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30

수요일

1.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음악을 듣는데 투애니원의 그리워해요가 나왔다. 이 노래를 꽤 좋아한다.

그냥 왠지 좋다. 그러므로 비진아는 우습게 알되 비진아를 좋아하는 건 우습게 여기지 않기로 약간 반성했다.

2. 같은 내용을 몇 번 쓴 적이 있는데 난 립싱크 반대를 반대한다. 대체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립싱크를 불허해 얻을 수 있는 게 - 시청자, 가수, 방송국 모두에게 - 뭔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는 음악을, 특히 대중 음악을, 그 중에서도 아이돌 음악을, 단지 목소리를 듣는 행위로 한정시킨다. 아이유의 삼단 고음은 중간에 아이쿠하는 효과음이나, 어설프게한 화장이나, 뒤에 들리는 피아노 소리나, 치마를 날리는 춤과 같은(까지는 아닐지라도 어쨌든 비슷한) 가치를 지니고, 그게 다 합쳐져야 좋은 날이 완성되는 법이다. 음악 방송에서는 립싱크를 불허한 덕분에 이 모든 걸 한꺼번에, 모조리, 총체적으로 실패하게 된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노래를 보여주고,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춤을 보여주고, 그냥 봐도 보는 사람을 신나게 만들 수 있는 재주가 있는 이라면 신나게 만들면 되는 게 아닌가.

3. 요새 번역하고 있는 글이 2번 내용처럼 쉼표와 하이픈을 생각날 때 마다 사용하며 생각나는 걸 계속 덧붙인다. 그럴 수는 있겠지만... 여튼 이 양반은 엉망진창이다. 그래서 저런 식의 문장 만드는 행위를 최근에 꽤 증오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쓰면서는 재미있다.

4. 텀블러에서 html 편집을 누르면 나오는 한글 폰트가 마음에 든다.

5. 뭔 얘기야.

20140129

노숙

며칠 전에 티브이를 멍하니 보다가 노숙과 야외 취침이 나오는 예능을 몇 개 봤다. 완전 생 길바닥에서 잔 적이 있긴 하다. 아주 옛날 일이다. 야외 취침 중 기억에 남아있는 건 역시 군대다. 진짜 사나이에서 영하의 날씨에 텐트에서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그때 생각이 났다. 1월에 훈련소에 있었는데 그때 숙영이라고 산에서 텐트치고 자는 걸 했었다.

장비는 온통 부실하고 정말 말도 안되게 추워서 진절머리가 났었다. 어떻게 잤는지도 모르게 다음 날 일어났는데 머리가 엄청나게 아팠던 기억이 난다. 그 시기를 거치며 체질이 약간 바뀌었는데 지금도 추위를 많이 탄다. 그런 기억은 쓸데도 없는데 참 오래간다. 언제 추위라는 것에 대해 묘사한 이야기를 짧게라도 써보고 싶다. 하지만 그런 건 러시아 사람들이 더 잘하지.

도미노 05호가 나왔다. 예상보다 늦어졌는데 뭐 그래도 일단은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사실 발간된 도미노를 한 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물론 원고를 받고, 교정을 하면서 계속 봤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는데 다른 이들의 원고를 좀 많이 읽어보는 편이고, 어쩔 땐 프린트해서 들고다니면서 본다. 뭐 언제 함 봐야지 하고는 있는데 그게 참 어렵다. 장거리 기차나 비행기라도 타야 가능하지 않을까.

오무라이스 잼잼 4권을 빌려 읽고 있다.

2차 대전 군복에 대한 책을 구비해 놓고 싶어 검색해 봤는데 Uniforms of World War I라는 책은 있지만 2차 대전 건 없다. 나라 별로는 좀 있는데 부실해 보인다. 참가국이 많아서 통으로 한 권에 정리하려면 어려운가.

집에 런천미트가 있다. 두근거린다. 맨날 먹어야지.

오래간 만에 KFC에 가서 닭을 먹었다. 한 1년 전 쯤에 갑자기 튀긴 닭이 너무 먹고 싶어져서 사다가 꾸역꾸역 먹은 적이 있다. 그날 밤부터 앓기 시작해 3일을 누워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먹을 땐 그런 생각이 안 나고 맛있게 먹지만 혼자선 그때부터 좀 무서워했는데 다시 도전했다. 오리지널 치킨은 짜고 느끼한게 맛인데 별로 짜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아 실망했다. 슬프다. 다행히 오늘 밤에 아파서 꼬꾸라질 거 같지는 않다.

뭔 쓸데없는 소리를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키에프 사태가 꽤 심각해 보이든데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다. 아르헨티나도 문제고 볼고그라드도 엉망인가 보다. 물론 여기도 문제다.

꽤 외롭고 괴롭다. 흥이 안 난다. 잠도 부족하고 당분도 부족하다.

20140121

1월의 2/3이 지나갔다

01. 벌써 1월 20일이다. 연초에 쓸데없는 소리를 작게 여기저기 끄적거렸다가 일단은 다 지웠다. 아마도 욕구 불만의 탓인데 잠시 제어가 되지 않았다. 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이유도 있다. 딱히 병이 있는 건 아니고(아, 턱이 좀 아픈데 이건 가라앉고 있다) 컨디션 100%가 유지되지 않는다. 아마도 추워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다.

02. 하고 있는 작업 외에 읽는 것들 보는 것들은 그다지 재미있는 게 없다. 여러가지로 시큰둥하다. 쓸데없이 흥분해 있든지, 쓸데없이 침잠해 있다. 알맞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적정한 긴장 상태는 그 상태를 제시해 주는 것 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03. 레인보우 블랙의 새 곡은 여러모로 아쉽다. 섹시가 컨셉이면 너무 흔하다고 생각했는지 거기에 유머를 좀 넣어 보려고 한 거 같은데 제 풀에 꺾였다. 웃으며 보여주는 섹시는 정말 즐거워야 한다. 일단 그다지 야하지가 않다. 야심과 걱정이 화면 전반에 깔려 있다. 에이핑크 새 곡은 그냥 팬송이었다. 이런 건 뭐 좋은 일이다. 그래야 아이돌이지.

04. 지하철이나 공공 도서관에 앉아있으면 꼭 의자나 걸어 놓은 가방 같은 걸 치고 지나가는 이들이 있다. 이건 제 몸의 사이즈를 가늠 못하고 있다는 뜻이고, 또한 제 가는 길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비슷한 게 꽤 있는데... 여하튼 그런 머리 속의 얼개가 약간 궁금하다.

05. 쎈 말을 하는 건 그닥 거슬리지 않고 재미있는데, 그게 상식 부족에서 나온 경우엔 역시 그냥 한심하다. 그냥 아는 게 없거나 한정적 경험을 증폭 시키다 보니 말이 쎄졌을 뿐. 그런 식으로 잡는 포지셔닝의 유효함에 장기적인 설득력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데, 그 유효함을 자신이 너무 긍정하니 그냥 동굴의 우상처럼 되어 버린다. 2개의 좋은 말을 보기 위해 98개의 헛소리를 참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어차피 크게는 태도에 의해 좌우되는 법이다. 잠언집을 보며 줄을 긋는 멍청한 짓을 하고 싶지는 않다.

06. 패션 이야기를 좀 해 보자면 : 쓸데없는 짓을 하려면 돈이 드는데 그 돈이 더 큰 돈을 위해 쓰이므로 쓸데없는 짓을 못하는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어쨌든 내 관심사는 내내 선택의 과정, 애티튜드의 생성 과정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이게 뭔 의미가 있는 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07. 지니어스는 2회부터 7회까지만 재미있다. 그 이후로 가면 사람이 부족하다. 포맷 상 어쩔 수 없는 듯. 그리고 시즌 2에도 혹시 게스트를 부르게 된다면 그들에게 직접 유인(게임이 끝나고 게스트 획득 가넷 즉시 현금화 같은)을 제공하는 게 좋을 거 같다.

08. 개인 정보 유출로 난리인데... 역시 커다란 게 하나 망해 사라지기 전에는 이게 그렇게까지 중대한 일이라는 기본 인식이 바뀌지 않을 거 같다.

09. 밀고 땡기거나 간을 보거나 이런 건 전혀 내 취향이 아닌 듯. 여튼 혼자 재밌게 지낼 수 있게 애써야 되는 시기임은 분명한 듯.

10. 번역을 하고 있는데 작업 진척이 괜찮았다가 최근에 좋지 않다. 어설프게 놓친 것들 때문에 다시 보다가 철렁할 때가 있다.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믿고 여튼 잘 끝내고 싶다. 무엇보다 꽤 재미있는 책이라. 여튼 이거 좀 기대해 주세요 ㅋ

20140113

보다

요새 재밌게 보고 있는 방송이 두 가지 있는데 둘 다 티브이엔이다.

우선 시간 탐험대. 파일럿 때 재미있게 보고 많은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는데 정규 편성이 되었다. 말하자면 에듀 엔터테인먼트에 생고생 버라이어티가 결합된 형태. 생고생의 측면에서 일단 한국 예능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을 거 같은데 거기에 장동민-유상무-바보(이름 모름..)-조세호의 반응 조합이 꽤 재미있다.

파일럿 때 생고생이 부각되면서 여러 비판 기사가 있었는데 그걸 의식한 듯한 묘한 교육 모드가 옥의 티다. 유배 다음 편이 성균관이 된 것도 이런 점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팩트 - 이 방송에서는 고생을 하게 되는 타당한 이유가 된다 - 는 깔끔하게 제시하고 바로 치고 나가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타이틀을 보면 선사 시대부터 현대 전쟁까지 등장하는데 제작비가 문제지 아이템은 무궁무진할 듯.



또 하나는 지니어스 시즌 2다. 우연히 2회를 보게 되면서 이후 시청중이다. 6회가 나갔고 시청율은 여전히 1.XX% 근처인데 반응은 거의 나가수 급이다. 시즌 1은 못 봤다.

2회가 재경 양 탈락 편인데 그걸 보면서 아, 저 바닥은 저렇게 돌아가는 건가 보다 생각을 하며 시청하기 시작했기 때문인지 이후로도 뭔 상황이 나와도 그냥 저런건가 보다 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다(하지만 1을 시청한 분들을 중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듯. 이런 거야 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여튼 이 방송은 결국 마지막에 누가 남느냐의 싸움이고 그걸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형성된다.

이 방송을 보면서 흥미로운 사람은 두 명이다. 물론 나머지 멤버들도 - 위기 대처 방식의 매우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 충분히 재미있다.

우선 이상민. 시즌 1 때도 출연했다. 1대 1에 강하지 않고 라이벌로 홍진호나 임요환 같은 강력한, 특히 1대 1로 붙었을 땐 승산이 거의 없을 사람이 있는 경우에 대처 방법은 일단 규합이 가능한 시기 때 저 둘을 미리 떨어트리는 작전 뿐이다. 타이밍이 늦어지면 길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게임 전체의 판을 그려내야 하는데 그 길을 지금까지는 매우 잘 형성하며 가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전편의 반복을 피하기 위해 제작진 쪽에서도 그걸 돕는 거 같은 데(데스 매치가 자주 팀전으로 구성된다) 전체적으로 챔피언에게 걸려 있는 디스어드밴티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방송은 천재적인 누군가의 압도적인 면을 과시하는 컨셉은 아니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 방송 후반부에 멤버가 몇 안 남았을 때 1대 1 게임의 퀄러티가 기대치에 비해 확연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걸 어떻게 컨트롤 할 지, 컨트롤 할 수 있을지, 그 자체가 이 게임 전체의 운명이라고 생각할 지는 제작진 몫일 거 같다.


또 한 명은 유정현. 이 분의 재미있는 점은 정말 정치만 가지고 계속 살아남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코 모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게임 전체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딱히 튀지도 않고, 그러면서 적도 만들지 않고, 하지만 실익을 챙기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안에 무슨 계산이 서 있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지금까지는 뭔가 굉장한 면이 있다. 하지만 저걸로는 끝까지 가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 언제 역변을 시도할 지 궁금하다.


노홍철은 예전 무한도전의 술래잡기 등에서 볼 때도 전체적인 상황 파악 능력이 그다지 좋은 거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여러가지로 궁금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아직은 잘 모르겠는게 예컨대 이은결 편에서 왜 은지원을 도운 건지, 이두희 편에서 왜 이두희를 도운 건지 약간 궁금하다... 여하튼 자신이 있으니까 출연한 게 아닌가 싶긴 한데 지금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조유영 vs 이상민이 곧 등장할 거 같은데 매우 관심이 감.

그리고 이 방송은 편집이 그렇게 좋지 않다. 뭔가.. 이상하다 여튼. 그리고 제작진의 지나친 개입 논란을 피하려면 적어도 데스 매치는 1대 1과 팀 대결을 반 정도 비율로 넣어두고 뽑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여튼 이거 좀 재밌음.

20140105

위기

민주주의라는 건 본능하고 반대 방향이니까 - 가만히 두면 케냐 사파리되겠지 - 모두다 열심히 유지해야 된다는 점에서 피곤할 수 밖에 없음. 결국 그걸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고 사람들이 얼마만큼 생각하느냐, 유지를 위해 얼마만큼 애를 쓸 것이냐의 문제지. 특히 만들어내고 획득해서 체득한 게 아니라 주어져 버린 경우엔. 결국 이렇게 매번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건 결국 기초 교육의 문제고, 그거에 실패하고 있으니 생기는 일.

20140102

2014년이다

1. 2014년이다. 이제 20분 정도 지나면 1월 3일이 된다. 아마 여기다 이렇게 끄적거리다 보면 3일이 되겠지.

2.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작업, 적혀 있는 글자들을 잠시 돌아봤는데 매우 실망스럽다. 돈도 없는데 재미도 없으면 그야말로 한심하다. 하긴 뭐 원래 그런가. 여튼 대수가 조금 부럽다. 티브이도 틀어줬고 밥도 계속 줬잖아.

3. '아메리칸 부츠의 역사' 이런 책을 한번 써보고 싶다. 하지만 미국에 가본 적도 없다. 상관있을까? 아마도 상관있겠지. 하지만 부츠를 처음 만든 사람도 부츠를 본 적 없지 않았을까. 이런 건 상관없나.

4. 패션붑 블로그 스킨을 거지같이 난삽하게 만들고 싶은데 할 줄을 모른다. 안타깝다.

5. 이베이에 80년대에 나온 스카이라이너가 저렴하게 나왔었는데 밤새 고민했다. 그런 걸 고민하는 나 자신이 싫다.

6. 자일리톨 껌을 샀는데 씹으니 입에서 냄새가 나는 거 같다. 구역질이 난다.

7. 달력이 하나도 없다. 달력을 가지고 싶다.

만사, 음색, 포기

1. 다이어리를 쓰게 되면서 펜을 어떻게 가지고 다닐까가 문제가 되었다. 사라사 볼펜을 쓰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다이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케어케 검토 후 사라사, 제트스트림, 유니볼, 무인양품 볼펜 등이 공통 규격의 심을 사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