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30

라스트 판타지

아이유의 새 음반 라스트 판타지를 듣고 있다. 3집인가? 아마 그럴거다. Boo랑 미아가 있는 음반이 있었고, 좋은 날이 있던 음반이 있었다.

아이유 음반을 듣다보면 좀 어둡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편견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좀 그렇다. 어린 데 작곡도 하고 기타도 잘 친다네하고 찬양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음반을 듣는 입장에서는 존 레논도 메탈리카도 비발디도 아이유도 똑같은 선상에 놓고 듣는 음악일 수 밖에 없다.

여튼, 너랑 나가 타이틀인 거 같다. 멜론 같은 걸로 음악을 들으면 편한 점이, 새 음반이 나왔을 때 곡 리스트에 뮤직 비디오 마크가 뜬 걸 보면 따로 설명 안해도 아, 이게 타이틀인가 보구나 하고 짐작할 수가 있다.

타이틀은 잘 모르겠고 쭉 들으면서 괜찮네 하며 지나간 건 비밀과 4AM. 삼촌 같은 건 너무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 민망했다.

예전에 아이유 한창 때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팬들이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욕심이 많아 보이는 아이다. 오늘 인터넷 뉴스를 뒤적거리다가 -

"아버지가 갖고 싶어하던 차를 선물해드렸다”고 말했다. 국산차인지 외제차인지를 아이유에게 물으니 아이유는 갸우뚱하며 매니저에게 뭐냐고 질문했다.

이런 기사를 봤는데, 이런 거 보면 좀 무섭게 보인다. 정말 몰랐을까? 내가 너무 부정적인 건가. 하지만 신예림 나이가 아니잖아.

컴퓨터

그래픽 카드 윙윙윙 소음 -> 뜯어서 팬 모터에 구리스 바름 -> 윙윙은 멈췄는데 컴퓨터가 자꾸 이상 현상 -> 자꾸 꺼지다가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 꼬임 -> 다시 뜯어서 구리스 닦아냄 -> 드라이버 재 설치 -> 소음 없어지고 일단은 정상

이런 일이 있었다. 증상이 무척 다양했는데 블루 스크린, 그냥 멈춤, 화면 깨짐, 재부팅 등등이다. 이 모든 원인은 단 하나, 그래픽 카드에 붙어있는 쿨러가, 멈춘 것도 아니고 느리게 돌아서 생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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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선풍기처럼 생긴 게 쿨러다.

기계라는 게 다 그렇지만 컴퓨터라는 건 참 신기하다. 별거 아닌 거 같은데 그런게 큰 원인이 된다. 어떤 현상이 생겼을 때 그냥 원인을 찾아내라면 조금 어렵겠지만 어쨋든 뭔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이 있는거다. 잘 돌아가던 애가 문제가 생기면 보통 원인은 한 가지다. 가장 최근에 한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 거다.

아주 가끔이지만 둘 이상의 고장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하나만 더 있어도 인과 관계 재 구성이 꽤 복잡해진다.

지금까지 대충 경험에 의하면 블루 스크린이 유난히 자주 뜨기 시작하면 램이 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CPU, 하드, 메인보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절대적이진 않다. 청소한다고 컴퓨터 뚜껑 열었다가 헐거워진 쿨러 핀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

오늘처럼 보기에는 별 이상이 없는데 문제가 있을 곳은 여기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에 다시 해봐서 멀쩡해지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아무 이상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이런 단순함이, 문제 해결 과정의 명확함이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중간에 마음이 변하지도, 아니면 심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는 경우도 없다. 어제 아침에 먹은게 체해서 꽤 고생을 했는데, 밤 12시에 잠 자려고 누을 때 까지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 이런 것보다는 훨씬 쉽다. 물론 세상 만사가 이렇게 시작과 끝이 명확하게 떨어져서 이해가 쉽지는 않다.

20111124

우중충한 오후

특별 등기라는 걸 기다리다가 집에서 점심이 지나갔다. 특별 등기. 이름이 참 거창하다.

배가 고팠는데 딱히 먹고 싶은 게 없다. 어제 강아지 밥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웅이도 하루를 굶었다. 어제 밤에 닭고기로 만든 간식 세개랑 개껌을 하나 줬었다. 줬다가 다시 가져오려고 붙잡으면 안 뺏길려고 발악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슬퍼진다. 설마 내가 니 밥을 뺏어 먹겠냐...

어쨋든 둘 다 굶은 채 가만히 앉아있다. 만사가 귀찮아 세수도 하지 않고 있다가 커피를 끓여 마셨다. 새로 구입한 전기 주전자는 용량도 커지고, 손잡이 부분도 좋아졌는데 못 생겼다. 머리만 큰 고려시대 돌 불상을 보는 거 같다. 그래도 물은 잘 끓여진다. 이것 저것 투덜거릴 때가 아니다.

그리고 또 가만히 앉아있다. 아이폰으로 TV나 볼까 싶어 틀었다가 이내 꺼버렸다. 시끄럽다. 바람소리가 창문을 친다. 차라리 그걸 듣고 있는 게 낫다. 그러다가 우당탕 우당탕하는 소리를 듣는다. 방 옆 베란다에 보일러가 설치되어 있는 데 그 위는 양철 지붕이다. 아무래도 거기에 까치가 집을 튼거 같다. 어떻게 해야 하나 했지만, 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라면이 하나 있길래 끓여먹었다. 온 집안이 구석구석 지저분하다. 웅이가 들어온 이후 그런 경향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매번 그거 하나는 열심히 닦아내는 데 강아지 오줌 냄새가 여전히 나는 거 같다.

요즘은 후각이 민감하다. 길바닥에서 지나가버린 고양이 흔적도 찾아낸다(이건 약간 과장이고 아파트 화단 옆 같은 곳을 지나면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난다).

딩동 딩동하는 신경질 적인 소리가 들리고, 등기가 온다. 등기가 두 개다. 둘 다 별 볼일 없는 거지만, 그렇다고 별 볼일 없는 것 때문에 우체국 아저씨가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힘들고, 우체국에 찾으러 가는 것도 힘들다. 받는 게 별 볼일 없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벌써 3시. 이제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역시 집을 나가기로 한다. 집에 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담배만 피게 된다. 밖에 나가면 그나마 입맛이 생긴다.

여전히 춥다. 바람은 좀 가셨지만 그렇다고 추위가 사라진 건 아니다. 큰 벽에 둘러쌓여있고 유니콘이 뛰어다녔다든가 하던 무라카미의 소설이 생각난다. 저기 어디에 벽이 있을 거 같다. 그러고보니 조깅을 한 지 꽤 오래되었다.

겨울이라는 건 너무 춥다. 찬 바람이 불면 가슴이 아프고 구역질이 난다. 이제 곳 방 온도는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15도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어제 뉴스에 보니 겨울철 실내 권장 온도는 23도, 차상위 계층 겨울철 집안 평균 온도는 15도, 그 중 30%는 13도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통계 따위 정권의 속임수일 뿐이라 하며 안 믿는 편인데 이걸 보니 왠지 잘 못 생각하고 있던게 아닌가 싶다. 매우 적합하다.

아이팟을 랜덤으로 돌리고 있는데 스퀘어푸셔가 나온다. 갑자기 짜증이 난다. 햄버거를 먹을까 생각을 했다. 아니다, 밥이나 먹자. 요즘 밤 11시에 GS25에서 파는 김탁구 빵을 사먹는 버릇이 붙었다. 김탁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게, 은근히 맛있다. 800원.

해가 졌다. 가만히 서서 보니 왼쪽 하늘에 하나, 오른쪽 하늘에 하나 뭔가가 반짝반짝 빛난다. 인공위성인가? 그런데 인공위성은 왜 빛나는 거지? 하늘 빛이 정말 예쁘다. 아이폰 카메라 따위로는 담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해가 지는 하늘만 보면 녹색 광선을 찾게 된다. 인상이라는 건 정말 오래도록 남는다.

기능, 하향, 의도

1. 구글 블로그에 지도 위젯 추가라는 새 기능이 들어왔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잊지는 않고 있구만. 잊고 있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한데. 2. 일교차가 15도 30도 선이었는데 10도 20도 선으로 바뀐다고 한다. 계단식 하향. 3. 넷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