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2

감각의 간사함

어쩌다 보니 3대의 컴퓨터를 쓰고 있다. 원래는 집(윈도우 7)과 도서관 및 이동(크롬북) 두 대 였는데 얼마 전에 여기에 썼듯 하나(맥OS)가 추가되어 이걸 지금은 도서관에 두고 있다. 배터리 문제로 이걸 조만간 집 거치용으로 바꿀 예정인데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하드 디스크와 듀얼 모니터)가 있어서 못하고 있다. 2T 정도의 외장 하드를 혹시 빌려주실 분 있는지... 포맷을 바꾸기 위해 포맷 - 복사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유분이 없다...

어쨌든 보다시피 3대의 컴퓨터를 사용중인데 OS가 맥OS, 크롬OS, 윈도우로 다 다르다. 정말 이상한 삶이다... 물론 이건 내가 고른 컴퓨터는 하나도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작업 환경을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주어지는대로 붙여서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랜덤 패션에 이은 랜덤 워크플레이스... 결국은 이렇게 경제적 문제로 환원된다.

성능을 보면 윈도우와 크롬북 노트북은 비슷하다. 윈도우 쪽이 살짝 더 성능이 좋긴 한데 유튜브에서 720p 영상을 보거나 크롬 브라우저에서 몇 개의 탭을 띄어놓고 뒤적거릴 때 등등 뭔가 일을 할 때 보면 반응 속도가 고만고만한 편이다. 그러므로 양쪽 노트북을 몇 년 째 사용해 오면서 그 반응 속도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반응의 리듬에 맞춰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들어온 맥북프로는 2009년에 나온 거지만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거라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의 두 노트북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물론 맥북프로도 2009년 이후에 계속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고 특히 2011년에 성능 점프, 2015년에 성능 점프 등등 몇 번의 탈피를 거쳤기 때문에 최근 걸 사용해 보면 비교가 전혀 불가할 정도겠지만 그럼에도 저 2009는 기존 사용하던 노트북하고는 성능의 갭이 굉장히 크다.

이로 인해... 더 좋은 걸 쓰면 더 나쁜 걸로 내려오기 힘들어진다는 말도 있듯 나머지 둘의 리듬감을 잃어버렸다. 뭘 해도 너무나 답답하다. 인간의 감각이란 이렇게 알량하게 신문물의 속도에 적응해 버린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피곤, 시합, 용어

1. 어제는 덥긴 했지만 전국 곳곳에 폭우가 내린 탓인지 선선한 바람도 불고 공기도 맑고 그랬다. 오후 4시 정도까지는 평화로운 날이었는데 그때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튼 버스를 3회 정도 타게 되었는데 매번 10분씩 기다렸고 선선한 바람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