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7

아이들, 블루스

1. 요새 가장 관심이 많은 그룹은 (여자)아이들이다. 그룹 이름도 여전히 적응이 안되고, 검색도 정말 어렵고, 특히 괄호속 "여자"가 그룹 이름을 이야기할 땐 발음하지 않는 묵음이라는 일종의 룰은 이해하기가 어렵고, 영어 이름인 (G)I-DLE은 괴상하기 그지 없는 케이팝 그룹 이름의 세계 안에서도 매우 특이한 자리를 점유하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니 이 그룹 런칭을 보게 된 건 물론 전소연 때문이다.프로듀스 101 시즌 1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몇 가지 기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슬쩍 본 몇 가지 장면도 도저히 볼 수가 없는 방송이라 안 봤지만 나오는 노래들은 챙겨 들었는데 여전히 그 방송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화려강산의 Don't Matter라고 생각하고 그 곡의 주인공은 소연이었다. 그리고 한 명 더 뽑자면 권은빈(현 CLC... 큐브의 사람들...).

이후 언프리티를 거치고(이거에 가장 놀랐다) 솔로곡이 나오는 걸 보면서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들 티저가 나오는 걸 보면서 아, 이거 뭔가 좋은 게 나오는 건가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데뷔하는 걸 보고 관심이 가게 된 건 우기. 실로 밝고 아이도루 그 자체인 분. 그 다음엔 댄스 프랙티스 영상을 보고난 후 수진.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민니. 이 분의 목소리가 새삼 좋아져서 수록곡 들을 때 신경을 써서 들어보고 있다. 저 목소리에 잘 맞는 곡을 만나면 정말 멋진 솔로곡이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슈화, 미연도 거치게 되겠지.

2. 저번 글은 에핑, 이번 글은 아이들인데 사실 최근에 집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블루스 컴필레이션이다. 블루스는 멋진 거 같긴 한데 기본적으로 졸리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왔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주 예전에 그래도 좀 들어봐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비비킹의 더 스릴 이즈 곤 씨디를 구입했는데 정말 듣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도 꽤 많은 곡을 들었고 다큐멘터리도 몇 편이나 봤지만 기본적으로 듣는 음악이라기 보다는 머리 속에 아카이빙하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예컨대 들어놔야 하는 종류의 음악이다.

뭐 그렇게 살다가 얼마 전에 스벅 화장실에 갔는데 더 스릴 이즈 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벅은 좀 웃긴게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과 화장실에서 나오는 음악이 다르다. 처음에 기타 솔로가 막 들리는 데 비비킹인 거 같긴 한데 대체 무슨 곡이지 하고 있다가 조금 더 듣고 나서야 더 스릴 이즈 곤이라는 걸 눈치챘다. 졸리긴 해도 예전에 열심히 들은 거 같았지만 결국 난 이 곡을 잘 모르는 군... 아무튼 흘러나오는 곡을 듣다보니 기억과는 다르게 꽤 괜찮았다.

그래서 집에서 씨디를 찾았지만 나에게 씨디 플레이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귀찮아져서 유튜브에서 레전더리 블루스 컴필레이션 이런 걸로 검색해서 틀어놓고 있다. 물론 여전히 졸리긴 한데 그래도 그 특유의 분위기가 이제는 조금 와 닿는 거 같다. 늙은건가...라는 생각도 문득 들긴 했는데 아무튼 뭐 그렇다는 이야기.

3. 다시 에핑. 컴백 티저에서 인스타로 다들 열심히 뭔가 하고 있는데 에핑 이번에 하는 방식도 재밌다.




20180625

도전을 응원한다

에핑이 컴백을 한다. 8년차. 큡에서 이들과 함께 나와 시작했던 최모씨(전 대표이사)는 지분을 다 팔아버리고 가버렸다. 큰 변화이긴 하지만 사실 이건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8년을 끌고 왔던 콘셉트, 캐릭터를 바꾸고 새로운 작곡가의 곡을 받아 새로운 감독과 뮤비를 찍었고 오랫동안 함께해 온 안무팀(디큐)도 바꿨다. 옷을 입는 방식도 화장을 하는 방식도 모두 바꿨다. 물론 회사 안에서 뭐라할 사람이 없는 단계로 성장하긴 했지만, 꽤 큰 팬덤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섰다. 역시 좋은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20180621

휴식의 방법

1. 어제 일을 하나 마무리하고 일단 쉬기로 결심을 했다. 여러가지가 겹쳐서 몇 주 째 생활 리듬이 약간 엉망이 되어 있었고 집안 일도 밀려 있었기 때문에 리셋이 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고 있는 일이 주는 압박이라는 게 물리적인 경우(시간)도 있지만 대부분은 끝내야 될 날까지 아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뭔가 완전 잘못 짚고 있는 건 아닐까 등등의 정신적인 경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의도적이지 않으면 휴식을 만들어 내기가 상당히 어렵고 그 휴식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거나 혹은 역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헤헤호호 웃고 떠들거나의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만들어 내기가 어렵고 결국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황을 의식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하지만 이게 쉽지가 않다.

아무튼 그러고 나서 구경 겸해서(여기서 이미 틀렸다) 명동을 갔으나 너무 더웠고 주초에 연락이 왔지만 볼 수가 없었던 후배놈을 만나 밥을 먹고 집에 들어왔다. 그러고 예능 몇 편을 보고나서 잠을 쿨쿨 자고 10시에 일어나 세탁기를 돌리고,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고, 밥을 챙겨 먹고 났더니 할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다보니 해야할 일들이 생각나고 물리적인 압박이 생각나고(마감 기간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가늠) 그래도 쉬어야 하는데라는 생각 등등을 하다가 결국 짐 챙겨서 도서관에 나왔다.

휴식을 할 줄 몰라! 휴가도 반납하고 회사에 왔다는 고도 성장기 일에 미친 직장인인가! 이래서 다 버려두고 어디 멀리 가야 하는 건가! 아무튼 일하는 게 제일 재밌고 좋긴 하다! 돈이 안되서 먹고 살 수가 없는 게 문제지! 그게 너무 결정적이잖아 -_-

비슷한 방식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과 2주에 한 번 정도 휴식 모임 같은 걸 만들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는데 비슷한 휴식이 필요한 사람 중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2. 블핑의 뚜두뚜두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듣다 보면 이분들 왜 이렇게 열심히 부르는 거지...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데(상당히 높은 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약간 소리를 지르듯 노래를 부르는 곡이라 그러는 거 같다) 아무튼 크게 들을 수록 더욱 좋다. 청소할 때 특히 좋다.


3. 어제 밤에 본 예능 방송은 놀라운 토요일 저번 주,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마지막 회, 뮤직 뱅크 저번 주, 비행 소녀 저번 주 방영 분. 그리고 브이 라이브에서 하고 있는 개가수 프로듀서(송은이, 정형돈이 프로듀서가 되어 신곡을 발매하는 프로젝트 방송이다). 두니아 2회를 시도해 봤지만 실패했다. 이런 건 도무지 볼 수가 없다.

20180616

월드컵, 방송, 극장, 괴나리

1. 어렸을 적에 방에 흑백 티브이가 하나 있었다. 다이얼을 뱅뱅 돌리는 정말 옛날 "테레비"였는데 그걸로 참 많은 방송을 열심히 봤다. 아무튼 그러다가 월드컵을 처음으로 봤었다. 북유럽 팀들이 나오는 경기였는데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입장에서도 정말 흥미진진했다. 커다란 사람들이 정말 빠른 속도로 90분 내내 마구 뛰어다니다가 틈만 나면 슛을 쏴댄다.

세상에 저런 게 있구나... 하면서 월드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일 월드컵 때 나름 피크에 도달했고 프리미어 리그를 챙겨보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스포츠 관람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되면서 모든 게 다 멀어졌지만 그래도 월드컵에서 주요국 경기 정도는 챙겨봤었다. 하지만 아까 집에 오다가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었는데 아르헨티나 대 아이슬란드인가 뭐 그런 나라의 경기를 하고 있었다. 문득 이번 월드컵에는 전혀 일절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 다시 돌아가지 않을 세계인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음.

2. 그런가 하면 어제 밤에 집에 돌아와 일을 하다가 프듀48을 한다길래 틀어놨다. 프듀는 이번에 처음 봤다. 설마 2시간이 넘게 할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굉장한 방송이긴 한 거 같다. 그 직설적인 편집과 스토리 라인은 요새 세상은 저렇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무튼 1회 봤으니 역시 그만 봐야지...

3. 문득 생각을 해보면 프듀48로 인해 미야와키 사쿠라나 마츠이 쥬리나 같은 분은 한국 그룹으로 데뷔를 할지 모른다. 쥬리나는 모르겠지만 별 일 없다면 사쿠라는 일단 확실할 거 같기는 한데(그룹송 센터 불멸) 아무튼 그외에도 몇 명 가능할 수 있다.

예컨대 사쿠라가 데뷔를 하게 되고 이 방송이 기존 프듀 만큼 잘 풀린다면 음방은 물론이고 아는 형님도 나오고 해피투게더도 나오고 그러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찾아보니 사쿠라는 98년생, 쥬리나는 97년생이다. 10년 막 이렇게 활동 했다던데 엄청 어릴 때 데뷔한다는 게 실감이 나는군. 어쨌든 이 정도 나이면 지금 데뷔해 활동을 시작하는 게 딱히 어색할 건 없다.

정말 인생사 어디로 흘러갈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언제든 넓게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살아가는 게.

4. 강연을 하나 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주워 담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사고를 쉽게 마비시키는 거 같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데 말야.

5. 며칠 전에 극장에서 영화를 하나 봤는데 아침 기상 - 버스를 타고 극장 - 앞 지하철 역에서 학교 루트가 꽤 괜찮은 거 같다. 종종 봐야겠다.

6. 시험 시즌이라 노트북을 괴나리 봇짐에 담아 장돌뱅이, 보부상, 메뚜기, 어중이 떠중이를 하고 있다. 적이 없다는 건 이렇게 몸을 힘들게 하고 집중을 방해한다. 10분 앉으면 10분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불안함이 1분의 일도 못하게 만든다. 불안은 역시 영혼을 잠식한다. 그래도 물리적 극복이 안되는 건 정신적 극복을 해야 하는 게 맞다.

20180614

번잡과 피곤의 나날

지난 주, 이번 주, 다음 주는 요 몇 년 간 중 가장 번잡하다. 바쁘다는 말보다 번잡하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뭔가 써야 하고, 뭔가 읽어야 하고, 뭔가 들어야 하고, 뭔가 봐야 한다. 프린트를 하러 가고, 공적인 회의에도 참석하고, 강연도 한다. 어딘가를 가야 하고 거기에 집안의 일도 겹쳐 있다.

그런 와중에 요 몇 년 간 가장 비능률적이고 가장 피곤하다. 뭔가를 봐도 들어도 읽어도 그다지 솔깃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글을 다 써놓고 돌아보면 탐탁치 않고, 회의에서는 괜히 말했다 싶은 이야기를 입에 담는다. 심지어 트윗을 쓰고 나서 돌아보면 반드시 오자가 있다.

또한 아무리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심지어 계속 배가 우글우글거린다. 이건 변화 무쌍하고 기압과 습도가 심하게 오르내리는 날씨 탓일 수도 있다. 피곤이 잠 몇 시간 잔 정도로 사라지지 않고, 피곤이 쌓여 있으니 장기가 말을 잘 안듣고, 그게 뇌의 활동을 방해한다.

그리고 큰 뉴스들도 있었다. 북미 회담과 지방 선거가 있고 내일은 월드컵이 시작된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이야기를 한 게 내가 하는 일과 무슨 관계가 있으랴 싶지만 간간간접적 정도로 나마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아무튼 세상의 움직임을 보긴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런가 하면 몇 개의 좌초도 있었다. 시간을 투자한 프로젝트는 좌초되었고, 흥미를 끌었던 프로젝트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지 못한 거 같다. 기대를 했던 몇 가지 보상은 만족스럽지 않았고, 게다가 무소식인 것도 있다. 상당히 큰 실망을 했고 그런 것들이 마음 속을 괴롭힌다.

또 그런 와중에 새로운 옷이 입고 싶어져서 틈이 날 때마다 쇼핑 사이트를 뒤적거렸다. 할인 시즌이라는 것도 큰 이유다. 집착은 비교를 낳고, 비교는 시간을 잡아먹고, 잡아먹은 시간은 비능률과 탐탁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 모든 것들이 빙빙 돌고 있는 2주차다. 이 번잡함을 부디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길.

20180613

그냥

1. 요새 비행소녀를 보고 있다. 김완선, 제아 등이 나오는 비혼 여성판 나혼자 산다라고 할 수 있는데 예은이 게스트로 나온다길래 우연히 봤다가 생각보다 재밌어서 계속 보고 있다. 근데 이 방송... 다 좋은데 뭔가 좀 어둡다. 인생에 어두운 면이 있는 거라지만 밝은 면을 조금 더 집중적으로 보여줘도 되지 않을까.

2. 아무튼 예은 새로 샀다는 집 상당히 멋지다. 이렇게 생기면 좋겠다...라고 꿈꾸던 게 거의 다 들어있어서 조금 놀랐다. 저런 집이 있구나...

3. 오션스 8를 봤다. CGV 상봉 처음 가봤는데 지하에 있는 극장인지 몰랐음.

4. 영화는 오션스 프랜차이즈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좀 있긴 하지만 조금 더 짜임새가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이 엄청난 멤버진으로 이 정도 만드는 건 약간 아까운 거 같다. 아무튼 다른 사람이야 뭐 그렇다 쳐도 결론적으로 앤 해서웨이가 더 좋아졌다.


20180611

그런게 세상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북미회담이 드디어 내일 시작이다. 트럼프,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있다. 뭐 지금까지와 거의 비슷한 내일이 이어질 수도 있고, 생각도 못하게 일이 잘 풀려 뭔가 진짜 평화 모드 같은 게 정착될 수도 있고, 일이 엄청 안 풀려 모레 전쟁이 날 수도 있겠지. 그런 게 세상사...

20180604

최근 보고 들은 몇 가지 음악과 방송

1. AOA의 이번 음반은 변화의 압력을 안팎에서,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엄청나게 받고 있는 상황에서 꽤 선방했다. 타이틀 뿐만 아니라 음반 자체가 고르게 AOA답다. 또한 초아라는 걸출한, 그리고 AOA 노래의 캐릭터를 거의 다 만들었던 사람의 공백을 잘 메꾼 거 같다. EXID도 그렇고 AOA도 그렇고 어떻게든 해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원래 구성대로 하면 더 좋겠고 캐릭터도 더 사는 건 물론이겠지만 세상엔 어쩔 수 없는 때라는 게 있는 법이고 그럴 때도 알아서 잘 헤쳐나아가야 한다.

2. 드림 캐쳐 노래들이 은근히 재밌다. 이달소 새 유닛 곡은 듣기가 좀 어렵다. 아무튼 이 두 그룹은 뭔가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경향은 이달소 쪽이 더 강하다.

사실 이번 이달소 뮤비를 보고 이게 대체 뭐지...하고 찾아본 결과 일종의 드라마, 애니메이션 시리즈 같은 걸 하고 있는 듯 하다. 특정 세계관이 있고, 그 안에서 스토리가 전개되고, 새 음반 뮤비 등으로 공식 설정이 새로 등장하면, 팬들은 꿰어 맞추고, 다음 화를 기다린다.

이건 인기가 많으면 증폭되는데 인기가 없으면 진입 장벽이 된다. 예전에도 몇 번 말했지만 세상에는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퀴즈가 있고, 별 생각이 없는 퀴즈가 있고, 퀴즈인지도 모르는 퀴즈가 있다. 과연 이달소가 잘 만들어 가려나...하는 점은 궁금하다.

3.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 1회를 봤는데 이건 여기서 한칸 더 나아갔다. 게임이 결합되어 있고 가상 현실이고 뭐고 하지만 결국은 일종의 예능국 제작 드라마이자 설정이 주어진 채 등장인물들이 풀어나가는 걸 보는 리얼리티다.

아무튼 새로운가 아닌가의 측면에서 보자면 분명 새롭다. 구성 방식이 상당히 새로워서 과연 콘트롤이 될까, 어떻게 될까 그런 게 궁금해졌다. 이 소위 언리얼 버라이어티는 문자투표 등도 결합되므로 일종의 게임이 된다. 이 역시 인기가 많으면 증폭되지만 인기가 없으면 거대한 진입 장벽이 된다.

지금까지는 꽤나 어색한데 루다의 "죽은건가?"하는 대사에 약간 꽃혔다... 사실 하일라이트 영상인가를 잠깐 보다가 그 장면 보고 전편을 보게 된 것...

4. (여자)아이들이 나오는 라디오 등 방송을 챙겨 듣고 있다. 몇 개 안되긴 하고 신인이라 매우 버벅대기 때문에 듣기가 좀 어렵긴 한데 소연의 곡 제작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일단 요약해 보면 그룹 이름 (여자)아이들, 타이틀 곡 라타타 모두 사내 투표로 결정 / 민니 파트는 민니의 목소리 톤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고 발음이 쉬운 가사로 구성을 했다 / 수진 파트 누가 뭐 겁나가 매우 중요하다 / 라타타 제목은 개콘에서 나왔다 / 미연의 보컬은 구수한 느낌이 있어서 그걸 살렸다 / 슈화의 날카로운 목소리를 라타타 반복에 써먹었다

소연이 의도한 것들은 정말 잘 살아난 거 같다. 확실히 실험은 거듭된 훈련에 따른 숙련과 여유 이후에 나오는 것. 단지 파트를 나눈다를 넘어서 있는 게 그룹 내 작곡의 이점인데 그게 매우 잘 살아난 케이스 같다.

5. 이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났는데 예능에 나온 개그맨들이 대체적으로 재미없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말이 나올 때, 이런 모습이 나올 때 -> 이런 말을 하면 웃기다를 상당히 반사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숙련은 됐지만 의미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즉 그건 말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감탄사와 비슷한 역할로 이미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말이므로 해석의 대상이다.

즉 프로 개그맨 본인이 방청객의 와하하~ 녹음과 비슷한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건데 방송 예능이 그런 아마츄어의 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돈 내고 공연장에 가거나 유튜브에서 찾아보거나 할 때나 쓸모있다.

아무튼 그런 게 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돈 주고 그 사람을 썼을텐데 그래가지고는 애초에 그 방송에는 미래가 없다. 가끔 다른 리액션을 보이는 사람을 보게 되는데 그건 역시 숙련과 의미의 숙고, 재해석의 결과다. 그런 사람을 눈여겨 보게 되는 건 당연하다. 아무튼 이러니까 재미없음의 수렁에서 좀처럼 나오질 못하는 게 아닐까.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