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3
지방 선거가 끝났다
어쨋든 김문수, 오세훈이 됐다. 야권 진영에서는 저번 엠비, 공정택에 이어 계속 당하고 있는 똑같은 패턴(강남 실리 투표의 집중) 공략법을 못찾고있다. 투표율을 더 올리거나, 그들에게도 솔깃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보인다. 어쨋든 다음 대선군은 김문수, 오세훈, 박근혜 정도로 짜이지 않을까 싶다. 주목해야할 건 언제나 김문수. 뻔뻔하고, 직선적인데다가 머리가 좋다. 이런 사람을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좀 좋아하는 듯. 내가 꽤 싫어하는 스타일의 어려운 상대다.
진보신당의 노회찬은 나름 선전했다. 3퍼센트를 드디어 확보했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권 교체 욕구로 막판에 표가 이탈하는 현상(여론조사 때 10%가 넘게 나왔었는데)이 소수당 후보에게는 계속 반복되는데 이걸 막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한명숙 결과 때문에 탓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놀러간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올 뷰를 만들고, 진보당 없이도 이길 수 있는 또는 진보당 계열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열쇠를 제시하는 건 엄연히 민주당의 몫이다. 여론 조사만 가지고 너희들만 양보하면 된다라고 압박만 하는건 옳은 정치 방법론이 아니다. 그런 것 없이 민주당이 싸워야하는 건 진보당이 아니라 무관심과 이번에 오세훈에게 투표한 부동층들이다.
-우석훈 블로그에서 보니 공식/비공식적인 제안도 없이 그냥 물러나세요 하고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정말이라면 이건 기본적인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은거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득이 큰 당은 민노당이 아닐까 싶다. 하여간 전국 방방 곳곳에서 다양한 직책들로 당선되었다. 그 복잡 다단한 조직을 강기갑 대표가 나름 잘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은 김두관, 안희정, 이정희 정도다. 유시민은 팬도 많지만 안티가 그만큼 많은게 문제로 보인다.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그렇게 차이날 줄은 몰랐다.
이 부분에 대해 덧붙이자면 예전 노태우와 양김 선거 때처럼 4:3:3 정도의 비율이면 몰라도 이번처럼 5:4.8:0.2 같은 미묘한 비중일 때는 단일화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일화 안했을 때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던 경기도는 단일화로 여권 결집을 가져왔고, 단일화를 못한 서울의 미묘한 결과는 낙승을 예상한 여권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지금같은 결과를 만든게 아닌가 싶다.
애초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이유를 좀더 확실히 검증해봐야겠지만 단일화를 할거면 빨리 해야한다. 단일화 반동을 막을 시간이 필요하다. 정몽준이 단일화를 뒤집었을때 결과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벤트는 관심을 가져오고, 바로 반동을 만들어낸다.
민주당에서 단일화 조건으로 서울내 구청장 후보중 하나를 진보신당에 밀어주는 단일화안 같은걸 충분히 내새울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타협의 기술적 측면이 부족하고 이권수호 의지가 강하다는게 아쉽다. 조건없는 단일화는 민주당이야 좋을지 몰라도 진보신당의 반발을 사는게 당연하지 않나. 그냥 묻고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니까 민주당이 매번 그 모양인거다.
20100601
선거란다
그때부터 13년이 흘렀다. 세월 참 빠르구나. 그 동안 꽤 많은 선거에서 투표를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찍은 사람 중에서 당선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거 참. 제도 정치에 아직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러 이런 것도 아닌데 뭔가 좀 우습다.
다 사표가 된건가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수결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적었지만 언젠가는 %가 실리를 얻어내는 발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모두가 좋아할거라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다들 좀 힘겨워하지 않을까 싶다. 실험들은 대게 그런 이유로 실패했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가 쉽다는 점이다. 조금만 냉정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고 버릇이고 의식적인 태도다. 당연히 품도 많이 들고 힘들다. 사실 매우 귀찮은 방식이다. 편하기는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왕조나 독재가 당연히 편하다. 불편하고 힘든게 민주주의다.
권리 위에서 잠 자는 이는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는 법학의 원리처럼, 민주주의 역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다. 이걸 쉽다고 생각하는데서 참으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믿고있다.
운동을 해서 몸이 피곤해야 몸이 발달하고, 책을 읽고 생각을 해서 정신이 피곤해야 정신이 발달하는게 세상의 이치인데 이것만 쉽게 될리가 있나. 다른 나라는 몇백년씩 걸린 일이다. 어부지리로 생기게 될 노하우가 아니다.
어쨋든 내일이 선거다. 선거도 선거지만, 이걸 쓰다보니 광속같은 시간의 흐름이 더 맘에 걸리기는 한다. 8표 중에 누구하나라도 좀 되보면 좋겠다. 나는 아직 내가 투표한 사람이 당선되는게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른다. 별거 있겠냐 싶다만.
다수결 반대론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각자 각자가 다른 환경과 다른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들이 있고 원하는 것들이 있다. 그럴때 현실적인 요구와 효율 등의 요청으로 보통 다수결을 한다. 선거 역시 다수결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편의에 의한 선택이다. 다수결이라는건 50명이서 26대 24가 되어도 24명을 소수라는 이름으로 둘러싸고 권리를 박탈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중요한건 어떤 안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들을 어떻게 조화시켜 협상과 타협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것인가를 생각해야 되는 체제다.
어쨋든 왕조 등 독재가 싫다고 만들어진 것이고 다수에 의한 독재 역시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협상과 타협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이유"라는게 사실은 민주주의의 존재 이유가 아니던가?
A는 100의 만족을 얻고 B는 20의 만족을 얻는 상황과, A는 70의 만족을 얻고 B는 50의 만족을 얻는 사회는 둘다 사회 내에 존재하는 만족도의 합은 120이지만 콸러티는 다르다. 다수결은 효용의 문제로 전자를 옹호한다.
협상과 타협은 무척 테크니컬한 일이다. 그리고 당연히 시간과 노력 등 품이 많이 든다. 그리고 이 사실을 모두들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타협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뭐든 사회적인 일들은 비용이 들고 시간 역시 주요한 자산 중에 하나다. 그럼에도 우리는 협상과 타협이 지리하게 이어지는 것을 적응하지 못하지 못하고 용납하지 못한다. 타협을 하기 위한 자리가 이어지면 탁상공론이니, 결정자들이 앉아서 밥이나 축낸다고 뭐라고 하기 일쑤다. 이런 일들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쨋든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쳐도 그게 원칙이자 정책안을 고르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는건 잘못된 거다. 그러므로 반장 선거 같은건 몰라도 적어도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급회의 같은 데서 다수결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말하자면 시간이 많을 때, 이런 협상과 타협에 익숙해져야 한다. 길고 지리할 수도 있다. 짜증나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고 익숙해져야 이 방법을 배우고 몸에 익힐 수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 소풍을 가려면(중고교 다 반마다 따로 갔었다) 대충 2군데 정도 고른 다음에 투표를 했었다. 그래서는 안된다. 의견은 당연히 다양하고 누군가는 탈락될 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소수 의견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도 협상을 통해 양보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쉽게 말해 위 소풍이라면 협상을 통해 자신의 안을 포기하는 대신 새우깡이라도 한 봉지 얻어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물론 요구가 과다할 때 이를 제지할 방법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결코 다수결이라는 이름으로 단 한명이 낸 의견이라도 가치를 0으로 만들고 묵살해서는 안된다. 그런게 민주주의 아닌가.
호포읍 이야기
1. 호프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나니 생각나는 것들 몇 가지. a) 우선 이 영화의 제목은 "호포읍 대소동"이 더 어울릴 거 같다. "대소동"이라는 나름 전통적인 단어가 들어간 최고 제작비 영화가 됐을 수 있었...
-
오래간 만에 영화 칼리골라(1979, 예전엔 칼리귤라라고 했던 거 같은데 검색해 보니 요새는 칼리골라라고 하는 듯... 이태리 제목은 Caligola, 영어 제목은 Caligula다)를 봤다. 봐야지 하고 찾아본 건 아니고 유튜브 뒤적거리는 데 풀버전...
-
1. 행동 반경이나 직업상 호전적인 빌런이나 권력형 빌런을 만날 일은 별로 없지만 지하철과 버스, 도서관, 식당 등 공공시설을 이용하면서 사는 이상 애매하게 신경쓰이는 빌런은 자주 만나게 된다. 이게 참 애매해서 뭐라 하기도 그렇지만 무시하기에도 신경...
-
전통 가옥, 특히 목조 건물의 지붕 양식으로 여러가지가 있다. 국사 교과서에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게 팔작 지붕과 맞배 지붕이다. 맞배 지붕은 그림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가장 심플한 구조라 조금 옛날 건물들, 특히 고려시대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