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3대의 컴퓨터를 쓰고 있다. 원래는 집(윈도우 7)과 도서관 및 이동(크롬북) 두 대 였는데 얼마 전에 여기에 썼듯 하나(맥OS)가 추가되어 이걸 지금은 도서관에 두고 있다. 배터리 문제로 이걸 조만간 집 거치용으로 바꿀 예정인데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하드 디스크와 듀얼 모니터)가 있어서 못하고 있다. 2T 정도의 외장 하드를 혹시 빌려주실 분 있는지... 포맷을 바꾸기 위해 포맷 - 복사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유분이 없다...
어쨌든 보다시피 3대의 컴퓨터를 사용중인데 OS가 맥OS, 크롬OS, 윈도우로 다 다르다. 정말 이상한 삶이다... 물론 이건 내가 고른 컴퓨터는 하나도 없다는 데서 비롯된다. 작업 환경을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주어지는대로 붙여서 만들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랜덤 패션에 이은 랜덤 워크플레이스... 결국은 이렇게 경제적 문제로 환원된다.
성능을 보면 윈도우와 크롬북 노트북은 비슷하다. 윈도우 쪽이 살짝 더 성능이 좋긴 한데 유튜브에서 720p 영상을 보거나 크롬 브라우저에서 몇 개의 탭을 띄어놓고 뒤적거릴 때 등등 뭔가 일을 할 때 보면 반응 속도가 고만고만한 편이다. 그러므로 양쪽 노트북을 몇 년 째 사용해 오면서 그 반응 속도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반응의 리듬에 맞춰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들어온 맥북프로는 2009년에 나온 거지만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거라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존의 두 노트북과는 차원이 좀 다르다. 물론 맥북프로도 2009년 이후에 계속 엄청난 발전을 거듭했고 특히 2011년에 성능 점프, 2015년에 성능 점프 등등 몇 번의 탈피를 거쳤기 때문에 최근 걸 사용해 보면 비교가 전혀 불가할 정도겠지만 그럼에도 저 2009는 기존 사용하던 노트북하고는 성능의 갭이 굉장히 크다.
이로 인해... 더 좋은 걸 쓰면 더 나쁜 걸로 내려오기 힘들어진다는 말도 있듯 나머지 둘의 리듬감을 잃어버렸다. 뭘 해도 너무나 답답하다. 인간의 감각이란 이렇게 알량하게 신문물의 속도에 적응해 버린다.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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