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운 여의도에서 시위를 할 일은 당분간 없겠지.
2. 예전부터 느끼지만 여의도는 확실히 섬인게 바로 건너편 마포, 공덕하고도 바람이 다르다. 거기에 고층 건물이 규칙적으로 들어서 있어서 바람이 통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연 날리는 데는 상당히 좋을 듯.
3. 최근 일요일만 되면 10시, 11시까지 잔다. 아주 예전에 이런 패턴이었는데 한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했다. 피곤하다.
4. 팬덤 혹은 안티에 기반한 정치 권력은 어차피 무슨 일이 생기든 그들이 응원을 해줄 거기 때문에 범법, 위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다가 책임은 모두에게 나눠지는데 팬덤 혹은 안티에게는 책임을 물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런 것도 별로 의미가 없다. 또한 이 구조는 이런 정치 권력이 무력을 확보했을 때 조금 더 복잡하게 되는데 이 상황은 예컨대 김정은 정권이나 매드 맥스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트럼프의 경우 앞은 있는데 뒤가 없다. 이게 큰 문제 아닐까 싶다.
5. 1번과 관련해 윤정권은 아마 계엄은 통치 행위, 총을 쏘진 않았다, 2시간 만에 끝났다를 내세우고 있다. 계엄이 통치 행위인가는 계엄의 발동 요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말이 안되고, 뒤에 둘은 연결이 되어 있다. 앞 부분은 군대를 움직인 거 자체가 문제가 될 거고 뒷 부분은 사전 모의와 사후 계획을 규명하는 게 중요한 일이 될 거 같다.
6.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극우와 혐오 산업이 땡겨주는 돈이 얼마나 많은지, 인간은 그 자본 앞에서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나이브하게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인류의 이성, 인간애 따위 사라진지 오래다. 게다가 뉴스, 유튜브, SNS, 쇼핑 등등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인터넷의 알고리즘에 갇히고 그 바깥의 세상을 알 방법이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확증편향은 의지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생활만 하고 있어도 저절로 주어진다.
7. 이번 사태가 남긴 것 중 하나는 친위쿠테타를 일으킨 대통령을, 여당 의원이라는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국회에서 탄핵 의결을 반대하는 걸 당론으로 채택하는 모습이 전세계에 중계되었다는 점 아닐까 싶다. 그 이후의 흐름도 세상이 어찌되든 말든 여당 의원의 권한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해서 역시 저기에도 미친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걸 전세계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