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02

내일은 없지

이번 주에 나온 것들 중 가장 흥미로운 건 역시 현아와 장현승의 트러블 메이커 2, 내일은 없어다.

가끔 지하철에서 한껏 멋을 부린 초등학교 고학년, 혹은 중학교 저학년 쯤의 여자 아이를 보게 된다. 딱 붙는 니트나 조막만한 숄더백 같은 걸 걸치고 굉장히 짧은 치마 따위를 입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넋을 놓고 또래의 친구들과 떠드는 데 정신이 없거나 아니면 굉장히 불안한 상태다. 둘 다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에 대한 자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일반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예컨대 속옷 같은 게 보이게 되는 일이 많다. 마찬가지로 어디가 어떻게 보일지에 대한 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긴다. 이게 곧 노하우가 쌓일 테고 그런 일은 사라질 거다. 물론 나는 그런 걸 일부러 보는 voyeur 같은 데에는 큰 관심이 없으므로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이제 멋부림의 시작 선상에 서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은 역시 흥미롭다.

여하튼 이런 상황에서 속옷을 보임은 섹시의 행위가 아니다. 그냥 보여지는 거다. 그런 걸 좋아하는 마니아도 세상엔 있지만 그건 이 이야기에서 뺀다.

물론 섹시의 행위일 때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든가, 어떤 목적이든 유혹을 하려한다든가 할 때 그런 행위를 한다. 또는 의식적으로 자신을 무의식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히피 시대가 끝나고 뉴 멕시코로 몰려가 누드촌을 만들었던 사람들처럼 이게 뭐 어때, 인간은 원래 이런 거야라는 주장이 포함된 경우다.

그렇지만 위 지하철의 경우는 그게 아니다. 그냥 저러고 있는 거고,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겐 섹시할 수도 있을 무엇이 생성된다. 그저 반응이 좋아서 TV에서 본 춤을 추는 재롱 잔치를 하는 아이도 비슷한 선상에 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리액션을 기억한다.

현아의 경우 그게 뭐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자주 재롱 잔치의 꼬마 아이를 떠오르게 한다. 아마도 생김새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여하튼 이제 막 섹시 스타의 본격 궤도에 오르려는 분이므로 그런 게 생각나지 않는 시점이 언제일까 MV가 나올 때 마다 보고 있다. 지금까지의 편견 때문일 지도 모르는데 지금 건 아직 아닌 거 같다.

 

장현승 쪽은 좀 더 재미있다. 빅뱅 오디션의 탈락 멤버, 비스트의 현 멤버, 뻥장군과 시크 가이로 나름 유명하지만 평범한 일반인의 눈으로는 요섭, 두준, 기광, 용준형과 같이 있는 나머지 둘 중 한 명. 그리고 현아랑 뭘 할 때 마다 나오는 무표정과 무력함이 만드는 무색 무취함.

누가 이 둘의 조합을 골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정말 잘 만들어 진 건 분명하다. 둘이 뒤엉켜 있어도 누가 남인지 여인지 잘 모르겠고 둘이 다 벗고 있어도 아마 모를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여하튼 이런 장은 현아가 맘대로 날 수 있게 해주는데 위에서 말 했듯 아직은 훨훨 날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10년 쯤 뒤는 역시 기대한다. 그러므로 이런 걸 계속 내놔야 한다. 홧팅.

 

(섹시 컨셉의 아이돌이 정말 많은데 정작 올해 초중반에 기억에 맴도는 건 노노노 아닌가)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