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8

혼돈, 감소, 대안

1. 가끔 어떻게야 자는거지 같은 류의 혼돈에 빠지는 일이 있다. 엄격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루틴 생활을 하기 때문에 딱히 큰 변화가 없는 데 문득 찾아온다. 대부분은 이유가 있는데 오후 늦게 이후 커피를 마셨다든가 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어제의 경우는 아무런 이유가 없이 말똥말똥한 새벽이 찾아왔다. 5시인가 6시인가 시간을 보고 살짝 잠들었다가 평소의 기상 시간인 7시 30분에 깨어났지만 커피를 내린 이후 다시 잠들어서 9시 쯤 집을 나섰다. 이럴 때 몸이 상당히 힘들다.


2. 티스토리에 기반해 패션붑을 운영하고 있는데 애드센스 수입이 80% 정도 감소했다. 1번과 마찬가지로 별 이유가 없다. 잠깐 찾아봤더니 비슷한 경우가 있고 정책의 변화 이런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다. 아무튼 큰 돈 벌고 있던 건 아니지만 의욕이 사라지는 건 사실이다. 지금까지 총 방문자가 450만 정도로 500만 채우지 못하는 게 약간 아쉽긴 하지만 슬슬 옮길 때가 된 거 같다. 패션은 지나가는 이야기라 기존 내용을 옮길 유인은 없는 거 같다. 옛 잡지가 쌓여있듯 티스토리에 남아있게 되는 거겠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긴 한데 옮기고 적응하고 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귀찮다.


3. 발가락 아픈 게 지간신경증이라고 부르는 거 같은데 유튜브에서 찾아보면 증상이 약간 다른 건가 싶기도 하다. 아무튼 족적근막염 류와 다르게 신경이 붓고 아프다는 건 저번 진료에서 확인을 했었다. 환자의 70, 80%가 여성이고 하이힐 같은 좁은 신발 때문이라는 데 맨날 운동화만 신는 데 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아픈 게 문제고 그래서 저녁에 밥 먹고 오래 걷기, 뛰기는 못하고 따릉이 말고는 대안이 없다. 수영도 괜찮을 거 같은데 마땅한 수영장이 없다. 따릉이의 문제는 다음 주 내내 장마가 오면 탈 수가 없다는 거다.


20240623

언덕, 포맷, 구독

1. 따릉이 1년 구독권을 끊어서 언덕 오르기를 하고 있다. 오래간 만에 해서 그런가 약간 어지러움... 


2. 넷플릭스도 구독을 했다. 일단 미스테리 수사단. 대탈출에서 썼던 기호와 방식을 응용한 추리 시리즈라 할 수 있는데 첫 시즌이라 그런지 멤버들이 전반적으로 좀 어색하고 몰입도가 낮은 편이다. 그동안 대탈출과 크라임씬, 여추반 등등 이미 여러 예능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럼에도 의욕이 넘치는 데 그래서 뭔가 어긋나 있는 분위기가 있다. 즉 예능과 롤플레잉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게다가 전체 4시간 남짓의 짧은 길이라 그것도 문제다. 근본적으로 대탈출과 포맷이 꽤 비슷한데 약간 더 긴 스토리 정도라 이게 왜 따로 있어야 했던 걸까를 잘 모르겠다. 대탈출의 대형 버전이라면 조금 더 스케일이 커야 와닿지 않았을까. 


3. 피곤하고 더운 주말을 맞이해 오펜하이머를 보고, 삼체도 보기 시작했고 나스카 풀 스피드도 슬쩍 발을 담궜다. 하지만 이번 달 보고 나면 구독을 끊을 거 같다.


4. 러브버그랑 모기가 너무 많다. 


5. 북한이 계속 오물 폭탄을 보내고 있다.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인간이란 결국 저 모양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전쟁이라 건 아마도 근본적으로 그런 것일 거다. 비겁하고 지저분하고 넌더리가 나고 모욕적이고 한심하다는 점에서 본능적이고 감정적이다. 

20240621

불볕, 정체, 고립

1. 불볕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의 여름 더위는 불볕 더위가 지속되다가 장마, 그리고 이후 찜통 더위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앞은 건식 사우나, 뒤는 습식 사우나. 온도보다 습도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불볕 더위는 그늘에만 있으면 그래도 괜찮아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불볕 더위는 좀 너무 심하다. 6월 불볕 더위가 35도 씩이나 찍어버리니 지금까지와는 추세가 좀 다르고 그늘에 있어도 햇빛 받는 쪽의 열기가 전해져 온다. 남쪽 지방에 장마 비가 많이 내린다는 데 그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올해 찜통 더위도 지금까지와는 추세가 좀 다르겠지. 우울하다.

2. 이런 와중에 아산에 다녀왔다. 헷갈렸는데 천안시가 있고 아산시가 있다. 이 둘은 약간 스무스하게 연결되어 있다. 온양은 아산의 일부다. 한때 나뉘어져 있던 흔적이 남아있는데 예를 들어 지하철 아산역은 천안아산KTX와 같은 자리다. 온양은 온천동이라는 이름으로 아산시에 흡수되어 있다. 아산 터미널은 몇 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산 배방, 아산 온양 이런 식이다. 

3. 지하철도 가지만 고속 버스를 타면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갈 때는 그려려니 싶은데 올 때 보니까 천안에서 반포 IC까지 오는 시간과 반포 IC에서 고속터미널 들어가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리는 거 같다. 서울 진입이 너무 막힘. 고속도로에서 버스 터미널로 이어지는 전용 지하도 같은 게 있으면 좋지 않을까...

4.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논밭이 펼쳐진 허허벌판 위의 아파트를 봤다. 허허벌판 위에 별 이유 없어 보이는 고층 아파트 한두채, 크게는 단지는 예전에 봤을 때는 왜 저런 걸 짓지 했지만 보안, 가사 노동 감소, 냉방과 난방의 효율 등의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는 하다. 말하자면 우리식 능률주의와 효율주의의 결과물이다. 

아무튼 그렇게 본 아파트는 북천안자이포레스트라는 단지로 10동에 1348세대나 된다. 세대당 2명이 조금 넘는다고 가정하면 3000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나름 뜬금없어 보이는 지역에 모여살고 있다. 망향휴게소에서 가까운 곳이고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는 충청남도 119 특수대응단이라는 꽤 큰 규모의 시설이 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그냥 평지 위에 아파트들만 보인다. 바로 뒤에는 몇 개의 저수지가 있는 성거산이라는 산이 있고 캠핑장과 기업 연수원 같은 것도 있다. 저기서 살면 밤에 나가거나 들어오긴 어렵겠다 싶었지만 자세히 보고 있자니 저기서 살 수 있다면 한적함과 산책 코스, 적당히 고립되어 있지만 뒤로 연결되어 있는 성거읍 등 또 꽤 좋지 않을까 싶어졌다. 

다음 지도에서는 이렇게 보인다.



5. 유로 2024가 진행중이다. 이태리는 살면서 봤던 이태리 중 제일 못하는 거 같다. 공격, 미드, 수비 어디 하나 믿음직한 데가 없음. 다만 골키퍼가 굉장하다. 코파 아메리카도 시작되었다. 보기에는 이쪽이 시간이 더 좋긴 하다. 이쪽에서는 브라질 좀 좋아하는 데 이쪽도 올해는 불안불안하다는 듯.

20240617

파훼, 반복, 등록

1. 유로 2024가 시작되어서 보고 있다. 하지만 개최지가 독일이라 시간이 영 이상해서 많이 볼 수는 없고 일단 저녁 10시에 하는 경기 좀 챙겨보고 주말에는 이태리 새벽 경기를 하나 봤다. 나머지는 하이라이트. 

우승 후보급 국가 중 프랑스랑 포르투갈이 아직 경기를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지금까지 보면 딱히 대단히 인상적인 팀은 없는 거 같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운영 방식이 크게 다를 게 없고 후방에서 패스하면서 상대팀 유인하고 그러다 생긴 공간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식이다. 예전에는 뭔가 나라마다 개성이 강했는데 승률 높은 방식이 이미 나와있지만 상대가 후방 패스를 주고 받을 때의 파훼법, 공간을 만들지 않으면서 그걸 분쇄하는 방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 같다. 다들 유럽 국가고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중심이다 보니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런 상태에서 각 나라마다 포지션 별로 좀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그걸 중심으로 팀이 돌아가고 결국 각 팀의 개성이란 이 정도 차이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뭔가 좀 재미가 없음. 강력한 수비 능력을 가진 최전방 라인이 구성되거나, 지금 방식에 대한 완전한 분쇄 방식이 나와야 변화가 생길 거 같다.

2. 오후 3시, 4시 쯤부터 두통이 생기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반복되는 걸 보면 커피나 먼지, 더위 등이 문제일 거 같은 데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서 해결법이 없다. 

3. 상당히 덥다. 하지만 며칠 째 바람이 꽤 불고 해가 넘어가면 뭔가 하기엔 덥고 짜증나지만, 멍하니 가만히 있기엔 꽤 좋은 날씨다. 다만 모기가 많다. 이번 주에 3일 정도 돌아다닐 일이 꽤 있어서 약간 걱정이다.

4. 더워서 그런가 짜증도 많이 난다. 그냥 가만히 있어서 신경질이 남.

5. 동네 헬스장이 다시 문을 연다. 다시 등록할까 고민 중.

6. 살다보니 제시 린가드가 FC서울 주장으로 뛰는 것도 보고(FC서울은 여전히 못함) 역시 물리의 법칙 바깥 세상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무슨 일이 닥쳐도 그렇구나 하는 유연성 만이 필요할 뿐. 내일 아침에 핵전쟁이 나서 다 죽을 수도 있고, 외계인이 쳐들어와서 남은 삶을 지하 동굴에서 보낼 수도 있고.

20240613

부분, 불편, 기약

1. 울산에 다녀왔다. 비슷한 느낌의 포항, 거제는 살짝이라도 들른 적이 있는데 울산은 처음이었다. 아주 짧은 기간 있었지만 나름 인상적인 부분들이 있다. 

이번 울산 체험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울산역, 삼산동, 동구. 이 세 구역은 대중교통으로 1시간 정도 간격으로 떨어져 있고 비연속적이다. 즉 울산역에서 삼산동으로 가는 동안 뭔가 도시가 끊긴 듯한 지역을 거친 다음 약간 다른 타입의 도심으로 들어선다. 동구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 추측건대 각자 발전하던 지역들이 모종의 이유로 합쳐진 게 아닐까 싶다.

일단 울산역은 처음에 지도에서 볼 때 아니 왜 여기에 KTX 역이? 싶은 곳에 있다. 머리 속의 울산이 아니라 울진에 있기 때문이다. 울산 주민들에게 불편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예상을 깨고 이용객 수가 꽤 많다고 한다. 그래도 울산 본진에서 가까운 태화강 역도 조만간 KTX가 들어선다고 하니 그러면 훨씬 편해질 거 같다. 태화강 역은 청량리 - 부전 열차의 고속철도화 연장선 상에 놓여있다. 아무튼 이 지역은 산넘어 산, 산, 산이다. 첩첩산중으로 가까이에 신불산과 가지산이 있다. 양산까지 이어지는 태백산맥 줄기의 끝부분 정도인 거 같은데 그래서 날씨도 변화무쌍하다. 전국이 다 더웠는데 울산역에 내렸을 때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딱 봐도 소나기인 거 같았지만 너무 내렸는데 다행히 잘 피해서 우산을 구입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다.

삼산동 구역은 번화가 인 거 같다. 백화점이 현대, 롯데 두 개나 있으면 평범한 지역이라 할 수 없다. 아무튼 이 부분에서 특이점은 도심 가운데 거대한 관람차. 뜬금없이 있어서 저건 뭔가 했다. 그에 이어지는 다른 특징은 여기는 평지다. 이 지역 울산 전체가 다 평지인 거 같다. 사거리를 건너다 보면 도로가 일자로 끝도 없이 보인다. 주변을 둘러봐도 산 같은 건 보이지 않음. 지평선 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 언덕 굴곡이 있긴 하지만 사방이 일자로 길게 뚫려있는 풍경이 보이는 게 상당히 낯설었다. 이 두 가지 특징이 결합하면 관람차를 타면 꽤 전망이 좋을 거 같긴 했다. 

그리고 동구. 삼산동에서 태화강을 지나 또 미지의 숲 지역을 지나다 보면 현대 자동차, 현대 중공업이 줄줄줄 나온다. 그리고 그에 연결된 거대 항구와 함께 동구가 나온다. 울산역와 비슷하게 여기는 왜 울산?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마도 현대 공장과의 연결선상에서 그리 된 게 아닐까 싶다. 동구 자체는 구시가지 느낌이 있는데 지도를 보니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현대백화점도 있고 그렇다. 아무래도 울산이라 현대백화점이 더 쉽게 들어서는 건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백화점이 있는 지역이다. 여기서 좀 더 동쪽으로 가면 대왕암도 있고 해수욕장도 있고 그런 구역이지만 동구에서 다시 삼산동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에 관광지는 전혀 보지 못했다.

뭔가 도시의 세 섹터가 매우 다른 느낌이다. 이외에 전반적인 인상으로 일단 거리 쓰레기통이 없다. 한 번도 못 본 거 같은데 찾아보니까 실제로 51개인가 있다고 한다. 어디 한데 모여있는 건가... 그리고 대중 교통이 상당히 와일드하게 달린다. 아무래도 좀 먼 거리를 가서 그런건가 싶다. 딱히 불친절까지는 모르겠지만 좀 무섭게 달림. 버스 정류장 안내는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데 다음 정류장 이름이 화면에 나오지 않을 때가 있고 + 버스 안내 목소리가 잘 안들린다. 

원래 지방도시에 가면 꼭 지역의 오래된 떡볶이집을 찾아 먹어보는데 이번에는 그럴 시간까진 없었다. 아쉽지만 언젠가 다음 기회를 기약해 본다.



20240611

단점, 구출, 맥락

1. 여고추리반 시즌 3가 끝이 났다. 이번 시즌은 여추반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모든 시리즈가 장점만 있을 수는 없으니 그건 그렇다쳐도 그 단점을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이번 시즌 자체의 문제 등이 좀 있는 거 같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여추반 멤버들이 너무 바빠서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는 거에 있긴 하다. 하지만 이건 지난 시즌에도 반복되어 있는 문제이긴 한데 이번 시즌은 유난히 군더더기가 많고 그래서 짧게 느껴진다.

일단 장점은 사건의 현실성. 여추반에는 아무튼 귀신도 좀비도 나오지 않는다. 당장 나올 듯한 분위기가 꾸준히 흐르지만 결국은 인간사(약간은 과장된 과학 기술이 있긴 하지만)로 설명이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초반부에 학생들의 메타 버스 - 도박 중독 - 돈 빌림 - 갚아라가 꽤 설득력있게 보여진다. 여기서 돈 빌림을 통해 돈을 이익을 얻는 쪽 = 최종 빌런이 약간 허술할 뿐이다.

이번 시즌의 경우 단점은 npc에 있다. 최종 빌런에 소속된 몇몇을 제외한 나머지 npc는 모두 내가 나쁜 놈이게 아니게를 계속 암시만 해서 여추반 멤버, 시청자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할 뿐이다. 중간에 세미가 멤버들을 구출할 때 장면이 드라마틱했던 이유는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여러가지 모호한 상황 속에서 갑자기 커다랗고 명쾌한 이야기 하나가 스토리 속으로 빨려들어왔고 거기에 npc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거 만한 장면이 더 이상은 없었다. 

특히 선생님들 중 김유정, 기봉권, 김산문의 역할이 지나치게 모호하다. 현실감이 꽤 있어서 초반 몰입에 도움이 되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역할은 없는데 그냥 치워버릴 수는 없으니 그저 주변을 멤돌게 된다. 차라리 사건을 캐고 있던 김유정의 역할을 확대해 여추반을 만나 결정적인 역할을 함께 한다든가, 김산문에게 후반부까지 이어질 충실한 역할이 주어졌다면 스토리 전개가 훨씬 보기 좋았을 거 같다.

그리고 박지윤의 브리핑. 이 시리즈를 계속 보는 가장 큰 이유가 박지윤이라고 할 수 있고 역시 잘 하긴 한다. 하지만 시즌 1 때 박지윤의 브리핑이 빛이 났던 이유는 위기 돌파를 위해 임기응변으로 만들어 낸 게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시그니처처럼 이후 시리즈에서 써먹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걸 메인 해결 방식으로 사용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가 있다. 구출이 돋보이고 긴박하게 보여야 하는데 브리핑이 계속 리듬을 끊는 역할만 한다.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기 전 사건을 명료하게 하고, 선과 악을 나누고, 모르던 npc가 깨닫게 하는 정도로 사용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아무튼 이번 시즌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 구영선 가면이 약간 맥락없이 등장하기는 했는데 아무튼 이 시리즈의 최후 빌런으로 낙점이 되어 있는 거 같다. 부디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길.

20240610

언덕, 파편, 변경

1. 달리기는 발이 아파서 못하겠다. 따릉이를 이용해 언덕 달리기를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케틀벨을 하나 살까 하는데 괜한 짓일까 약간 고민이 있다.


2. 퓨리오사를 봤다. 정확한 제목은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 매드 맥스라는 본판 프랜차이즈의 제목이 뒤로 밀려나 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의미일 거다. 아무튼 퓨리오사는 일종의 후천적 장애인이고, 일종의 사이보그 인간이고, 노예 출신이고, 속죄와 구원을 위해 싸운다. 구원은 지나치게 웅장해 보이는 테마일 수도 있지만 아주 작은 동기만 가지고도 커다란 파편이 되는 막장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라면 다들 별의 별 이유들을 다 가지고 있는 법이고 퓨리오사도 그 속에서 생존에 성공한 광인이라는 기본 설정을 염두에 두면 딱히 특이하게 보이진 않는다. 상식의 범주가 매우 다르다.  

그런데 퓨리오사에는 몇 가지 설정 변경이 있다. 스포가 있으니 볼 사람은 참고. 

기존 스토리에서 엄마와 퓨리오사가 임모탈에 의해 납치되었고, 엄마는 여기서 죽고, 팔도 여기서 잘리고, 브리더가 되었다가 불임 때문에 쫓겨나고 등등이 있었는데 디멘투스라는 바이크 갱단이 스토리 중간에 끼면서 퓨리오사가 말 안듣고 딴 짓 하다가 납치되고 - 이걸 보면 이 세계관 속에서 어차피 납치되고 기구한 삶을 살게 될 운명이었다 - 엄마는 구출하러 왔다가 죽고, 여차저차하다가 시타델의 사령관이 되고, 잭이라는 스승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그도 죽고, 복수의 염원이 쌓이고 디멘투스를 향한다. 

퓨리오사가 분노의 도로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정당성이 강화되었는데 대신 복수의 염원이 지나치게 커져서 구원의 의미가 축소된다. 또한 이유야 어쨌든 디멘투스, 임모탈, 잭 등이 적재적소에서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일종의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건 맥스로 이어진다. 물론 여기서의 생명 연장이나 도움은 꿈도 희망도 없는 저 세계 속에서 비루하기 그지 없지만 어쨌든 죽으면 소용없는 법이다. 개인사가 조금 강조되면서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장면과 잭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은 약간 신파적이 된다.

물론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퓨리오사도 시타델의 사령관이 되기까지 이상한 짓을 수도 없이 했을테고 그게 속죄와 구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면 매드 맥스의 세계와 더 어울리기는 할 지 언정 분노의 도로의 해체과정이 될테니 문제가 생긴다.

이외에 아쉬운 부분이 몇 있는데 우선 분노의 도로와 너무 이어지는 스토리라 화면에 나오는 사람들 중 누가 승리자고 다음 이야기에 나오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확인의 과정이 된다. 

그리고 매드 맥스 1, 2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하고 마치 서부극의 사막 위 말 싸움을 자동차 추격신으로 컨버전한 건조한 배경 속 미친 자들의 격투를 새롭게 보여줬고, 분노의 도로는 트럭의 질주와 기타 헤비 메탈, 크롬 락카를 뿌려대는 워보이와 카고 컬트 등 대체 이게 뭔가 싶은 모습을 새롭게 보여줬다. 퓨리오사는 시끄러운 헤비 메탈을 둥둥거리는 바이크, 트럭 엔진 소리와 사막의 고요함의 대비 정도로 전환했지만 광란의 분위기를 디멘투스의 광기로 커버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어차피 듄처럼 될 수 없다면 다른 수단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튼 이 영화는 좋은 평가에도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는 거 같다. 물론 분노의 도로도 성적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고 후시장을 통해서 겨우 본전치기를 했다. 2015년 영화의 후속작이 2024년에 나온 건 이때문인데 지금 분위기로는 혹시 나온다고 해도 2030년대나 가능할 거 같다. 조지 밀러가 1945년생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게 아슬아슬해진다. 


3. 최근 몇 년 간 5월 - 벌써 너무 더운데? 습한데?, 6월 초 - 더워도 건조해서 나름 상쾌한데?, 6월 말 장마 패턴이 반복되었다. 5월이 더 더워졌구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기억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약간 패턴이 바뀌었다. 5월 - 건조해서 나름 상쾌한데?, 6월 - 너무 더운데? 습한데?로 순서가 바뀌었다. 이런 상태에서 장마에 접어들 거 같은데 예년보다 며칠 일찍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장마가 다가오면서 레인 재킷 판매율이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국내 장마는 폭우를 동반한 우기의 경향이 짙기 때문에 장마 기간에 아웃도어 활동을 하는 건 위험한 짓이다. 그렇다면 왜 얇은 방풍, 방수 재킷이 팔릴까 하면 에어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라이트웨이트 방풍 재킷을 만드는 쪽도 아웃도어라는 기존 개념에 천착하는 것보다 실내 생활에 더욱 적합하게 디자인을 업데이트하는 게 좋지 않을까. 

20240603

습기, 계산, 구축

1. 5월 말, 6월 초 건조하고 바람불고 햇빛은 따스하고 일년 중 가장 좋은 날씨가 지나가는 시즌이다. 이와 비슷한 게 8월 말 처서 이후 폭염과 습기가 빠지면서 세상이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시즌이 있다. 아무튼 날씨를 즐깁시다. 장마 곧 오고 그러면 이 좋은 시절도 바로 끝.


2. 제임스웹이 관측된 가장 먼 은하를 발견했다. 빅뱅 후 2억 9천만 년 정도 즈음에 생성되었고 크기는 1600광년에 걸쳐있다고 한다. 뭔가... 137억년 우주 나이 중 3억년 즈음 나왔다는 건데... 계산이 잘못된 게 아닐까.


3. 프로야구는 흥미를 잃었다. 프로축구는 그보다는 좀 낫긴 한데 서울 너무 못한다. 유로 2024는 보게 될 거 같다. 하지만 시차로 롤랑 가로스를 못보는 걸 보면 독일에서 열리는 축구 대회도 비슷하게 흘러갈 듯.


4. 여고추리반은 이번 주에 끝이 난다. 대탈출이 방탈출 퀴즈라면 여고추리반은 어드벤처 RPG 게임에 가깝다. 공간이 약간 더 넓고 스토리가 약간 더 길다. 대탈출에서 긴 호흡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려다 실패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대탈출은 서로 다른 에피소드들이 세계관을 공유하는 식으로 월드를 만들었다. 아무튼 RPG이기 때문에 아이템 획득 - NPC에게 가져다주면 해결, 다음 퀘스트로 이런 식의 진행을 보인다. 게임에서처럼 이게 순서는 약간 뒤죽박죽이다. 플레이어가 어딜 먼저 볼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이 진행되어가며 스토리 위에 얹혀가게 된다. 사실 플레이어가 어디로 튈 지 모르니 준비에 공은 많이 들면서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는 방식이다. 게임보다 세계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멤버들이 아이고 모르겠다 근처에 있는 홍북읍 가서 놀자 하면 막을 방법이 별로 없다. 대탈출처럼 갇혀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근본적인 차이가 서로 다른 재미를 만들어 낸다.


5. 피곤함의 원인은 운동 부족인가 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운동을 하면 해결이 될까?


절차, 평화, 부활

1. 국회 경고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는 게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는 생각이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심지어 이게 국힘의 대통령 옹호, 탄핵 반대 논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아무튼 국회 표결에서 204표가 나와서 탄핵이 의결되었고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