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0

10월 30일

추모를 놓고 트위터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처음엔 그냥 뭐 이런 일 자주있지 하면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가만히 보자니 재미있는 부분이 좀 있다. 우선 사람들은 주로 세 가지 부분에 버튼이 눌렸는데 아마도 ㅈㅇㅅ의 식이요법, ㄴㅈㅌ의 입, 또 ㄴㅈㅌ의 관성. 이외에도 몇 가지 있는데 그런 건 생략.

우선 앞의 둘이 반응이 가장 크긴 한데 이건 약간은 팬심 또는 사자에 대한 예의 등이 작용한 거라고 추측되고 그러므로 사실 맥락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이런 종류의 반응은 특히 자신들이 미리 상정해 놓은 게 있는 사람들의 경우 ㅈㅇㅅ과 ㄴㅈㅌ가 단어의 뉘앙스에 반영되면서 더욱 커졌을 뿐이다. 이 사실을 그냥 재확인한 거니 특별히 새로운 건 없다. 여기서 더 나아가 유교가 어쩌구 등으로 나간 경우도 있는데 이런 건 뭐 워낙에 특이한 케이스로 생각되고 딱히 언급할 만한 가치는 없는 듯.

문제는 마지막의 관성 혹은 세대 등등. 여기에 대한 반응은 숙고의 가치가 있다. 이게 누군가의 매우 미묘한 지점을 건든 건 틀림없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가정이 몇 가지 있긴 한데... 음. 길어.

20141029

약간 이상한 일

신해철 부고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갑자기 안부를 묻는 연락을 몇 번 받았다. 그 중 하나는 굉장히 오래간 만의 옛 친구다. 지금까지 살면서 신해철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거나, 팬임을 자청하거나, 혹은 그로부터 내가 연상이 될 만한 일은 하나도 한 게 없는 거 같은 데 약간 이상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얽힌 건 있어도 개인적으로 얽힌 건 전혀 없다. 뭐 겸사겸사 반갑기는 하지만 전 꽤나 건강합니다. 지금 감기에 걸려 있을 뿐 잔병은 거의 모르고 살아요. 자전거를 2주일에 백킬로씩 탄다고요. :^)

20141028

10월 마지막 주

1. 신해철이 어제 세상을 떠났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확실히 느껴지는 감정이 유채영이나 은비, 리세처럼 재능이 잔뜩 있는데 일찍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본 것과는 약간 다르다. 2014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고, 뭔가 많은 것들이 끝이났다. 내 프라이빗한 주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일은 특히나 복잡한 상념을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약간의 사족 : 사실 굉장한 사람이었던 건 분명하다. 특히 94년 넥스트 2집이 나왔을 때 그 열풍을 여전히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굉장히 더웠던 여름...

어쨌든 내 측면에서 보자면 음악적인 면에서는 대략 97년, 사회적인 발화의 측면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효용을 잃었고 거의 완전히 무의미해졌다. 그 이후부터는 그냥 어딘가 존재하는 유명한 사람이었을 뿐이고, 그의 작업들은 머리를 그냥 통과하였다. 즉 딱히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는 상태다. 물론 어디에선가 그는 계속 활발하게 활동했고, 그 모습이 뉴스로 들어 오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 정도다. 말하자면 옛 기억과 함께 묻혀져 있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 보자면 1968년에 태어난 사람이 이렇게 떠나간 것도 놀라운 일이고,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세대임에도 이렇게나 옛 기억에 함께 묻혀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그 만큼 막 덤비며 하고 싶은 말을 크게 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이 사회에 몇 없는데 이런 일로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는 것 역시 놀랍다. 그의 음악에 대한 기억은 그러므로 비록 생생하지만 하나같이 너무나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므로 어제 그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와 함께 옛 기억이 잠시 소환되었다. 옛 CD나 LP를 꺼낼 것도 없이 유튜브에 거의 모든 과거가 묻혀있다. 91년부터 94년, 그의 음악이 주변에서 계속 흘러나오던 때를 다시 돌아본다. 그리고 동시에 그 음악 곁에 있었던 그 시절도 함께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깨어나 옛 기억을 다시 밀어내고 지금으로 돌아온다. 별 게 없어도, 지난하기 그지 없어도, 괴롭기 그지 없어도 여튼 나는 혹시 잠깐이 될 지라도 지금을 살아야 하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최근에 마음이 심난해 지는 상황은 일이 잘 안될 때. 그리고 돈이 없을 때 또는 돈이 있는 데 만날 사람이 없을 때. 후자 둘은 교집합이 없고 그러므로 연속적이다. 결론은 인생은 고통.

3. 제주도에 다녀오고 싶다. 원래는 원고 끝나고 다녀오려고 했는데 지금 기분 같아선 당장이라도 가고 싶다. 특히 곧 겨울이 올 거 같기 때문에... 최소 3일인데 컴퓨터를 들고 다녀오면 속죄의 기분이 좀 들려나...

4. 지금은 끝낸 잠깐의 팬덤 생활 엿보기를 통해 꽤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그중 몇 가지는 경험해 보기 전에는 분명 어려운 종류다. 여튼 대충 그 정도로 정리했는데 이번 백예린 양 사건(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데 이벤트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을 통해 또 하나 알게 된 건 : 스타는 팬과 친목질을 하면 안된다. 처음에 이해가 잘 안됐지만(스타와 팬덤의 개인적 친목은 어쩌면 로망이 아닌가) 이걸 곰곰이 생각해 보면 스타와 팬덤 사이에 아주 미묘한 평등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5. ㅇㅂ와 ㄲㅅㅁ을 일종의 파시즘이라고 한다면 그 외 대다수 시민들은 세미한 형태의, 말하자면 적어도 죽음은 두려워하는 타입의 일방주의 노선을 선호한다. 다르다고 말들은 하지만 전체 프레임을 봤을 때 크게 다를 건 없다. 사회가 매우 빠르고 각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사회 문제에 해결에 관심이 없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단순한 형태의 역시 매우 빠르고 이해가 쉬운 해결책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봤을 때 거기에 이론적 틀을 제공하는 역할을 소위 '기성세대' 지식인들이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말하자면 잠깐이라도 안위할 만한 피난처 같은 것들이다. 18세기 말, 19세기 초에 마찬가지로 각박했던 노동자들과 농민들에게 파시즘이나 공산주의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었는지 기억해 볼 만한데 여기는 후자에 대한 반감 형성에 치중하느라 전자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했다. 파시즘하고는 약간 다르긴 해서 새로운 단어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지금 추세로 가다보면 자신들은 물론 크게 부정하겠지만 어쩌면 김문수나 이재오가 조금 빨랐을 뿐... 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도 같다.

20141024

10월 4째주

10월 네째 주다. 말하자면 올해 들어 가장 이벤트가 많은 한 주였다. 꽤 재미있었고, 꽤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꽤 많은 걸 먹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조바심과 우울함이 목요일에 한꺼번에 깔려 무척 가라앉았다. 주말에 회복할 수 있을까.

20141014

태도

내친 김에 간단히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지 일은 지가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정신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렇고(이에 비해 복권 당첨은 꽤 많은 걸 해결해 준다)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그렇다는 거다. 한국의 독립도 그렇고, 후세인의 폭정에 헤매고 있던 이라크도 그렇고, ISIS도 그렇고, 트위터에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지껄여대는 호모포빅이나 깨시민도 그렇다.

왜냐하면 해결의 과정이 없어가지고는 과정 중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어떻게 임시 봉편을 뒀다를 모르기 때문이다. 씌워놓은 체제란 보통 그렇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가 6년이 된 것, 자동차가 우측 통행을 하게 된 것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일제가, 미군정이 씌워놨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정했어라는 과정조차 없다.

물론 이건 원칙적인 이야기다. ISIS가 엄한 사람을 막 죽이고 있는데 니들이 해결해..라고 하고 있을 순 없다. 니들이 해결해야겠지만 일단 사람 죽이는 건 함께 막자..가 함께 '지구촌'에 사는 인간으로서 할 일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빈곤은 유럽 은행들의 이자 놀이에서 많은 부분이 비롯되었으므로 부채 탕감, 이자 탕감이 우선이다라고 해봤자 당장 죽어가는 사람들을 구하진 못한다. 게다가 에볼라까지 난리다.

당면한 문제를 처리하면 그 다음이 매우 미묘한데 - 사기꾼 꽃뱀이나 피라미드에 걸려든 친구를 빼내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소시도 못하는데 뭐 - 그런 건 일단 그때가서 생각할 문제다.

그리고 개인의 경우, 가르쳐서 알아먹을 거였으면 이미 깨닫고 있는 게 정상이다. 그러므로 계몽은 그다지 효용이 없다. 계몽이 쓸모있는 곳은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가 구체적으로 든 것도 아닌 상태다. 보통 19세 미만의 학생들, 제국의 괴물이 된 일제 시대 시골에 살던 일본의 농민들 같은 상태가 뭔가 새로운 걸 구체적으로 밀어넣기 딱 좋다. 그렇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그 과정을 지나면서도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1000명 쯤 말하면 3명 쯤(어디까지나 개념적인 숫자다) 알아듣고 변화하는 경우는 있다. 이 3명이 과연 왜 변화했느냐는 뒤로 하고(문득 4단 7정 같은 게 생각난다) 3명 변화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서 태도가 약간 갈리는 거 같다.

잘못 틀어박힌 생각을 고치거나, 모르던 걸 알아 가는 데는 무척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상시화시키는 건 더 어렵고 사실 완벽하게 완성도 되지 않는다. 굉장히 기본적인 것만 처리하면서 나아가도 성공이다. 하지만 특히 우리 사회처럼 잘 모른다는 사실에 거리낌이 없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노력하는 시간에 빈정거린다. 그나마 웃기지도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유머도 타고난 게 아니라면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타고났으면 거기서 그러고 있지도 않을테고.

뭐 여튼 그렇다.

요새 어딘가 너무 피곤하고 머리가 잘 안돌아간다. 이럴 때 약간 무서워서 두근두근거리는데 그러다가 뭔 재밌는 이야기 없나 주변을 둘러보지만 - 트위터의 호모포빅, 국감의 엄한 의원들 심지어 연예 게시판의 팬덤들(오늘 또 유난히 사건들이 많아서)이 써내려간 이상한 이야기를 너무 많으니 더 피곤해진다.

그리고 또 중간에 누가 불러내서 나갔다가 굉장히 피곤한 이야기를 잔뜩 들어서 더욱 그렇다. 하여간 디나이얼 게이들이 세상에서 제일 문제.

20141010

뭐래 2

1. 제목 귀찮다. 짜장면이 어제부터 먹고 싶다. 조금만 더 참으면 욕구가 사라지겠지. 승리하리라...

2. 크리스랑 루한 둘을 엮어 그룹를 만드는데 돈이 얼마나 들까? 둘을 묶어서 我回家了라는 제목으로 싱글을 내보고 싶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빅토리아와 구하라는 어떻게(혹은 왜) 그냥 있을까 궁금해진다. 정작 엄한 아이들은 다 뛰쳐 나가고.

4. 얼마 전 9월 11일에 트위터에 많은 이들이 자기가 2001년 9월 11일에 뭘 했는지, 그 이후로 뭐가 변화했는지 같은 이야기를 올린 적 있다. 그때 이후로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결론적으로 911이 내게서 뭔가 변화 시킨 건 아무 것도 없는 듯.

5. 얼마 전에 명동 롯데시네마 옆에도 매장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극장 만 있는 줄 알고 한번도 안 올라가 본 곳이라. 올라가보면 작은 공원도 하나 있고, 전경도 흔치않은 뷰라 재미있다.

뭐 전경이 궁금하시면 인스타그램(@macrostar)에 올려놨으니 참고하시고... 예전에 구름다리 끝 영플라자 자리에 식당인가 패스트푸드점인가가 있어서 명동에서 데모하던 걸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전경들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6. 이것도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야기이긴 한데... 얼마 전 TS님이 선물로 준 로스트캣이라는 소설을 다 읽었다. 침대 옆에 USB에 연결하는 작은 이케아 스탠드를 붙여 놨는데 그걸 붙여 놓을 때는 잠자기 전에 책 읽다 자야지... 했었다. 현실은 캔디 크러쉬 아니면 유튜브인데 여하튼 그걸 이용해 다 읽은 최초의 책이다. 밀도가 대단히 높다든가 하는 책은 아니어서 가능했는데 그림도 많고. 여튼 주인공은 정 많고 멍청하다.

우리집 강아지도 가출을 했었는데 그때 그 놈이 어디를 갔었는지 여전히 궁금하다. 아마 자기도 이미 잊어버렸겠지만.

20141008

뭐래

1. 자기가 읽고 싶은 걸 읽으려고 책을 보고, 듣고 싶은 걸 들을려고 토론을 듣는다. 영화나 음악도 마찬가지. 뭐 이거야 백번 양보해 그럴 수도 있지 싶은데 원하는 게 안나오면 화를 냄.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모르는 게 나와야 재밌지 않나? 왜 시간을 아는 걸 확인하는데 써.

2. 피케티를 읽어볼까 말까.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 거 같고 + 그럴 시간 있으면 차라리 자본론 2나 조장옥 거시경제학 같은 걸 한번 더 보는 게(2014년 판이 나왔더라고)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 +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게) 사회 통계학 책이 아닐까 싶고 + 이런 책을 코치가 없이 읽는 게 약간 탐탁치 않고 vs 요새 돌아가는 이야기를 좀 알아듣자면 보긴 봐야할 거 같은데 등등등.

3. 손가락하고 인터넷만 있으면 알 수 있는 걸 너 이거 모르지 하고 덧붙이는 건 무슨 심보야.

4. 지하철에서 책은 도저히 못 읽겠다. 1페이지 읽으면서도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음.

5. 아 투덜투덜. 가을이라 그래.

20141007

오지랖 포스팅

1. 며칠 전에 이런 저런 이야기하던 게 좀 생각나고 약간 '별 일'도 있었기에 오지랖. 

2. ㅈㅅㅋ 사건의 경우. 뭐 팬덤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약간 말년 병장 마인드랑 비슷한데 이대로 + 아무 일 없이 + 변화 싫어 + 제대할 때까지 그저 가만히. 그러므로 팬덤이 아닌 그냥 팬의 경우 그런 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1위를 만드는 건 또 팬덤이라 기획사는 약간이라도 신경 쓰겠지.

 1) 기본적으로 20살 넘은 사람의 선택은 : 아는 사람 혹은 응원의 마음이 간다 -> 잘해봐 / 모르는 사람 혹은 별 관심이 없다 -> 잊어버리면 된다. 그러므로 예컨대 연예 상담 같은 것도 상당히 쓸모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나는 데로 가... 알아서 책임지는 거지. 물론 그냥 상담이 아니라 실로 Help Me!의 경우가 있는데 그건 약간 다르다. 직간접 경험을 어떤 양분으로 삼을 것인가도 마찬가지.

 2) 사기꾼이란 건 언제 어디에나 있다. 옆에서 보면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지만(이해가 안 가는 순간부터 이미 이해의 방향과 길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기 당하고 있을 땐 자신도 잘 모른다) 괜히 당하는 건 아니다. 어떤 사람은 한짝에 1억원 되는 스피커를 취미로 사들이고 아끼며 사용한다. 그가 얻은 이득은 아주 약간 더 나은 음질과 마음에 드는 음색이겠지만 그런 건 타인은 알기 어렵다. 저런 류의 사기극은... 말하자면 순간의 실수로 물컵을 넘어뜨려 스피커가 나가 버린 것과 구조상 크게 다를 건 없다. 

3) 하지만 이게 아주 친한 사람이라면(그런 게 존재한다면) 이야기가 약간 다를 수 있는데 그래도 사실 별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가 길을 돌려놓는데 성공했을 때 그게 과연 옳은 길인가도 생각해 볼 문제다. 그렇지만 ㅈㅅㅋ의 경우엔 많이 다른데.. 그분이 걱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가 우선 문제고 그 다음 오지랖은 국시라는 말이 약간 실감난다.

3. 일을 하다가 너무 머리가 안 돌고 짜증난 김에 모 대학 축제에 온 모 걸그룹을 보러 갔다. 예정된 시간에 딱 맞춰 갔는데(왜 이렇게 늦게 하는 지) 한 시간이나 딜레이가 되서 대학생들이 하는 공연도 잠깐 봤다. 대학 록그룹이 여전히 메탈리카와 블러 같은 걸 연주하고 있다는 게 약간 충격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거 말고 딱히 할 것도 없을 듯 싶다. 그리고 댄싱팀은 어느 곳이나 정말 열심히 한다. 거의 섹시 컨셉이 주류인데 교과서에 적힌 섹시를 재현 반복하는 거 같아서 좀 흥미로웠다. 

학교 축제의 걸그룹 공연은 아주 예전에 애프터스쿨 전성기 때 본 이후 정말 오래간 만이다. 그때 기억은 굉장히 무미건조했고 쟤네들은 참 재미없게 일을 하는 군..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은 그것과는 약간 다른데 정확히 말하자면 공연을 이끄는 "기술"이 발전한 듯 하다. 열심히 춤만 추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팬들과 노는 것도 아닌 게 군무와 팬들과의 소통(예컨대 아이컨택)간의 조합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걸 보고 와서 다른 그룹들도 저러나 싶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대학 행사 직캠 몇 클립을 찾아봤는데 얼추 비슷하다. 이런 형식은 요즘 팬덤의 동향과도 큰 관련이 있을 듯. 행사가 끝나고 나면 대포 카메라의 사진과 영상이 남는 데 둘 다 워낙 무척이나 선명하게 바깥으로 드러난 거의 모든 걸 잡아낸다. 그리고 순간의 표정에도 각종 이유가 붙게 된다. 저 때 누가 무슨 소리를 해서 표정이 저렇다느니, 동작하다 어째서 저런 모습이 나왔다느니 등등등. 그러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는 것과 주요 동작을 날리지 않는 건 예전보다 더 중요하다.

 어쨌든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긴 했는데 매우매우 피곤해서 두 번은 못할 듯.

4. 음원 1위는 몰라도 음방 1위는 돈과 영향력 만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랬으면 레인보우가 1등을 해봤겠지.

5. 반팔 긴팔 티셔츠가 지겨워서 좀 단정하게 살자고 셔츠를 자주 입는데 역시 일도 많고 손도 많이 간다. 모든 일에는 댓가가 따른다.

6. 벌써 오랜 시간 걸그룹을 아끼고 지켜봐 온 팬의 한 사람으로써 아이돌 스쿨 레이디스 코드 편을 챙겨 봤다. 너무나 안타깝고 잔혹한 일이다.

7. 기본적으로... 음 이건 관두자. 요새 여기저기서 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그건 그렇고 난 역시 뭔가 가서 보는 팬이 될 타입은 역시 아닌 듯.

20141003

10월 3일

1. 기계가 말귀를 못알아들으면 짜증이 난다. 컴퓨터 이야기다.

2. 보통 이어폰을 들고 다니는데 듣다 보면 헤드폰으로 듣고 싶은 음악이 있다. 사실 뭐든 헤드폰으로 들으면 좀 다를 게 분명하다. 하지만 헤드폰을 들고 다니는 건 귀찮다. 내 헤드폰에 딱 맞는 케이스를 아마존에서 팔기는 하던데 어떨까 싶다. 여튼 요새 Yo Gotti의 I am과 Deadmau5의 while(1<2)를 줄창 듣고 있다. 촐랑거리는 이어폰으로 듣고 있다보면 헤드폰을 들고 나올 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지난 일주일 한 번도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 게을러...

3. 저녁에 파파이스에서 4,900원에 판다는 이벤트 햄버거 세트를 먹었다. 그 이후 컨디션이 급격하게 하락하더니 온 몸이 아프다. 일단 가스 활명수를 두 병 마셨다.

4. 지니어스는.. 이번 건 못 보겠다. 좀 민망해.

5. 이번 주말에 할 일이 꽤 많다. 근데 연휴 첫 날부터 이게 뭐래 ㅜㅜ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