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일단 교육감이 당선됐다. 이런 기분이구나, 나쁘진 않네. 적어도 아이들이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을 제공받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구글 어쓰 같은거 잘 되있는데 지리 과목은 왜 있냐 뭐 이딴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 현 정부의 교육 개혁 주도자들을 좀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쨋든 김문수, 오세훈이 됐다. 야권 진영에서는 저번 엠비, 공정택에 이어 계속 당하고 있는 똑같은 패턴(강남 실리 투표의 집중) 공략법을 못찾고있다. 투표율을 더 올리거나, 그들에게도 솔깃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보인다. 어쨋든 다음 대선군은 김문수, 오세훈, 박근혜 정도로 짜이지 않을까 싶다. 주목해야할 건 언제나 김문수. 뻔뻔하고, 직선적인데다가 머리가 좋다. 이런 사람을 우리나라 기득권층이 좀 좋아하는 듯. 내가 꽤 싫어하는 스타일의 어려운 상대다.
진보신당의 노회찬은 나름 선전했다. 3퍼센트를 드디어 확보했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권 교체 욕구로 막판에 표가 이탈하는 현상(여론조사 때 10%가 넘게 나왔었는데)이 소수당 후보에게는 계속 반복되는데 이걸 막을 방법을 찾아야한다.
한명숙 결과 때문에 탓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놀러간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불러올 뷰를 만들고, 진보당 없이도 이길 수 있는 또는 진보당 계열과 단일화를 할 수 있는 열쇠를 제시하는 건 엄연히 민주당의 몫이다. 여론 조사만 가지고 너희들만 양보하면 된다라고 압박만 하는건 옳은 정치 방법론이 아니다. 그런 것 없이 민주당이 싸워야하는 건 진보당이 아니라 무관심과 이번에 오세훈에게 투표한 부동층들이다.
-우석훈 블로그에서 보니 공식/비공식적인 제안도 없이 그냥 물러나세요 하고 기다리고 있었나보다. 정말이라면 이건 기본적인 개념도 가지고 있지 않은거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득이 큰 당은 민노당이 아닐까 싶다. 하여간 전국 방방 곳곳에서 다양한 직책들로 당선되었다. 그 복잡 다단한 조직을 강기갑 대표가 나름 잘 매니지먼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사람들은 김두관, 안희정, 이정희 정도다. 유시민은 팬도 많지만 안티가 그만큼 많은게 문제로 보인다. 그래도 이번 선거에서 그렇게 차이날 줄은 몰랐다.
이 부분에 대해 덧붙이자면 예전 노태우와 양김 선거 때처럼 4:3:3 정도의 비율이면 몰라도 이번처럼 5:4.8:0.2 같은 미묘한 비중일 때는 단일화가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일화 안했을 때도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었던 경기도는 단일화로 여권 결집을 가져왔고, 단일화를 못한 서울의 미묘한 결과는 낙승을 예상한 여권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게 지금같은 결과를 만든게 아닌가 싶다.
애초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 이유를 좀더 확실히 검증해봐야겠지만 단일화를 할거면 빨리 해야한다. 단일화 반동을 막을 시간이 필요하다. 정몽준이 단일화를 뒤집었을때 결과를 우리는 기억한다. 이벤트는 관심을 가져오고, 바로 반동을 만들어낸다.
민주당에서 단일화 조건으로 서울내 구청장 후보중 하나를 진보신당에 밀어주는 단일화안 같은걸 충분히 내새울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타협의 기술적 측면이 부족하고 이권수호 의지가 강하다는게 아쉽다. 조건없는 단일화는 민주당이야 좋을지 몰라도 진보신당의 반발을 사는게 당연하지 않나. 그냥 묻고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자꾸 하니까 민주당이 매번 그 모양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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