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상적인 레토릭으로써의 엄살, 혹은 어렵고 난해한 이론을 대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데는 몇가지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우선은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며칠 전 화가 난다고 고속도로 1차선에서 차를 멈춘 사람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는데 바로 이런 걸 말한다.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비정상의 정도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와 정상으로 판정받을 상태의 바운더리에 위치한 경우도 있다. 어쨌든 이런 건 평범한 이해의 대상이 아니고 치료를 받든 격리를 시키든 전문가에 의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기 전까지는 일단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두번째는 얼마 전 트위터에서 "푸드코트에서 밥 먹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류의 이야기를 봤다. 이 경우는 대상에 대한 상상력의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세간에는 수많은 사정들이 있고 그 중에는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해야만 하는 사정도 있다. 맛있고, 편하고, 시원하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등에서 접근이 매우 용이하고, 포인트도 쌓이고 할인도 받는다라고 생각한다고 거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이해못할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혹시 그건 피치못할 사정일 뿐이고 보통은 먹지 않겠지만 굳이 찾아가서 먹는 이를 말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식으로라면 나 역시 삼시 세끼 조선호텔과 신라호텔에서만 먹고 싶은데 피치못할 사정으로 못 먹고 있다. 내 경우에 한정하자면 푸드코트에서 왜 밥을 안 먹어야 하는 지 상상이 잘 안되지만 사실 지금같은 기회가 아니라면 그렇다고 굳이 바깥에 꺼내놓고 할 이야기로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언젠가 상황이 되면 알 수도 있겠지 정도다.
이 부분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렇게 어느 부분의 문이 닫혀있고, 아니면 아예 문이 생길 기미도 없는 경우는 사실 첫번째 분류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어있는 곳에 잘못된 망상이 들어차는 건 한 순간이다. 더구나 두번째 분류는 다른 부분에서는 평범한 일상을 영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알아채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들을 꽤 경계한다.
두번째 분류는 대상 말고 사람의 경우도 있다. 비어있는 넓은 화장실에서 굳이 옆자리 칸에 들어오는 사람, 비어있는 넓은 지하철에서 굳이 옆자리에 앉는 사람(선호하는 자리에 내가 앉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옆에 앉는다는 지점부터 첫번째와 두번째에 겹친다), 넓은 식당에서 굳이 마주보는 자리에 앉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 혹시 불편하진 않을 지에 전혀 관심이 없고 감각적인 상상조차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별 일 아니고 거기서만 그런다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셔츠 단추 맨 아래를 잘 못 잠근 것과 똑같다. 혼자 다니다 보니 은근히 이런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지막은 아마도 그게 돈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나는 티아라가 왜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아직 해체하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이런 건 아마도 이 이유 때문일테다. 이런 건 그 분야 필드에서의 감각으로 획득할 수 있는 거긴 하지만 사실 장기 훈수둘 때 처럼 바깥 사람에게 더 잘 보이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감각은 역시 실전이 만들어내는 게 많고 그러므로 나로써는 위법이 확실치 않는 한 아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만다. 이런 분야 역시 외부인으로써는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떤 이해관계를 두고 속을 가능성이 높다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남의 살아가는 사정에 대해 공공연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부분이 많고 그걸 표현하는 사람은, 일단은 피하고 보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201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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