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지하철타고 왔다 갔다 하다보면 꼭 신문을 사지 않아도 가판대에 주르륵 놓여있는 1면들을 보고 대충 무슨 일을 이슈로 삼고자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요새는 종이 신문을 잘 안 볼 뿐만 아니라 내가 주로 가는 역에는 가판대 자체가 없다. 그래서 뭘 1면으로 잡고들 있는지 잘 모른다.
오래간 만에 중앙이 놓여있길래 슬쩍 봤더니 1면 톱이 군이 어뢰를 담은 캡슐형 기뢰로 추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참 반잠수정 이야기를 하더니 그게 어디가 안맞는지 어디서 또 기발한 이야기 하나를 들었나보다. 조선에서 꾸준히 북한 개입설을 늘어놓고 있다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역시나 다들 그러고 있구나. 이 떡밥은 참 대단한게 그렇게 오랜 시절을 속아 왔으면서도 여전히 먹힌다.
혹시나 통일이 되거나, 시민들이 정신 좀 차리고 나면 아마 미국처럼 경제 위기/도산 떡밥으로 바뀌지 싶다. 요즘에는 북풍 떡밥이 그래도 예전처럼 핫하게 먹히지 않아서 그런지 슬렁슬렁 연습을 해보는 기운이 있다. 생각해 보면 미국도 좀 비슷한데가 있다. 옛날에는 소련이었고, 부시 시절에는 경제 위기였다.
군대와 정부의 이상하고도 루즈한 인터액션으로 이제는 무슨 증거가 나와 발표를 하더라도 누군가는 믿고, 누군가는 못믿게 되었다. 지금 북한 때문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만약 사고라는 결과가 나오면 안 믿을 것이다. 사고 때문이다 라고 믿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게 과연 의도된 혼란 야기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
아무리 군대나, 나라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지휘 체계에 혼란이 이 정도는 아니다. 북한 때문이다, 사고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며 모호하게 몰아가고 있다.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면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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