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8

롱 콜드 윈터

1. 겨울이다. 겨울이 올 때마다 신데렐라의 '롱 콜드 윈터'라는 곡이 생각난다. 그리고 매년 겨울이 올 때마다 그 이야기를 블로그나 트위터, 그 전에는 커뮤니티 월 같은 데다 쓰고 있다. 그렇지만 물론 신데렐라는 흥하지도 않고 찾아듣는 이도 없다.

2. 크롬북을 쓰고 있다. 블로그 사이트마다 조금씩 달라서 같은 에디터 도구를 쓰는 데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이곳 블로거 닷컴은 WLW가 그나마 좀 낫다. 하지만 크롬북에서는 WLW를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블로거 자체 에디터를 쓰는데 역시 이상하다. html이라는 언어의 상대성은 이해가 잘 안간다. 앵커를 박고 땅바닥에 딱 붙어있는 걸 선호한다.

3. 드립을 치려면 잘 치든가. 뭔가 비꼬고 싶은데 비꼬지도 못하고 웃기지도 않은 쓸모없는 이야기나 하는 것처럼 한심한 게 없다. 더 한심한 건 그러고 나서 뿌듯해 하는 이도 세상엔 있다는. 물론 사람도 바퀴도 쥐며느리도 각자 삶의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 이것은 말하자면 장자의 도인가.

4. 쓸데없는 소리를 너무 하고, 쓸모없는 관계도 꽤나 많다. 어쩌면 여기저기 좀 더 즐겁게 밝음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겠지만 안되면 또 그것대로 할 수 없는 일. 물론 좋은 이들을 만나는 건 확실히 양에 비례하기는 한데 내 자신이 예전처럼 그쪽 방면으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것도 아니고.

5. 할 일이 굉장히 많은 거 같은데 머리가 하나도 안 돌아간다. 춥기 때문이 아닌가. 추위가 만드는 비 생산성 vs 난방이 소모하는 에너지는 비교의 대상이 될 만한데 후자가 더 크면 죽어도 된다는 뜻이겠지.

6. 옷이나 신발을 좀 사야겠다. 추워서 안 되겠다. 가능한 오래 입을 수 있는 훌륭한 품질이 좋고, 혼자 즐거워할 수 있는 작은 디테일이 많으면 좋고, 아무 관심 안 받도록 생긴 건 구린 게 좋다.

7. 옛날 이야기는 안 해. 지루한 인간으로 보이게 될 지 몰라도 그런 거 뭐 언제 상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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