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위가 끝을 보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언제까지나 계속 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짜증내거나, 에어컨만 찾아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더위 아래 몸을 맡기는 건 그저 자기 학대에 지나지 않고 익숙해지면서 동시에 적응력과 체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수영은 실내 스포츠라 날씨 변화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는 한데 더위 적응력에 효과적인 편은 아니다. 결국 러닝이나 등산, 자전거 같은 게 필요하다. 일단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긴 하고, 등산은 낮에 밖에 못하니까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러닝이나 자전거 같은 걸 추가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동네가 다 공사판이라 적당한 코스가 없는 게 고민이다.
2. 인류의 역사가 보여주는 건 제국은 영원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망한다는 건데 문제는 그게 내 생애 안에 이뤄질까 하는 점이다. 여기서 끝도 없고 별 의미도 없을 투쟁과 복종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우리만 해도 몽골 군대가 쳐들어 왔을 때, 청나라가 쳐들어 왔을 때, 일제가 쳐들어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딜레마 사이에서 갈등을 했겠지.
전제 군주의 대안으로 대통령제를 설계한 이들은 아마도 이게 단지 권력의 분배와 감시를 통한 분배를 만들고, 크게는 인권주의의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절대주의나 제국주의의 위험성도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을텐데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후 제도 민주주의의 대표적 실현 방안이 된 대표제의 문제점이 최근 들어 거의 모든 나라에서 불거지고 있다. 결국 문제는 왕의 존재가 아니라 시민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사느냐에 있고 배금주의 같은 게 이 뒤에 있는 한 이 문제는 해결 방안이 없는 거 같다. 아무튼 이런 고민의 시대도 점점 끝나가고 있는 듯.
중요한 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고 그러므로 이 불완전한 존재가 아무리 모여 무슨 솔깃한 생각을 해도 완벽한 제도라는 건 만들 수가 없고, 아무리 괜찮아보이는 제도도 서서히 불완전성, 모순이 쌓이며 체제를 붕괴시키게 된다는 점이다. 인간을 없애버릴 생각을 한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보다는 기계를 숭배하도록 한 워해머의 기계교 쪽이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이는 데 이런 시점에서 AI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3. 거리의 차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휴가 메인 시즌인 거 같다.
4. 여전히 평영을 잘 못하기 때문에 유튜브나 게시판 같은 걸 많이 찾아보고 있다. 팔동작, 발차기, 균형 유지, 웨이브, 찌르기 등등 뭐든 다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발차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발차기를 개선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그게 잘 안된다. 그래서 어제 수영 강습 때 평영 발차기가 어디가 문제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강사에게 문의를 했는데...
결론은 문제가 발차기에 있는 게 아니라 팔 동작에 있다는 의견을 줬다.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좀 놀랐는데 생각해 보니까 맞는 이야기 같다. 또한 평영 발차기는 어지간해서 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배운 대로 시늉만 해가면서 오랫동안 연습하는 수 밖에 없고 대신 팔 동작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현재로서는 맞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다. 역시 혼자 궁싯거리는 거보다 강사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5. 피검사를 했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정기적으로 하긴 하는데 혹시 나중에 확인할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기억나는 것들을 정리해 보면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LDL 콜레스테롤은 95인가 정상인데 이건 뭐 약 먹으니까 그런 거고, 요새 당뇨가 워낙 많아서 요주의 항목인 공복 혈당도 80으로 별 이상은 없다. 피검사로 전립선의 무얼 알아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정상. 다른 수치도 다 정상이었는데 다만 한가지 헤모글로빈 수치가 남성 정상 범위가 13.5~17.5인데 딱 13.5가 나왔다. 정상은 까만색, 비정상은 빨간색, 경계선에 있는 건 파란색으로 표시가 되더만. 그래서 파란 글자.
웃긴게 왜 낮냐 물어봤더니 알 수 없음, 어떻게 하면 높이냐 물어봤더니 역시 알 수 없음. 더 낮아지면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한다가 결론. 뭐래.
끝나고 검색해 보니까 헤모글로빈이 낮은 이유는 1) 헤모글로빈 생산을 못해서 2) 출혈 이런 게 있다. 그래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냐 이런 걸 물어봤군. 내장에 병이 있거나 하면 피가 그쪽으로 새니까 헤모글로빈이 낮아진다고 한다.
그건 아니니까 1)의 세부적인 사항을 보면 철분 결핍, 비타민 B12 결핍, 엽산 결핍 등이 있다. 엽산 부족은 임신부에게 나타난다고 하고 이외 다른 원인은 대부분 만성 질환이나 유전이니까 크게 상관은 없는 듯하다. 철분은 육류, 생선, 가금류, 녹색 채소, 견과류에 많은데 이것들 다 많이 먹음. B12의 경우 육류, 생선, 유제품. 유제품은 많이 안 먹지만 나머지는 충분히 많이 먹음. 그런데 B12 결핍 요인 중간에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나온다. 엽산 쪽에도 이런 항목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B12 보충제를 함부로 먹는 건 좋지 않다고 한다.
아무튼 만약 이쪽이 원인이라면 콜레스테롤 정상과 헤모글로빈 정상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올 지도 모르겠다.
6. 아무튼 빈혈이 심하진 않지만 평생 있기는 한데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게 나온 건 처음이라 약간 궁금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