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30

밥, 자세, 제목, 날씨

1. 요새 밥을 먹을 때 핸드폰을 보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애쓰고 있다. 그 이유는 자세가 이상해지고 자꾸 무의식적으로 급하게 먹게 되기 때문이다. 밥에 집중하고, 몸을 바르게 하고, 속으로 몇 번 씹는 지 세고 있다... 20번은 넘으려고 한다. 그러고 앉아 있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면 뭔가 괴팍하고 이상한 아저씨가 된 거 같은 기분이 들긴 하는데 뭐 할 수 없지.

2. 책상에 앉아 있을 때와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의식적으로 잘 앉아 있으려고 생각은 하는데 잘 안되는 게 카페 같은 데서 누군가 만났을 때나 누군가와 밥을 먹을 때다. 드문 일이긴 하지만 제대로 앉아야지라는 생각을 자꾸 잊어버리고 구부정하고 삐뚤게 앉아있게 된다. 의식이 무의식이 되는 순간까지 화이튕...

3. 정기적인 칼럼을 쓰면서 원고를 받는 기자님이 어떤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제목을 보는 재미가 좀 있다. 지면과 인터넷 양쪽 제목이 조금 다르고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여튼 그걸 보면 내가 뭘 제대로 썼나 의도 전달에 실패했나 이런 걸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주 칼럼 제목은 "낙서를 할 시간"이라고 되어 있던데 이건 내가 뭔가 잘못 쓴 거다... 언제 쯤 능수능란하게 의도를 아래에 잘 깔 수 있을까. 역시 그날까지 화이튕...

4. 날이 매우 춥다. 그냥 긴팔 셔츠 가지고도 밤에 집에 갈 땐 좀 힘들다. 그래서 어제, 오늘은 점퍼를 입고 나왔다. 하지만 이런 기후에 입을 만한 옷의 인벤토리가 극히 취약하고 대부분 아주 오래되었다. 아예 더 추워지든지, 다시 좀 따뜻해지든지 그래야 한다...

5. 가지고 있는 모든 옷을 활용하려고 하고 그렇지 못한 건 버리든지 누구 주든지 팔든지 한다. 전부 다 루틴을 돌리고 계절에 따라 돌아가면서 입는다. 물론 그렇게 해도 한계가 있어서 몇 개는 악성 재고 상태로 머물러 있긴 하다... 이랬더니 문제가 좀 있는게

- 레트로가 유행이기도 하고 옛날 스포츠 점퍼 같은 거 입어보고 싶기도 한데 이미 다 버렸다. 가지고 있는 옷이 다 현역이고 아카이빙의 기능 따위 전혀 없다.

- 요즘 같은 환절기 아우터의 경우 한 겨울에 이너로도 활용할 수 있는 걸 주로 장만했더니 4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뭔가 애매해졌다.

- 청자켓은 코트 안에 입을 겨울용 라이너로 은근히 좋다. 어지간한 플리스보다 더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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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음색,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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