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3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

창조 경제가 뭔지는 물론 잘 모르지만 대충 보아하니 통합, 융합에 의한 새로운 가치 창조 뭐 이런 걸 말하는 것 같다. 이 개념이 포섭하는 범위는 당연히 무지하게 넓을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이유로 잘 되면 창조 경제, 안 되면 창조 경제가 아니어서.. 이런 식으로 흘러갈 거 같기는 하다만. 여하튼 예전에 나왔던 다양한 산업 클러스터 형성이라든가 하는 것과 기본적인 면에서 비슷한데 다른 포인트가 뭔지 약간 궁금하다.

 

사실 이 이야기가 아니고 '창조'의 측면인데. 많은 이들이 공무원 조직으로 대표되는 국가의 창조성을 언급하는데 그에 대해서 간단하게 :

사실 창조적이라는 건 세상에 없던(혹은 묻혀 있던) 무언가를 끌어내 보는 일이다. 이 말은 잘 풀리면 좋겠지만 실패의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00개 중에 10개 정도 성공한다고 치면(이것도 상당히 높게 잡은 게 아닐까 싶은데) 90개는 실패한다.

문제는 실패한 90개에도 아마도 비슷한 예산(세금에서 나온다)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매년 각 조직의 예산과 결산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창조'적 마인드를 발휘해보려고 했어요 같은 변명이 통할 지, 그런 걸 시민들이 용납할 지 의문이다. 혹시나 '진정성'이 발휘된 90번의 실패가 있었다고 해도 대번 OO부의 예산 낭비라고 신문에 걸릴 테고 시민들은 비슷한 성토를 해댈 것이다.

결국 성공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 이 말은 '지금까지 해 왔던'과 같은 의미다 - 사업을 추진할 수 밖에 없고 그러므로 창조 같은 건 나올 가능성이 없다. 종종 어떤 사업의 성공이 언론을 타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매우 소소한 것들이다. 실패해도 티도 안 나는 범위에서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건 국가 뿐만 아니라 대규모 기업, 특히 주주가 존재하는 회사들도 (상황이 조금은 낫겠지만)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경우 당장 눈 앞의 시총과 주식 상승률에 목을 멜 수 밖에 없고 그러므로 큰 규모의 창조적 대쉬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창조가 있을 수 없냐 하면 그건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건 때로는 말 같지도 않아 보이는 중소기업의 출발과 함께 하게 된다. 물론 이 경우도 각양각색의 아이디어 100개에 의해 만들어진 100개의 회사가 출발하겠지만 몇 년 지나면 살아 남는 건 서넛 뿐이다.

긍정적인 순환을 생각한다면 여기에서 검증된 아이디어가 더 큰 회사, 조직에서 나중에 활용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수많은 중소 기업의 실패에 사회 발전은 빚을 지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중소 기업 지원 정책은 이런 점에서 합당화될 수 있다.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정부가 중소 기업 지원을 시작하면 풀리는 돈을 보고 수많은 사기꾼들이 모여든다. 적절한 분배에는 조사나 검증 등의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고, 그렇다고 그냥 막 뿌리면 도둑놈들이 다 들고 간다. 사실 이 방면에서 세금의 손해는 어쩔 수 없다. 지나친 규정은 또한 발랄하나 실상은 유용한 아이디어를 막는다.

 

결국 날리는 돈과 혹시 유용한 곳에 들어가 유용한 것을 해내서 생기는 돈 사이의 이익 비교로 방식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엉뚱한 놈이 들고 가도,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 이런 점의 용인은 시민들 사이의 컨센서스 형성 외에는 답이 없다. 물론 이렇게 까지만 루틴이 돌아간다고 해도 매우 이상적으로 풀리는 거다.

여하튼 하고 싶은 말은 창조적 마인드의 발휘는 정부가 직접 할 일이 아니고 제대로 된 중소 기업 지원 정책으로 풀어야 하지 않나 하는 거다. '제대로 된' 이라는 게 무척이나 어렵긴 하지만 스크린 골프와 내비게이션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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