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에 쓴 글에서 금리 인하를 하면 안된다고 했었는데 2일 사이에 약간의 변동이 생겼다. 미국, 유럽 9개국이 급작스럽게 금리를 낮췄고 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을 제외하고 금리를 낮췄다. 예상은 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물가 문제로 인해 정작 실행할 확률이 그다지 크다고 여겨졌는데 실행한 셈이다. 이로서 두번째 마약(첫번째는 700bn $ 구제 금융)이 투입되었다.
이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췄다. 이게 상당히 애매한데 미국이 금리를 0.5% 낮췄기 때문에 그 사이 만큼의 여유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이라고 여기고 아마도 그 간격을 이용해 보고자 0.25%를 급히 낮춘걸로 보인다. 아마 미국이 0.25% 조정했으면 가만히 있었을거 같다.
그것 때문에 0.25%의 차이가 상당히 의미심장해졌다. 어쨋든 급박한 시장 상황 속에서 한은은 최선을 다 한 걸로 생각된다. 움직일 수 있는 폭을 최대한, 그것도 매우 신속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 시그널링은 상황에 따라 더 올릴 수도, 고정시킬 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보여준다. 즉 이번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 안정보다는 신뢰성 회복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로서 추산해 볼 수 있는 건 우리 경제가 여태 완전히 날아가지 않고 있는 이유가 정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크지만, 한은의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권 초기 MB와 MS의 억지스러운 경기 부양책에 한은이 적극 대응하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리 인하에 오늘의 주식시장은 반응을 해 줬다. 그렇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환율이 가장 큰 문제인데 현재 시간 1425원이다. 어찌 되었든 지금 상황에서의 금리 조정은 아픔을 잠시 잊게 만드는 마약에 불과하다. 이런 잠시 동안의 평화를 이용해 경제 장관이 펀더멘털 재구축을 위해 움직이며 시그널링을 보내줘야 한다. 이 텀을 벌기 위해 유럽과 미국은 금리를 움직였고, 한은도 그 와중에 생긴 작은 틈새를 이용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장관께서는 과연?
코스피 반등에서 다시 환율 문제로 내려앉는 순간까지 뭘 하실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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