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RS 업무 처리를 하려고 하면 문자로 보기 같은 걸 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앱을 이용하거나 하면 간단하지만 1, 2년에 한 번 쓰는 거 앱으로 깔아놓고 인증서 만료니, 장기간 미접속이니 뭐니 하는 건 더 귀찮다. 아무튼 보통은 소리 들었다가 화면 봤다가 하는 게 귀찮아서 보통은 그냥 소리로 듣는데 무조건 문자로 하는 경우도 있음. 역시 번거롭다. 얼마 전에는 통화로 하기는 하는데 AI가 대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더 편한 거 같긴 한데 허공에 대고 예, 아니오 하는 거 같아서 좀 이상하긴 했다. 익숙해져야겠지.
2. 기계의 대단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코로나 시절 지하철 들어갈 때 마스크 쓰라는 안내.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계속 말하는데 인간이라면 지쳐 나가 떨어지고 후유증도 굉장할 거다. 하지만 기계로 하면 정말 아무 일도 아니다.
3. 엑스포 발표가 났다. 딱히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어제 저녁 먹는데 뉴스에서 계속 나오길래 저게 이제 발표하는구나 + 부산이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 파리에서 뭘 막 하네 등등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결과를 보니 몇 년 전의 예상 - 사우디 백 몇, 나머지 - 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물론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라곤 하지만 무모함과 명확한 상황 판단 중 어느 걸 선택할 지는 다른 문제다. 이걸 계속 끌고 가는 걸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전 운동으로 얻는 게 있는 사람이 있다 vs 정말 될 지 알고 계속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vs 로또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등등.
4. MAMA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까 마마를 본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인이 일본(혹은 외국)에 가서 영어로 진행하는 시상식이라는 꽤 이질적인 행사인데 뭐... 세계의 씨제이가 되고 싶어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 예전에 마마의 참가자 대우가 상당히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좀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아니라고 하고 특히 배우와 뮤지션 사이 대우 차이도 꽤 심하다는 있는 거 같다.
5. 요즘도 심심할 때 패딩을 뒤적거린다. 패딩에 대한 끝도 없는 열망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어떤 패딩을 입으면 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환상, 오해, 닿을 수 없는 이상의 추구 같은 점이다. 세상에 그런 건 없다. 어떤 식이든 차가운 기운을 전혀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옷은 없다. 자동차 철판이나 건물 콘크리트 같은 더 거대한 게 있어야 그나마 가능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따뜻해 보이는 카탈로그 속 사람들을 보며 저걸 입으면 지금보다 훨씬 포근하고 아늑하지 않을까 하는 환상에 빠진다. 그런 게 존재하지 않으니 끝도 없다. 우주복도 춥다더라고. 하긴 세상에서 제일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들이 최악의 환경에서 입고 있는데 난방과 보온 따위에 공간을 할애할 수는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