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본 유튜브의 박유씨인가 하는 분(한국어 전혀 못하는 재일한국인 작곡가, 작곡가는 아닐 수도 있다)이 하는 비올레타 분석이 꽤 재미있어서 그 이후에도 몇 개 올라온 아이즈원 이야기를 보고 있다. 사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한 팀을 한국, 일본 양국이 따로 각각의 나라에 맞는 곡을 프로듀스해서 내놓는다는 점이다.
일본 활동을 하고 일본 곡을 따로 내놓는 아이돌 그룹들이 물론 있지만 보다 현지 기반을 가지고 있고 현지의 팬들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가장 다른 건 물론 아키피가 껴 있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 일본 진출 아이돌 그룹에서는 볼 수도 없었던 식의 대규모 홍보 패턴을 볼 수도 있고. 아무튼 지금 같은 협업이 아니면 나오기가 힘든 형태다.
그렇다고 양쪽 시장이 그대로 비교가 되는 건 아닌데 팬의 교집합이 꽤 크기 때문이다. 즉 듣는 사람은 비슷한데 양쪽 아이돌 시장에 익숙한 사람이다. 거기에 대중적 히트를 위해서 팬 바깥의 사람들(한국인, 일본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처음 시작했을 때(라비앙로즈와 스키토)와 비교해 보면 분명 양쪽다 양쪽을 의식한 흐름이 있다. 케이팝 쪽 반응이 더 좋기 때문에 제이팝에 케이팝을 어떻게 얹을 것인가가 지금은 더 크고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더 재미있어 지든지 혹은 어떤 형태로 고착되든지 할 거 같은데 그게 뭐든 흥미로운 결과를 볼 수 있을 거 같다.
2.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다. 위 유튜브에서 나오는데 분명 지금 아이즈원 일본 측이 상당히 고군분투하고 있고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 고심하는 게 뱀파이어 같은 곡에서 꽤 드러난다. 수록곡과 연계도 상당히 교묘하다. 그러다 보니 러브 버블 같은 특이한 포지션의 곡도 나오고 불쾌한 루시 같은 재미있는 곡도 나온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이 들어간 결과물인 뱀파이어가 좋냐 하면 그게 아니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심지어 케이팝, 다른 해외 팬은 물론이고 일본의 제이팝 아이돌 아이즈원 팬들 마저 분명 곡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즉 여러 노력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치밀한 계산, 눈에 고스란히 보이는 상당한 자본 투자가 "어쨌든 좋은 곡"이라는 결과에 닿지 않고 있다.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된 건데 시작 지점이 잘못된 걸 수도 있고, 목표 지점이 잘못된 걸 수도 있고, 도달 방식이 잘못된 걸 수도 있다.
3. 아무리 체계적이고 구체적이고 필사적이어도 노력과 투자는 그걸 마주하는 사람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 예컨대 요즘 계절에 모기가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다. 날은 추워지고 있고 이제 시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번식을 위해서는 피가 필요하고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기 때문에 일단은 어떤 위험이든 감수하고 달려들고 봐야 하는 타이밍이다.
그렇다고 그런 노력을 이해해 자 내 피를 빨아 먹어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조금 간지러우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호의를 내미는 사람도 없다. 생명을 위해 그 정도 손실도 감수 못하냐고 말할 수도 없다. 갑자기 암세포도 생명이다..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긴 하는데 어쨌든 이건 서로의 이해관계, 이익과 효용의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4. 사이드 주머니가 없는 데님 트러커라는 건 정말 몇 십년을 살아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아이템이다. 어떻게 입는 건지, 왜 만들었는지 대체 모르겠다.
5. 지금 너무나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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