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5

잉여의 날들

1. Days of Surplus라고 쓰려다가 그러면 Commodity Fetishism이 생각나고 이러쿵 저러쿵.

2. 뭔가 좋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최근엔 아무 것도 보고 있지 않은 듯 하다. 텀블러도, 트위터도, 블로그도 안 보고 그냥 혼자 떠든다. 마침 할 일도 많은 시기라 - 그 진척 상황과는 별개로 - 잡스러운 생각들이 들면 다시 할 일을 하면 된다. 최근 내게 필요한 건 우스개 소리를 하는 뉴 트윗 판이 아니라... 아니 이 이야기는 관두자.

3. 유니클로 룸슈즈를 세탁했다. 물론 굉장히 더러웠고, 손빨래는 힘들었다. 말리려고 내놓고 나서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이틀을 비가 내렸다. 어제는 광풍이 몰아치며 창문을 떨어트릴 기세였다. 물에 젖은 룸슈즈의 스폰지는 이틀 째 그대로다. 태평양 전쟁에 참여한 미군의 몰골인가.

후리스 장갑도 빨았다. 지하철에서 천원 주고 구입했는데 작년에는 시큰둥해서 잘 안 썼는데 올해는 왠지 굉장히 요긴하게 느껴진다. 오른손 검지에 뭔가 다른 섬유가 붙어있어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한 척 되어 있지만 전혀 안 되서 이건 장식이냐 우하하 하고 웃고 인스타그램에다 올리기도 했었는데 오늘 엘지 뷰투 전화기에 해보니 이게 되는 거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아이폰에도 열심히 문질러봤는데 결국 되는 요령을 알아냈다. 물론 타이핑은 불가하고 전화를 받는 정도의 일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알게 된 결론은 이 장갑을 디자인한 사람이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해보며 디자인한 건 결코 아니다라는 점이다. 여하튼 이걸 빨았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물이 시커매졌다.

왜 둘 다 세탁기에 돌리지 않았던가.

4. 버라이어티도 안 보고 있다. 하드 디스크 연결을 못해서 + 이어폰을 안 고쳐서 노래도 못 듣는다. 아 언제 다 고쳐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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