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4

초봄

1. 토요일에 잠깐 돌아다니며 찬바람을 좀 맞았더니 이내 몸살 기운이 돌았다. 열이 확 달아오르면서 다리가 살짝 후들거리는 현상, 수십년간 봐 온 전형적인 몸살 징후다. 집에 가는 것도 귀찮아 지하철, 버스로 전전긍긍하다가 겨우 들어왔다. 그리고 12시간 동안 (아마) 깨지 않고 잤다.

자는 동안 이상한 꿈을 꿨다. 청계산이 나오고, 전차가 나오고, 구파발이 나오고, 잠원동이 나오는 일종의 로드 드림. 로드쇼, 로드무비, 여튼 돌아다니는 건 어지간하면 다 좋아하기 때문에 나쁘진 않았다. 웨이페어러.

2. 나는 가수다 2편을 봤다. 중간 중간 나오는 예고가 너무 많은 걸 보여준다. 한국의 SBS와 일본의 TBS가 이런 식의 "미리 보여줘서 김빠지는" 편집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걸 왜 따라하는 지 모르겠다. 극장 개봉작들이 그렇듯 예고편은 다른 제작진이 따로 각본쓰고, 따로 제작해야 한다.

다른 이들의 곡을 재해석하는 코너가 진행되었고 1번 타자인 이소라 곡 하나만 방영되었다. 이소라는, 감정은 좋게 잡았지만 어딘가 불안했다. 완벽하게 꽉 잡고 질질 끌고 가는 느낌이 덜했는데 아마도 자기 노래가 아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다.

3. 몸은 그다지 좋지 않다. 입맛이 이럴 수가 있나 싶게 없다. 주말동안 불규칙한 생활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고 일단 되돌려 놓고 수요일까지 두고 볼 생각이다. 수요일이 된다고 별 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쨋든 더불어 매우 심심하다. 이것도 별 수가 있는 건 아니다.

4. 자연 앞에서는 모두 그저 미약하다. 무섭다, 두렵다는 감정보다는 그저 큰 벽 같은 느낌이 더 크다. prayforjapan, prayfor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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