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8

EOE를 보다

내친 김에 EOE를 다시 봤다. 이것은 다시 봐도 응석의 결정체이자 완전체다. 너무나 단단해 깨고 들어갈 구멍조차 없다. 이것보다 더 중2스러운 게 과연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거다. 그런 시절은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노 히데아키는 EOE를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었다.


하지만 그때는 1997년. 지금은 2013년이다. 큐를 보고나서 궁금해진 건 과연 안노가 이제 하나가 남은 뒷 이야기에서,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이다.

안노가 신극장판을 시작하면서 썼던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다시 읽어봤다. 거기서 그는 에바는 반복의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확장된 새로운 이야기라고들 하지만 이미 밝힌 제목도 도돌이표다.

하지만 과연 그가 시치미 뚝 때고 뻔뻔하게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에게는 이야기할 만한 희망이 정말 남아있을까. 그리고 혹시나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그것이 과연 97년에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들릴까?

글쎄, 잘 모르겠다. 그때는 희망이라는 게 있었을 지 몰라도 지금 여기에는 아마도 없다.

그리고 스즈미야 하루히 같은 것처럼 변주를 하다가 이제는 아마도 에바의 세계를 뛰어 넘어버린 이야기들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다르게 나아가야 할 거다.


여하튼 이걸로 마지막 편이 나올 때까지 에바에 대한 생각은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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