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을 보고나서 생각한 건데...
피의자라도 자기 방어를 할 권리가 있다. 범죄인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고 범죄인이라고 권리가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범죄인이 솔직하게 자신의 죄를 고백할 이유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이 존재하고 수사를 하는 거다.
물론 수사를 하는 걸 방해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건 처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예전에도 말했듯 그 형평성이 좀 안 맞기 때문에 증거 인멸을 하다 걸렸을 때 죄를 지금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으면 그때는 방법이 별로 없다. 즉 검찰에 대한 감시 혹은 균형 기관 설계가 잘못되어 있다. 이 부분은 고쳐야 할 문제다. 하지만 지연 전술을 쓰고 혹은 다른 여러가지 편법을 동원하는 것도 적어도 법으로 막은 게 아니라면 피의자가 시도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걸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보듯 사항이 상당히 시급한 경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건 입법의 문제다. 이유없이 지연을 하거나 할 때, 혹은 탄핵 심판처럼 헌법 기관과 관련된 문제의 경우에는 해결할 방법을 만들어 놨어야 한다. 지금은 없고 그러므로 할 수 없는 문제다. 지금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죄를 지은 자가 먼저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 좋을 거다. 이번 경우 같은 경우 그게 가장 좋은 해결의 길이다. 하지만 나라, 제도라는 건 그런 걸 기대하며 설계가 되어 있으면 안된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예견할 수는 없다. 고백하면 당근을 숨기면 더 큰 채찍을 주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는 일반적인 방식을 애초에 깔아놔야 한다.
여튼 이번 일에는 이걸 적용할 수 없다. 뭐 아쉽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역사는 앞으로도 길다. 이런 걸 결코 잊어버리지 않고 앞으로 이런 사태(사건의 내용과 그 판결 절차 모두)를 막을 수 있도록 고쳐 나가는 것 그런 게 모두가 할 일이다.
지금 당장 모든 걸 처리해야 한다며 흥분하는 자는 필요 없다. 오히려 두고두고 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끈질기게 기억하고 파헤치는 이들의 존재와 이들을 지지하며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지는 시민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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