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9

11월 둘째 주

1. 아침부터 무척 우울한 이야기를 듣고 / 비관적 예상이 현실이 되었다는 걸 깨닫고 / 예정된 장소에 도착했지만 늦은 바람에 일정은 끝이 나 있었고 / 어기적 거리다 편의점 밥을 먹고 / 지하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쉬지도 않고 코를 파고 / 향수를 뿌렸는데 몸에서 땀냄새가 올라오는 하루였다. 저녁에는 약간 안정이 되었지만 너무 졸려서 일은 많이 못했고 / 아래에서는 길거리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어떤 아저씨가 사방팔방에 계속 시비를 거는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밤에 문어와 게를 먹으면서 약간 위로를 받았지만 집에 오는 버스에서 멀미가 났다.

이렇게 11월의 두번째 토요일이 지나간다. 10월, 11월은 이런 저런 일들이 너무 안 풀린다. 이 일을 대체 어떻게 한다냐...

2. 우리나라에서 계약이 현대적은 커녕 근대적으로 실현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렇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현상이다. 실제적으로 아마도 기준이 될 나라가 맺는 계약부터 그렇지가 못하고 눈이 잘 닿지 않는 작은 기업이나 개인 간의 계약은 말도 못한다. 을의 입장에서 한 두번만 도급 계약을 체결해 보면 이게 정말 골치아픈 상태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쨌든 여기다 대고 창피한 줄 왜 모를까 같은 의문은 전혀 효용도 없고, 실제적으로도 모르는 게 분명하고, 아마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알려줘도 득이 전혀 없으니 한 귀로 흘려버릴 게 분명하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강력한 입법 밖에 없다. 창피를 주는 것도 소용없고 죄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냥 금전적으로 망하게만 하면 성공이다. 무지가 죄를 없애지 못한다는 규범을 가지고 지가 알든 모르든 처벌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훌륭한 입법 기관을 구성해 내야 하는데 이 방법은 역시 선거 뿐이다. 빙 도는 거 같아도 그게 구성원리니 그런 건 할 수 없다.

3. 청계천의 거대한 인파에 매우 놀랐다. 요 몇 년 따져보면 한 두달 빼고 매주 한 번 정도는 을지로와 근처 청계천을 어슬렁 거렸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봤다. 그 이유는 아마도 청계천의 등불 축제일텐데 뭐가 뭔지 대체 모르겠다.

4. 멀미가 안 가라앉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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