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쓸 거면 이걸 여기다 쓸 게 아닌데... 요새 사방이 뭔가 부담스럽고 모처에 글 쓴 게 짤리면서 상심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그냥 여기에다가.
비섹시 컨셉 걸그룹 라인이 밍스, 라붐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만들어지더니 이번에 러블리즈가 데뷔했다. 홀로 무주공산에서 독주를 해 오던 에핑 마켓에 라이벌들이 생겨났는데 게다가 컴백 시기가 엉켜서 바야흐로 스스로 존재 증명을 해 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어쩐지 마이마이 활동이 끝나고 난 후가 생각난다.
러블리즈 타이틀 곡의 인트로와 클라이막스는 좋은데 그 사이가 약간 안타깝다. 그 사이를 어떻게 끌고 가는지에서 보통 실력과 연륜이 나오는 듯 한데 그게 어렵기도 하고, 사실 신인 특유의 빛을 만들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 지금같은 컨셉에 능수능난하면 그것도 이상하다. 가만 보면 의외로 별 생각 안하고 만들어지지만 또 의외로 별 생각 다 하고 만들어지는 게 아이돌 상품이라 그 깊이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MV는 매우 특이할 정도로 멤버 개인컷이 없다. 신인 걸그룹이라면 여기에 누가 있단다를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마련인데 그쪽 길은 아예 생각도 안 한 거 같다. 그렇다고 뭐 이전에 없던 굉장한 걸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조금 잘 빠진 걸그룹 케이팝이다. (윤상 티가 많이 난다고들 하는데 사실 윤상 노래에 전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여튼 음반을 계속 듣고 있는데(데뷔가 정규 풀앨범이다!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인트로에서 캔디 젤리, 어제처럼 굿나잇, 이별 챕터로 흘러가는 감각은 아주 좋다. 그리고 나서 멤버 솔로를 모아 놓고 사이에 피처링 곡이 하나 껴 있는 것도 훌륭하다. 1번 트랙부터 쭉 들을 만 하다.
이런 그룹이 에핑의 팬덤을 갉아먹을 게 확실한데 그러므로 에핑의 향후 행보가 매우 궁금하다. 분명 튼튼해 졌긴 하지만 그렇다고 소시처럼 굳건하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 지금 정도의 템포(대략 10개월 정도에 하나씩 내는 거 같은데..)로는 택도 없을 듯 하다... 그리고 이번주 주아돌 게스트가 아니라니 이럴 수가... 뭔가 잘못됐어...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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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압박,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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