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부터 13년이 흘렀다. 세월 참 빠르구나. 그 동안 꽤 많은 선거에서 투표를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찍은 사람 중에서 당선된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그거 참. 제도 정치에 아직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러 이런 것도 아닌데 뭔가 좀 우습다.
다 사표가 된건가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수결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적었지만 언젠가는 %가 실리를 얻어내는 발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을 모두가 좋아할거라고 믿지 않는다. 오히려 다들 좀 힘겨워하지 않을까 싶다. 실험들은 대게 그런 이유로 실패했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가 쉽다는 점이다. 조금만 냉정해지면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다.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고 버릇이고 의식적인 태도다. 당연히 품도 많이 들고 힘들다. 사실 매우 귀찮은 방식이다. 편하기는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왕조나 독재가 당연히 편하다. 불편하고 힘든게 민주주의다.
권리 위에서 잠 자는 이는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는 법학의 원리처럼, 민주주의 역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구해주지 않는다. 이걸 쉽다고 생각하는데서 참으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믿고있다.
운동을 해서 몸이 피곤해야 몸이 발달하고, 책을 읽고 생각을 해서 정신이 피곤해야 정신이 발달하는게 세상의 이치인데 이것만 쉽게 될리가 있나. 다른 나라는 몇백년씩 걸린 일이다. 어부지리로 생기게 될 노하우가 아니다.
어쨋든 내일이 선거다. 선거도 선거지만, 이걸 쓰다보니 광속같은 시간의 흐름이 더 맘에 걸리기는 한다. 8표 중에 누구하나라도 좀 되보면 좋겠다. 나는 아직 내가 투표한 사람이 당선되는게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른다. 별거 있겠냐 싶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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