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6

에반게리온 Q를 봤다

에바큐를 보고 왔다. 뭐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됐고, 사실 나는 정확히 에바큐 실시간 세대인 건 아니지만 관성으로 보고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마자 나오는 주변의 탄식 소리들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티비판 마지막 처럼 계속 징징거리기만 할 줄 알았기 때문에 그건 아니잖아 앗싸~ 대략 이런 기분.

여하튼 이런 류의 작품에 대해 흔히 나오는 이야기가 감독도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수수께끼의 인과가 맞지 않고 구멍이 너무 많다 등등의 이야기들이다.

사실 이런 건 전혀 문제가 아니다. 엄한 수수께끼가 잔뜩 있다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이건 대체 무슨 이야기지 하면서 탐닉하진 않는다. 남자들이 여럿 나온다고 후죠시가 무조건 몰리는 것도 아니고, 등장 인물들이 90분간 섹스만 한다고 인기있는 AV가 되는 건 아니다.

즉 사람을 끌어들이는 미끼가 따로 있다는 거다. 이건 약간 결과론 적일 수도 있고, 제작진의 의도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뭐에 반응하는 지 파악하고 있다면 그것을 넣는다. 때때로 그저 몸에 익은 대로 만들다보면(오타쿠 출신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 관객들이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아무나 얼추 비슷하게 만든다고 그리 되는 게 아니다.

뭐 그렇다고. 코엑스 M2관에서 방영하는 에바, 그리고 공각기동대 3D가 좀 궁금하다.

 

내용 이야기를 약간 덧붙이면 - 약간의 스포 포함

기존 내용 구도에서 매우 스무스하게 방향을 바꾼 게 좋았다. 그리고 그것이 기존의 프레임(결국은 모두 박사님 뜻이에요)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괜찮았다.

결국 지금까지 나온 캐릭터들이 이등분이 되었는데 임팩트가 마무리되고 신인류가 나오는 게 나은지, 아니면 임팩트를 막아내고 지금까지 살아있던 사람들이 계속 사는 게 나은지 사실 모를 일이다.

그러므로 보는 입장에서 누구도 적이 아니고, 누구의 선이 아니게 된다. 전반적으로 꽤 산뜻하다. 신지야 어차피 끝까지 칭얼칭얼거릴테니 상관없고.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을 볼 수 있을 듯.

약간 덧붙이자면 이것이 성장 드라마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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