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8

전선, 홍보, 평범

1. 처서가 지나면서 역시 아침, 저녁이 건조해지고 서늘한 바람이 강해졌다. 물론 상대적인 정도로 한 여름에 비해 살만 하다 정도다. 그러고 나서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내려갔던 장마 전선이 다시 올라온건가. 태풍이 세 대 정도 생겨나서 여기저기로 향하고 있다.


2. 일요일에는 종일 집에 있었다. 일을 할 생각이었는데 거의 잠만 잤다. 이상하게 피곤하다. 


3. 65를 다 봤다. 공룡이 나온다. 재미는 없는데 시간은 훌쩍 간다. 그거 정도만 알고 보면 될 듯. 무빙은 유튜브 쇼츠와 관련 영상으로 대충 내용은 파악이 된다. 하지만 막상 보면 모르는 장면이 많이 있겠지. 궁금하지만 디즈니를 볼 여력은 없다. 

넷플릭스에 터미네이터 2가 있는 거 같길래 저걸 한 번 봐볼까 생각 중이다. 역시 수도 없이 반복되는 영화 소개, 인용을 통해 많은 장면을 본 거 같고 내용도 거의 다 아는 거 같지만 막상 보면 다른 부분이 있겠지. 넷플릭스에서 골디 옥션에 대한 다큐멘터리 비슷한 걸 봤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이유는 실제 회사와 상황이기 때문이고 비슷한 거라고 한 이유는 대사가 있는 거 같기 때문이다. 회사 홍보용 영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데 마지막을 낙찰 직전에 끝내고 다음회 앞에서 낙찰가를 보여주는 흔한 낚시 때문에 4회까지 봐버렸다. 


4. 당연히 받을 돈 달라는 걸 망설이고 고민하는 건 프리랜서의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다. 누구도 구원해주지 않고 법적 안정망도 허술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이 일을 꽤 오래했음에도 여전히 망설이고 고민하고 심지어 못 받은 돈도 있지. 미뤄지면 달라는 게 어딘가 미안해진다. 왜? 라고 생각하지만 쉽진 않음. 하지만 없어서 뭔가가 밀리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문제를 감수하고 피해를 입는 것도 제대로 된 상황이 아니다. 월급 잘 주는 곳에서 일하고 싶지만 다녔던 회사도 정상은 없었지. 평범한 삶을 위한 세상은 운과 복이 90%가 아닐까. 


5. 머리가 계속 아프다. 애드빌, 지르텍, 모카골드를 돌아가면서 먹어 봤지만 소용이 없다. 지금 의심하는 건 모기향이다. 여름 내내 틀어놓긴 했지만 이제 와서 갑자기 아플 수도 있다. 인간의 몸은 그런 것이다.


6. 이 지독한 피곤함은 운동 부족 때문일 거 같다. 하루 9000걸음 정도 걷는 거 말고 여름 동안 한 게 없다.


7. 어머니 생신이라 토요일 오픈 시간에 코스트코를 갔는데 정말 장관이었다. 왜케 사람이 많은 거야. 로스트 치킨 4개, 크로아상 8박스를 사면서 현금을 내는 아저씨는 뭐 하는 사람일까.


20230823

교체, 요인, 극복

1. 아침 지하철이 뭔가 수상했다. 중간 정거장에서 스크린 도어가 닫히지 않는다고 한참을 머물렀고 다시 출발한 이후 평소에 비해 사람들이 곱절은 밀려들었다. 쿵쿵거리며 흔들리는 이상한 진동도 계속되었다. 보통은 6-1에서 타는데 급하게 타느라 2-1을 탔는데 그래도 약간 앞 부분이라 이거 괜찮은 건가 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렇게 된 거 지하철을 6인 좌석이 있는 신형으로 교체해라!


2. 어제는 회의와 식사 등으로 바깥을 꽤 돌아다녔다. 폭우와 폭염, 바람과 열기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상한 날이었는데 더 이상한 건 움직일 때마다 비가 뚝 그쳐서 한 번도 우산을 펼치지 않고 돌아다녔다. 올해 여름 내내 쫓아다니면서 폭우를 맞이했는데 그런 운의 시기가 지나간 걸까 싶다. 아무튼 덥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잔뜩 껴 있어도 소용없다. 그냥 더 습하고 더 덥게 만드는 요인일 뿐이다.


3. 국가 최수뇌부에서 요새 들려오는 이야기는 공산주의 척결, 핵공격 불사 같은 것들이다. "공산주의". 2023년에 듣기에는 너무 생뚱맞아서 철 지난 레토릭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4. 쿨프레소는 열기를 아무리 바깥으로 빼도 2시간 이상 연속으로 틀면 방이 갑갑하고 더워진다. 극복이 안됨.


5. 어제 밤에 잠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며 하트 오브 가드, 65, 마스크걸을 앞 부분 5분 정도씩 봤다. 진득하게 보기에는 뭔가 버거운 상태인 듯.


6. 오늘은 8월 23일. 처서다. 처서 매직은 여름 내내 완전히 사라졌던 서늘한 기운이 어딘가 저 멀리서 느껴지는 상황을 말한다. 2018년에는 그 차이가 극명했지만 올해 새벽의 서늘한 기운 같은 건 이미 찾아와 버렸기 때문에 딱히 처서라고 별 일이 있는 건 아니다. 대신 북으로 갔던 장마전선이 내려오면서 가을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끝나고 나면 더 더워질 거라는 소식만 있다. 그래도 일주일 후면 9월이다. 방학 기간에는 날씨 때문에 도서관 외의 상황이 매우 안 좋지만 사람이 없기 때문에 도서관의 상황은 쾌적했다면, 이제 곧 도서관 외의 상황은 좋아지지만 도서관의 상황은 안 좋아지는 시기가 시작된다. 완전히 좋은 날 같은 건 영원히 없어. 일단은 좋은 걸 좋아하는 마인드가 중요한 거 같다.


7. 카레 우동이 먹고 싶다. 카레 카레 우동 우동. 가까운 데를 찾아보니까 아비꼬는 현대 백화점에 있고 코코이찌방은 합정 메세나에 있다. 둘 다 멀다...

20230817

완벽, 바지, 비치

1. 어제 밤에는 여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쿨프레소를 틀지 않고 잠을 잤다. 선선하다 정도는 아니지만 덥다도 아니다. 정말 여름이 거의 다 갔구나. 일년 내내 여름밤 제대로 잘 수 있을까 걱정을 하지만 지나고 나면 올해도 훅 지나가버리겠네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은 햇빛은 여전히 강하지만 그늘 아래는 상쾌하다. 하지만 도서관 인터넷이 잘 안된다. 완벽한 날 따위는 없지.


2. 트레일 워킹을 좀 해야지. 운동용 티셔츠와 바지가 놀고 있다.


3. 권은비, 조유리, 전소미, 스테이씨 등 새로 나오는 음반들이 다 좋다. 들을 게 많군. 하지만 요새 슬로우 다이브, 비치 하우스 같은 걸 많이 듣는다.


4. 스레드를 떠드는 용으로 잠깐 써보려고 했는데 노트북으로 읽을 수 없고 쓸 수 없는 건 너무 큰 한계다. 왜 노트북을 앞에 두고 조막만한 스마트폰을 뒤적거려야 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음.


5. 1번의 날이 있었지만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소나기가 잦아지면서 밤이 엄청 더워지기 시작했다. 역시 설레발은 금물. 아무튼 어제는 새벽에 깨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다시 잤다. 새벽 샤워도, 찬물 샤워도 올해 들어 처음이다. 그래도 꽤 효과가 좋아서 찐득찐득이 어느정도 사라졌고 덕분에 금세 잠든 거 같다.


6. 일이 지지부진할 때 계속 붙잡고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건지 요새 의문이 좀 든다. 


7. 맘스터치 세트 품목 변경에 콜슬로우가 없다. 아쉽지만 이로서 맘스터치와는 안녕을 고하는 걸로 결정했다.


8. 버스비가 올랐다.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면 250원이 찍힌다. 이게 생각보다 커서 며칠 좀 걸어보기도 하고 했는데 여름이라 역시 에너지 소모가 크다. 편하게 이동하고 푹 쉬고 250원 더 벌 생각하는 게 나은 방법인 거 같다. 자기 합리화이긴 한데 명분은 있다.


20230808

새벽, 더위, 졸림

1. 저번 주부터 아주 습하고 더워지기 시작했다. 쿨프레소의 능력 바깥의 세상이 찾아왔다. 어쩔까 하다가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나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7시 20분에 지하철을 탔고 어제는 8시 8분인가. 확실히 8시 20분에 나오는 거 보다는 햇빛의 강도가 살짝 약한데 그래도 덥기는 하다. 원래 7시 30분에 일어나는 패턴이다 보니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종일 좀 졸림. 일찍 자야하는 데 그게 잘 안된다.


2. 하지만 오늘은 왠지 건조한 느낌이 나는 게 빨래 잘 마를 거 같은 날씨다. 남쪽에 태풍이 있어서 그런 건가. 태풍은 10일 쯤에 지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가고 + 공기와 바다 온도를 아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뒤집어 놔서 이 3 고기압 연합인가 뭔가가 흩어지는 게 최선이다.


3. 더위와 졸림을 상대 하느라 머리가 둔탁하다. 뭘 계속 쓰고 읽고 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네.


4. 월드컵은 본선이 진행중이다. 3차 예선 때부터 살짝 느껴지기는 했는데 본선 들어서니까 확실히 체력이 둔화되는 게 보인다. 월드컵의 재미있는 점인데 예선 때는 컨디션 조절 등에 따라 예외적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전반적으로 체력이 하락해 있는 본선 부터는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단판 경기라 골 결정력이 부족하거나 골기퍼의 능력치가 떨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한다. 아무튼 벌써 2경기가 승부차기까지 갔다.


5. 요즘 UFO 뉴스가 많은 거 같다. 특히 무슨 미군 군인 출신인가 하는 분이 미국이 외계인을 보관하고 있다고 했나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약간 이상한 게 기사에는 인간이 아닌 생명체라고 했는데 지구에만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800만 종인가가 있다. 내 방에만 해도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시체가 꽤 많을 거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아니었겠지만.

우주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외계인에 대해서는 거의 흥미가 없다. 관심이 가지 않는 건 우주는 지나치게 넓기 때문에 어딘가 분명 뭔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있든 말든 만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있어도 무슨 상관... 예전에 말했듯 초고도 문명이 지구를 찾아온다면 아마도 AI일 거다. 그리고 그런 문명에게 인간, 지구 같은 거 필요할까 싶다. 예전 SF 보면 본 행성이 못사는 곳이 되어서 찾아와 지구를 뺏는 이야기 많은 데 그 정도 기술이면 다들 살 수 있는 우주 정거장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스타트렉인가에서 워프 기술을 쓸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면 우주의 일원으로 대접이 시작되는데 그건 약간 설득력이 있다. 자연 다큐멘터리 원칙하고 비슷한 느낌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관심은 지구 같은 유기물 생존 방식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 정도다. 태양, 산소, 물 이런 거 필요없는 뭔가가 있을 지 모르지. 생명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사고 확장이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을 거 같다.

20230804

잠깐의 스포츠 이야기

1. 여자월드컵 조별리그가 마무리되었다. 내일부터는 16강 경기가 시작된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조가 좀 재미있는데 마지막 경기가 독일과의 경기였고 거기에서 의외로 1대 1로 비겼다. 독일이 모로코랑 경기에서 6대 0이로 이기는 걸 봐서 우리랑 붙으면 난리 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아니었음. 아무튼 같은 시간 열린 모로코 대 콜롬비아 경기에서 모로코가 이기고 독일이 비기는 바람에 독일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 붙잡고 본선 못 올라게 하는 물귀신 작전이 이번에도 일어났다. 악연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려나.

독일전은 좀 아쉬운 게 모로코나 콜롬비아랑 경기 때 이렇게 했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졌을 거다. 남자월드컵도 그렇고 완전한 위기에 빠져야만 해결책이 나오는 게 꼭 마감에 몰렸을 때 내 모습과 비슷하군... 그렇게 살면 안되.


2. 축구는 확실히 클럽 경기보다 국가 대항전을 좋아하는 거 같다. 클럽 경기는 이제는 전혀 안 보고 어쩌다 봐도 재미가 없는데 월드컵은 본다. 뭔가 거부할 수 없고 완벽하게 채울 수 없는 운명의 고리 같은 게 있다. 이 이상한 텐션이 국가 대항전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듯. 월드컵이 클럽에서 돈을 벌 바탕이 되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선수들이 텐션이 아주 높다. 이게 올림픽과 차이를 만든다. 올림픽은 제한이 많아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다. 여자월드컵이 활성화되서 텀이 짧아졌는데 이 정도 템포는 딱 좋은 듯. 테니스의 데이비스컵도 재미있기는 한데 단체전이 아니라서 약간 다르다. 

사실 거의 모든 스포츠를 보지 않는데 월드컵만 본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국가 대항전이 아니라 월드컵이라는 대회를 좋아하는 거군. 


20230802

카눈, 전망, 기대

1. 태풍 카눈이 저 아래 남쪽 바다 위에 있다. 중국으로 가던 게 갑자기 방향을 돌려서 일본 쪽으로 향하게 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정체 중이라 며칠 째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정체되어 있는 카눈이 고온과 다습을 밀어 넣을 거라는 전망이 있다. 뭐 꿈과 희망이 담긴 좋은 소식은 전혀 없음. 태풍 예상 진로 보니까 8월 7일 너머까지 남쪽 바다 위를 서성거릴 거 같은데 여기서 더 더워지면 40도 되는 건가. 

이전 태풍인 독수리가 중국에 폭우를 던진 걸 보면(어딘가는 비가 이틀간 1000mm가 내렸다고, 1미터!) 와도 골치, 안 와도 골치.


2. 여자 월드컵은 예선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은 독일과의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데 무력하게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화이팅. 이번 여자 월드컵은 하일라이트로 보고 있는데 매일 올라오니까 어느 게 본 건지, 어느 게 안 본 건지 헷갈린다. 놓친 게 틀림없이 있을 거다. 

전반적으로 코너킥이 매우 정확한 게 인상적이다. 코너킥으로 바로 골대에 넣은 경우도 있음. / 팀 간 격차가 상당히 큰 데 이건 본선 참가팀이 많은 것도 있고 남자 월드컵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 아무래도 체력과 체격의 우위가 중요한 데 일본 - 스페인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 그게 다는 아니다. / 오프사이드가 많은 게 문제이긴 하지만 저번 남자 월드컵부터 일단 경기를 진행시키고 골이 들어가고 나면 오프사이드나 반칙 등을 점검하고 오프사이드 감시가 아주 정확해 졌기 때문에 골 취소를 보면서 인상이 더 깊게 남은 걸 수도 있다. 그래도 최종 공격수의 오프사이드 대처 감각이 좀 떨어지기는 한 거 같다. / 골기퍼가 중요하다. 슛이 아주 세지 않기 때문에 골기퍼 잘 하는 팀 이기기 어렵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들 골기퍼 양성에 힘을 쏟을 거 같은데 다음 월드컵에서는 각 국의 골기퍼 수준이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된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