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달리기는 발이 아파서 못하겠다. 따릉이를 이용해 언덕 달리기를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케틀벨을 하나 살까 하는데 괜한 짓일까 약간 고민이 있다.
2. 퓨리오사를 봤다. 정확한 제목은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 매드 맥스라는 본판 프랜차이즈의 제목이 뒤로 밀려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일 거다. 아무튼 퓨리오사는 일종의 후천적 장애인이고, 일종의 사이보그 인간이고, 노예 출신이고, 속죄와 구원을 위해 싸운다. 구원은 지나치게 웅장해 보이는 테마일 수도 있지만 아주 작은 동기만 가지고도 커다란 파편이 되는 막장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라면 다들 별의 별 이유들을 다 가지고 있는 법이고 퓨리오사도 그 속에서 생존에 성공한 광인이라는 기본 설정을 염두에 두면 딱히 특이하게 보이진 않는다. 상식의 범주가 매우 다르다.
그런데 퓨리오사에는 몇 가지 설정 변경이 있다. 스포가 있으니 볼 사람은 참고.
기존 스토리에서 엄마와 퓨리오사가 임모탈에 의해 납치되었고, 엄마는 여기서 죽고, 팔도 여기서 잘리고, 브리더가 되었다가 불임 때문에 쫓겨나고 등등이 있었는데 디멘투스라는 바이크 갱단이 스토리 중간에 끼면서 퓨리오사가 말 안듣고 딴 짓 하다가 납치되고 - 이걸 보면 이 세계관 속에서 어차피 납치되고 기구한 삶을 살게 될 운명이었다 - 엄마는 구출하러 왔다가 죽고, 여차저차하다가 시타델의 사령관이 되고, 잭이라는 스승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그도 죽고, 복수의 염원이 쌓이고 디멘투스를 향한다.
퓨리오사가 분노의 도로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정당성이 강화되었는데 대신 복수의 염원이 지나치게 커져서 구원의 의미가 축소된다. 또한 이유야 어쨌든 디멘투스, 임모탈, 잭 등이 적재적소에서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일종의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건 맥스로 이어진다. 물론 여기서의 생명 연장이나 도움은 꿈도 희망도 없는 저 세계 속에서 비루하기 그지 없지만 어쨌든 죽으면 소용없는 법이다. 개인사가 조금 강조되면서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장면과 잭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약간 신파적이 된다.
물론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퓨리오사도 시타델의 사령관이 되기까지 이상한 짓을 수도 없이 했을테고 그게 속죄와 구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면 매드 맥스의 세계와 더 어울리기는 할 지 언정 분노의 도로의 해체과정이 될테니 문제가 생긴다.
이외에 아쉬운 부분이 몇 있는데 우선 분노의 도로와 너무 이어지는 스토리라 화면에 나오는 사람들 중 누가 승리자고 다음 이야기에 나오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확인의 과정이 된다.
그리고 매드 맥스 1, 2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하고 마치 서부극의 사막 위 말 싸움을 자동차 추격신으로 컨버전한 건조한 배경 속 미친 자들의 격투를 새롭게 보여줬고, 분노의 도로는 트럭의 질주와 기타 헤비 메탈, 크롬 락카를 뿌려대는 워보이와 카고 컬트 등 대체 이게 뭔가 싶은 모습을 새롭게 보여줬다. 퓨리오사는 시끄러운 헤비 메탈을 둥둥거리는 바이크, 트럭 엔진 소리와 사막의 고요함의 대비 정도로 전환했지만 광란의 분위기를 디멘투스의 광기로 커버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듄처럼 될 수 없다면 다른 수단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 영화는 좋은 평가에도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는 거 같다. 물론 분노의 도로도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고 후시장을 통해서 겨우 본전치기를 했다. 2015년 영화의 후속작이 2024년에 나온 건 이때문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혹시 나온다고 해도 2030년대나 가능할 거 같다. 조지 밀러가 1945년생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게 아슬아슬해진다.
3. 최근 몇 년 간 5월 - 벌써 너무 더운데? 습한데?, 6월 초 - 더워도 건조해서 나름 상쾌한데?, 6월 말 장마 패턴이 반복되었다. 5월이 더 더워졌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기억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약간 패턴이 바뀌었다. 5월 - 건조해서 나름 상쾌한데?, 6월 - 너무 더운데? 습한데?로 순서가 바뀌었다. 이런 상태에서 장마에 접어들 거 같은데 예년보다 며칠 일찍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장마가 다가오면서 레인 재킷 판매율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국내 장마는 폭우를 동반한 우기의 경향이 짙기 때문에 장마 기간에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건 위험한 짓이다. 그렇다면 왜 얇은 방풍, 방수 재킷이 팔릴까 하면 에어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라이트웨이트 방풍 재킷을 만드는 쪽도 아웃도어라는 기존 개념에 천착하는 것보다 실내 생활에 더욱 적합하게 디자인을 업데이트하는 게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