 여기에 던진 건데 역시 자연은 굉장하다. 덤빌 생각을 하면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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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평화,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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