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7

10월 6일 2008년

감기에서 탈출하고, 잠시 정신을 놨더니 근 일주일이 지나가버렸다.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은 나의 고쳐야 할 버릇 중 하나다. 그래도 머언 먼 뒤안길에서 다시 돌아와 WLW 앞에 섰다. 그간 몇가지 일이 있었다.

1. 그를 만났고 고마운 이야기를 들었다. 어제 잠을 거의 못잤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

2. 옷을 샀다. 너무 높았던 꿈을 버리고, 현실에 눈을 맞췄다. 결론적으로 맘이 편하다.

3. 인생의 방향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아직도 나는 살아있고, 할 일이 많다.

4. 6일 하루 동안 알랑 드 보탱의 여행의 기술을 다 읽었다. 숲에 가고 싶은 생각을 한다.

5. 많이 걸었다. 많이 걷는건 언제나 유익하다. 워즈워스는 산책으로만 80여살까지 살면서 20에서 25만 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몇 킬로미터나 걸었을까.

6. BP에서 루엘이라는 잡지를 하나 줬는데 꽤 재밌다. 근래의 남자 패션에 대한 포멀한 정보가 많다. 이런게 있으면 맘이 편하다.

20081002

10월 1일 2008년

감기에 걸렸다. 아주 구질구질한 감기다. 방에 뚫려있는 구멍에 발라놓은 시멘트는 아직 마르지 않았다. 거기서 안좋은 기운이 마구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생각보다 잘 안마른다. 그렇지만 내일 정도면 책상도, 삼단 옷장도, 의자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거 같다. 세가지 감사. 하루종일 누워서 코만 풀어댔더니 솔직히 별로 생각나는게 없다.

히지만 생각해보면

1. 보일러 틀어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2. 차가운 커피를 계속 마실 수 있었다.

3. 이글루스에 올린 MMM 20주년 기념에 대한 이야기를 이틀 간 600명 정도 와서 봤다. 그 중 몇 명쯤 곰곰히 읽어봤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걸로 조금이나마 사람들이 패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누군가 나선다면 세상이 조금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20081001

9월 30일 2008년

솔직히 오늘은 쉽지 않다. 아주 조잡한 이야기로 나가게 된다. 그래도 인생이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1. 방 공사가 다 끝나진 않았지만 목욕탕 물이 잘 나오게 되었다. 좀 자세히 말하면 잘 나오는 수준을 넘어서서 지금까지 살던 어떤 집보다 잘 나오는 곳이 되었다. 목욕탕 수준이다. 나는 물이 졸졸 나오는 경우 게을러지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그런 변명은 안해도 되게 되었다.

2. 책을 한권 샀다. 재무제표에 대해 알 일이 많은데 너무 몰라서 하나 사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나에겐 책 살 돈은 있다. 다행이다. 더구나 밥도 먹고 있다.

3. 한창 우중충해 하면서 정신이 어딘가 헤매고 있었는데 그에게서 오후 6시 13분에 전화가 왔다. 나는 김동인이 만들었다는 '그녀'라는 호칭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여하튼 덕분에 잠시나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존재 만으로도 항상 감사한다.

더위, 증폭, 통증

1. 낮에는 거의 40도, 밤에도 거의 30도에 가깝게 오르던 더위가 한풀 꺾였다. 보통은 처서가 넘어야 뜨겁지 않은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번에는 입추를 넘으면서 불어온 걸 보면 극강의 더위가 예년에 비해 길지는 않았던 거 같다. 다만 남쪽에는 40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