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7

기관, 반쪽, 문제

1. 한국에는 헌법 재판소가 있다. 사실 헌법 재판소가 하는 일들은 대부분 대법원이 해도 된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약간 옥상옥인 느낌도 있다. 그렇다면 왜 굳이 헌법 재판소를 두고 있을까. 우리의 역사에서 대법원이 대통령 등 권력 기관에 놀아나거나 꼼짝 못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 거다. 즉 6공화국 헌법이 굳이 헌법 재판소를 만들어 놓은 건 이들이 최후의 보루로 이 나라의 헌법을 지키는 최종 관문의 역할을 하라는 바람일 거다. 그러므로 헌법 재판소는 세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헌법을 지키는 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모습을 보면 부정을 저지르기 위해 서류 한 장 더 만들어야 하는 감시의 관료제 모델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정치와 법원의 눈치를 보고, 헌법 재판소 재판관들은 소장이 되고 싶어서 눈치를 보고, 여론의 눈치를 본다. 국가 기관이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존재의 이유가 없다.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러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기관이 이러고 있는데 신뢰를 얻어 자기들이 존속할 수 있길 바란다면 그것만큼 한심한 일이 없다. 사법 기관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이 지금 같은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게 한국이라는 나라의 한계를 만들어 버린다. 이런 걸 보면 재판관 임명 절차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시험 패스하고 판사라는 고위 관직에 올라탄 후 평생 그렇게 사니 사회의 가장 어두운 구석부터 가장 높은 곳까지 판단하고 방향을 제시할 재판관이라는 업무를 수행하기에 역량 부족이다. 이렇게 올라가 대법관, 헌법재판관이 되니 자신을 임명하고 더 높은 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눈치만 보고 그외에는 그저 단호함을 가지고 권위를 증명하려 한다. 재판관의 권위는 그가 내릴 수 있는 형량이 아니라 신뢰에서 오는 거다. 아무튼 부디 정신들 좀 차리시길, 적어도 헌법 재판소라는 기관에 지울 수도 없는 먹칠은 하지 마시길.


2. 이번 달에는 평형을 배우기는 했는데 발차기만 배운 반쪽이다. 평형은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힘을 받는 느낌도 없어서 옆에 누가 지나가면 떠내려간다. 느리긴 하지만 힘이 그렇게 들진 않아서 좋긴 하다. 다만 끝나고 나서 오늘도 오늘 하루의 운동을 했다는 기분은 좀 덜하다.


3. 요새 키보드가 좀 문제인게 잘 안된다. 집에 키보드만 4개가 있는데 제대로 돌아가는 놈이 없어. 


4. 1, 2년 전 쯤인가 도서관은 물 사용량 감소,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화장실의 수압을 줄였다. 공개된 통계가 없으니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용 횟수가 동일한데 사용 수량은 줄었으니 비용도 아끼고 환경 보호 동참이라는 홍보용 명분도 얻었을 거다. 하지만 그 이후 화장실이 막히는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물론 청소하시는 분들의 업무는 늘어났다. 그렇다고 청소하시는 분들의 급여가 늘어났을리는 없다. 이런 예가 환경 보호의 비용이 결국은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뭐가 있을까. 수압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거다. 물 사용량이 늘고, 비용이 늘었지만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거다. 또 다른 방법은 그 중간 사용자의 동참이다. 사실 이 동참이 핵심이기 때문에 화장실에는 수압이 줄었으니 휴지를 한꺼번에 변기에 넣지 말아달라, 물 내리는 레버를 10초 이상 오랫동안 눌러달라 등의 문구를 프린트해 붙여놨다. 외국인 이용자들이 늘어나서 그런지 영어로도 적어놨다. 만약 도서관 화장실 사용자들이 이를 지킨다면 청소 노동자의 업무는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을거다. 하지만 별 생각없는 도서관 화장실 이용자들은 평소처럼 사용하고 막히든 말든 도망가 버린다. 게다가 물 사용량 측면에서 보자면 물을 내리는 횟수를 예전보다 늘리니 줄인 수압과 무관하게 사용량은 원래 수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면 별 대책없이 수압을 줄이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생색을 내려는 시도는 결국 그 비용을 청소 노동자들에게 그냥 전가해 버리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간 사용자의 동참은 그나마 전가되는 노동의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긴 한데 대부분은 하지도 않는다. 곰곰이 따져보면 아주 많은 것들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고 있고, 비용을 노동자의 업무 과중으로 해결하고 있다. 아껴졌다고 좋아하는 동안 업무 과중이 걸린다. 이노베이션은 이런 게 아니다. 물 사용량을 줄이되 예전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작동이 가능하다. 결국 대책이 없는 대안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해롭다.


5. 이번 대형 산불 재난에 이어 또다시 음모론이 나온다. 뭐 일반 대중들이야 강력한 자연 재해 앞에서 이럴 리가 없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건 일반적 사회 지식의 축적량으로도 극복이 가능한 종류라 믿는다. 종교나 그 비슷한 방식으로 혹세무민을 한다면 처벌 가능성이 있을 거 같다. 아무튼 요새는 특히 우파 정치 쪽에서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트럼프가 유행시킨 걸 수도 있다. 이쪽의 경우 유튜브, SNS 기반이 많고 알고리즘에 갇히다 보니 상식이 뒤틀려 버렸을 수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혹은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 중 이런 기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사실 믿고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러므로 잘 이용해 먹는 게 아닐까 싶다. 즉 사이비 종교 지도자 속성이 있는 보수적 사회 엘리트가 우파 정치인 탑 계열에 낄 가능성이 꽤 높아진 세상이다. 

또 하나는 예산의 문제인데 재난 구호 예산은 아무튼 우파 정치인들이 좋아하지 않고 깎으려고 애를 쓴다. 운 좋게 자기 임기 안에만 일이 터지지 않는다면 굳는 돈이 많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시대에 이런 생각은 폭탄 돌리기 수준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그렇기 때문에 재난이 났을 때 극복이 아주 어렵고 이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음모론을 제기하게 된다. 제기는 하지 않더라도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는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 문제의 원인인 자신을 논의의 장에서 제거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산불이 어떻게 났느냐, 앞으로 어떻게 안 나게 하느냐도 있지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피해를 최소화하느냐,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자연 발화되었다고 신의 노여움을 찾는 시간에 나무를 바꾸고, 임도를 만들어 두고, 산불 재난 본부를 만들어 대비 훈련을 하고, 산촌 마을 주민들 대피 및 초기 진압 연습도 하고, 헬기와 비행기, 드론 등을 도입하는 게 훨씬 가치있는 일이다.

20250324

인격, 엉망, 한계

1. 세브란스 시즌 2를 다 봤다. 총 10편. 마지막 장면은 졸업에서 벤자민과 일레인이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같았다. 물론 언젠가 마크의 아우티가 깨어날 거기 때문에 이 도피는 졸업 정도의 암울함은 아니다. 그냥 수습할 일이 참 많은 과정일 뿐이다.

뭔가 아우티와 이니의 두 가지 인격 문제, 결국 다른 인간이라는 게 결론적으로는 주제였지만 이야기의 끝은 미미하고, 보잘 것 없고, 앞으로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을 뿐이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지나치게 부실하다. 가상현실 SF는 그럴 법 함이 중요한데 그냥 내버리는 이야기, 캐릭터가 너무 많다. 저 가상현실에서 매우 중요할 게 틀림없는 헬레나는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지만 마지막에 달리는 게 헬렌 R인지 헬레나인지 어딘가 애매한 구석만 남기고, 코벨의 과거와 겹쳐 보이며 반복되는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미스 후앙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갔는지는 그럴듯한 설명도 없다. 왜 마크와 젬마가 선택되었는지, 젬마는 어쩌다 저기 들어가 있는지도, 밀칙의 왔다갔다 하는 캐릭터는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면서도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뭔가 해결해 주는 실마리 역할만 계속 하는 점도 전반적으로 엉망이다.

다만 막판에 염소를 구하기 위해 론이 드루먼드를 공격하는 부분은 좋았다. 약간 뜬금없이 등장하긴 하지만 염소를 그런 식으로 희생시키려는 생명멸시주의자들은 처단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2. 권한대행 탄핵안은 기각되었다. 기각 의견은 그나마 말이 되긴 한다지만 권한 대행도 대통령이라며 각하 의견을 낸 두 명의 의견은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대통령처럼 국민 투표로 뽑히지도 않았고,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할 수도 없는데 같은 의결 요건을 갖춰야 된다는 해석을 하는 사람이 헌법 재판관이다. 사실 앞으로 올 탄핵 판결이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의 많은 이들이 결국 원하는 게 권위주의의 부활이라는 점이 우리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중동의 중세가 극복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과 러시아 등 여러 나라의 추세를 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능력으로는 넘을 수 없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3. 최근 많이 보이는 경향을 보면 : 우선 윤이나 민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게 파괴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이 보인다. 민에 묻혀서 그렇지 방도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윤이나 민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한 로드맵을 정교하게 구성해 자신을 위하는 게 마치 선, 순교인 듯이 꾸며내는 기술적 측면이 다르다. 그런 모습은 민의 기자회견이 큰 예인데 민에 대한 비난을 사회속 여성의 불이익으로 치환시켜 자신에 대한 비난을 묻어버린다. 이때의 비판은 법원의 판결이 나오고 나서야 힘을 얻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또 하나는 사법, 행정 판결에 대한 불복종의 기운이 스멀스멀 퍼지고 있다는 거다. 여기저기서 판결에 불만을 품거나 부정하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사법과 행정이 자처한 거라 무슨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꼴 좋다 하고 있을 수도 없는 게 사법과 행정에 대한 불복종은 결국 국가라는 체제의 운영 방식을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위에서 말한 모든 게 파괴되어도 상관없다는 주의와 만나면 상성이 아주 좋아진다. 그러므로 이 두개의 고리는 서로를 위로 밀며 나아가게 된다.

20250323

왕국, 패턴, 코벨

1.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저번주 목요일에 내 몸 속에 창궐했던 바이러스 왕국 하나가 무너지긴 했는데 저번주 언젠가 시점에 다른 바이러스 왕국이 다시 들어선 거 같다. 저번에는 고열에 가슴 아픈 기침이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목이 간지러운 기침에 미열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저번에는 없던 두통이 생겨났다. 양상이 뭔가 다름. 감기, 독감, 코로나 셋 중 두 가지가 연속으로 들어 올 경우의 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목이 쉬었다. 


2. 또 다른 현상인지 내 몸의 보호 기재인지 모르겠지만 잠을 상당히 많이 자고 있다. 어제의 경우 점심을 친구와 먹고 2시 좀 넘어 들어와서 정리하고 3시부터 8시까지 잤고, 일어나서 저녁 먹고 약을 먹은 다음 12시 쯤 잠들어서 다시 오전 8시에 일어났다. 이것만 가지고 13시간이다. 며칠 전에도 도서관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귀가 후 잠들었다가 비슷한 패턴으로 잠을 잤다. 계속 자는데 계속 졸리다. 


3. 어제 깨어있는 시간에 세브란스 시즌 2 8회를 봤다. 코벨이 루멘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는 게 확인되었다. 사이비가 휩쓸고 지나간 작은 마을의 풍경도 잘 보여준다. 미국과 광신도, 시골 마을 등은 트루 디텍티브나 넷플릭스의 미국 범죄 다큐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거기에 아틀란타 좀비 스트리트를 합쳐서 보면 저 나라는 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니까 트ㄹ프가 되지.


20250320

으슬, 회복, 이해

1. 오한, 몸살은 대강 진정이 되었다. 뭔가 으슬거리는 잔상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건 아팠을 때의 기억인 거 같고 오늘 수영장을 다녀왔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 보면 다 나은 거 같다.


2. 감기는 먹어야 낫고, 복통은 굶어야 낫는다는 나름의 생활의 지혜 같은 게 있는데 몸살이라고 계속 뭔가 먹어댔더니 계속 배가 고픈 거 같다. 특히 뼈해장국을 두 번이나 먹었는데 그 음식은 회복에 좋은 타입은 아닌 거 같다. 

 

3. 평영 발차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무슨 추진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라는 건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4. 밤마다 블루베리를 20알 정도씩 먹는데 매우 큰 단점은 입술이 퍼렇게 된다는 것.


5. 며칠 아팠더니 일이 많이 밀렸다. 할 일이 상당히 많다. 패션붑도 너무 오랫동안 놀고 있다.

20250318

문득 든 생각

SF에서 시간 문제는 상당히 독특한데 각자 여러가지 해결 방법을 둔다. 포털이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 실시간 동기화가 되니까 이러쿵저러쿵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항성간 여행, 은하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설정에 시간을 내버려두려고 하면 사람을 냉동시킨다든가 그냥 시간이 흘러가버린다든가 하는 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게 된다. 인터스텔라에도 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 모습이 나오고 소설 스타십 트루퍼스 같은 걸 보면 전투 임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면 이미 세대가 바뀌어 있는 모습이 나온다. 

아무튼 이걸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주 공통 시간 같은 게 있어서 동일 시간에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 사건의 공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은 개별화될 수 밖에 없다. 즉 각자의 타임라인 하에서 각자 살아가야 한다. 별 단위, 행성계 단위로 단체로 움직이는 집단이 있다면 자기들끼리는 사건을 공유하겠지만 다른 집단과 만나봤자 각자의 시간 이벤트를 거친 후 이미 지나버린 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유할 정보도 별로 없을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인연이 생긴다고 해도 다시 만날 가능성이란 거의 없다. 태평양 바다를 누비던 물고기가 친구가 되더라도 다시 서로 만날 가능성의 거의 없는 것과 비교해 봐도 그보다 확률이 훨씬 낮을 거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우주의 삶이란 결국 남 관계 없이 혼자 잘 꾸려나가는 게 기본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250317

오한, 꽃샘, 회복

1. 며칠을 앓았다. 독감인지 코로나 종류인지 오한, 몸살이 저번 주 화요일부터 슬슬 나타나다가 저번 주 목요일밤 본격화되었는데 금요일에 피크를 찍었다가 주말을 지나며 현재 월요일이 되었고 체온은 내려갔는데 기침이 계속되고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아무튼 몸이 이상할 때 쓸데없는 짓을 하면 안됨. 소화가 잘 안되는 현상이 동반되고 있는데 이게 증상의 하나인지, 약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기침이 계속 되면 내일 수영장 강습은 빠질까 생각 중이다. 오한 너무 싫어 정말.

2. 잠깐 봄이 오나 했는데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새벽에 눈이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바람은 차갑지만 온도는 꽤 올라서 설마 쌓이랴 싶긴 한데 이것도 모르겠다. 왠 눈. 3월 17일인데.

3. 요 며칠은 그냥 반드시 해야할 일이 최우선, 몇 사람 만나는 게 차선, 나머지는 다 눕고 자고 하면서 지나갔다. 그러다보니 한 일주일 아무 것도 쓰지 않았구나. 슬슬 회복 단계니까 일상으로 잘 돌아가야 하는데 기침, 꽃샘추위, 가슴 간지러움 등이 방해를 하고 있다.

20250311

공기, 고민, 풍경

1. 아침에 1도, 오후에 15도로 일교차가 상당히 높다. 그보다 공기가 너무 안 좋은 게 더 문제다.


2. 오한의 기운이 약간 있다. 어제는 코대원 시럽을 3차례 먹었고 오늘은 타이레놀 콜드를 먹고 있다. 뭔가 약간 애매해서 저녁에 수영을 갈까 말까 고민 중이다.


3. 파운데이션 시즌 2를 다 봤다.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 구겨 놓은 떡밥들이 많은데 시즌 3가 예정되어 있다고는 한다. 이 시리즈의 특이한 점이랄까 아무튼 배우 중 유럽인 비율이 상당히 높고 그중에 영국인이 많다. 10명 나오면 반 정도는 영국인이고 나머지 미국인, 스웨덴 인이나 인도인, 핀란드인과 아일랜드인 뭐 이런 느낌이 있는데 정확한 비율은 아니다. 애플 TV지만 혹시 프로젝트 시작이 유럽이었나 하고 찾아봤는데 미국 산타모니카에 있는 회사에서 출발했고 아일랜드의 무슨 회사(국영 같다)가 개입해 있는 거 같다. 목표는 80개 에피소드 제작이라고 하는 데 그러면 시즌 8까지 가야 한다. 우주의 근사함은 그래비티와 약간 다른 느낌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즌 2는 우주선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우주의 풍경이 약간 아쉽다.


4. 뭐든 15분은 일단 보자 싶어서 이것저것 보고 있다. 15분 보고 괜찮으면 더 보고. 챙겨볼 필요가 있는데 시작도 안하다가 예전에 봤던 거 다시 보며 편안해 하는 것보다 언제든 관둘 생각을 하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20250309

흐름, 복습, 차이

1. 시간의 흐름에서 다시 불확정성이 높아졌다. 높은 불확정성은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든다. 물론 그게 진화의 방법이다. 중요한 건 어쨌든 인간은 언제나 더 나은 쪽을 향해왔다는 점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소멸할테니 그 역시 크게 상관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험난한 시기에 더 나은 쪽을 향하는 경험이 우리를 더 튼튼하게 하리라고 믿는다.


2. 복습을 위해 수영장을 다녀왔다. 가까운 동네 구립 수영장이다. 왜 거기에서 강습을 받지 않느냐고 한다면 등록을 하기가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무튼 처음 가봤는데 좋은 점은 기기가 다니는 곳보다 더 새거라 깨끗하고 수심도 1.2부터 1.4까지로 약간 더 깊었다. 토요일 오후 자유 수영 시간대라 사람도 별로 없고 쾌적했다. 나쁜 점은 일단 탈의실, 샤워장 모두 좀 좁다. 널찍널찍하게 쓰다가 옆 사람이 예상보다 가까이 있으니 약간 부담스럽다. 그리고 지하라 답답하다. 햇빛이 들어오는 수영장은 소중하다. 다만 항상 밤에 가니까 햇빛은 보이지 않는데 대신 밖에서 테니스 치는 사람들, 멀리 산 같은 게 보인다. 그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힘이 크다. 가장 안 좋은 점은 물이다. 락스 냄새. 소금 기반 정화가 얼마나 좋은 기술인지 새삼 깨달았다. 한 40분 쯤 지나니까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집에 와서도 그 냄새의 느낌이 가시지가 않고 두통이 생겨났다. 수영하면서 물을 좀 먹은 탓인지 배탈도 계속 났다. 여기까지는 시설의 측면이고 자유 수영의 좋은 점은 강습에서 배운 것과 유튜브를 통해 배운 걸 테스트해 보면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거고 나쁜 점은 너무 힘들다는 거다. 정말 너무 힘들다. 월수금 등록했으면 매주 이 정도 했을테고 그러면 몸이 그 힘듦을 서서히 극복해 왔을텐데 화목이라 토 하나 더해지니까 이렇게나 적응이 안된다. 아무튼 앞으로도 가능한 가볼 생각이다. 락스 기반 수영장이 너무 괴롭긴 해서 가자면 원래 가던 수영장이 좋긴 한데 강습 받을 때 가던 수영장을 가깝지도 않은 데 일부러 또 가는 게 좀 그렇긴 하다. 


3. 현대아울렛 남양주 점에 다녀왔다. 뭔가 옷이 주는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폴로 랄프 로렌과 나이키 매장 정도 좀 열심히 봤고 사람이 너무 많고 힘들어서 빠져나왔다. 직선 거리가 4킬로미터, 걸어서 간다면 7킬로미터인데 산과 천을 건너야 하고 시 경계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다녀오는 길이 무척 고되다. 타이밍 맞춰서 딱 나가면 지하철 - 갈아탐 - 버스 탐 3단계를 금방 마칠 수 있는데 오는 길이 문제다. 지하철은 일요일에 하나는 한 시간에 2대, 하나는 한 시간에 3대가 다니고, 버스는 주말 운행 간격이 20~30분이라 갈아타는 미션 사이에 텀이 조절이 안된다. 반대 방향으로 거의 비슷한 거리에 1의 강습받는 수영장이 있는데 그곳과 교통 수단의 차이가 너무 크다. 


20250304

시즌, 긍정, 대안

1. 3월 4일이고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쌓이지는 않지만 장마철 소나기 같은 게 눈처럼 내리는 거 같다. 이번 겨울에는 분무기에서 쏴대는 듯한 눈을 자주 보는 거 같다. 이게 기후위기, 지구온난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건지 궁금하다. 


2. 다운 파카 시즌은 일단 끝이 난 거 같다. 춥긴 해도 너무 오버하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0도 이상의 온도에 강한 바람으로 삭신이 쑤시는 이런 추위에는 다운 파카보다 히트텍이 훨씬 효과가 좋다. 헤비 플리스와 울 코트류로 남은 추위를 넘겨볼 생각이다.


3. 개강을 했고 도서관에 사람이 많아졌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날이 시원해지길 기다리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날이 따스해지길 기다린다. 하지만 막상 시원하고 따스해지면 사람이 많아져서 어서 날이 더워지든 추워지든 해서 도서관이 조용해지길 기다린다. 이래가지고는 만족하는 날이 없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해.


4. 하루에 일정하게 두 잔의 커피를 마신다. 하나는 드립으로 1인용 커피가루 1스푼에 물을 2인용을 넣어 약하게 마신다. 그리고 모카골드를 한 잔 마신다. 앞에는 카페인 보충용이고 뒤는 카페인과 당 보충용이다. 앞에는 그럭저럭 이 정도 템포면 괜찮은 거 같지만 뒤가 약간 문제다. 대안으로 카누나 모카골드 블랙 류의 블랙 계열을 마셔봤는데 낮에 잠깐의 여유와 환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프림 대신 카카오 어쩌구인가 넣은 심플라떼도 마셔봤지만 너무 맛이 없어서 설탕을 넣어 먹었다. 이 역시 지나친 단순당 섭취를 줄이고 싶다는 면에서 득이 없다. 설탕 대신 아스파탐 류를 넣은 모카골드 제로라는 게 있길래 마셔봤는데 제로 음료가 보통 그러하듯 모카골드와는 궤가 다르지만 그래도 심플라떼처럼 맛없지는 않다. 제로 마셔도 인슐린 분비에는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만 일단 제로로 가볼까 생각 중이다.


5. 중고 의류 구매의 문제점은 저렴한 가격이 만드는 과수요다. 이번 기회에 이 옷을 이 가격에 사볼까 하는 생각 때문에 당장 필요없는 걸 사게 된다. 예를 들어 M65 재킷을 3벌이나 가지고 있는데 중고 매장에 깨끗하고 적당한 가격의 새 매물이 올라오면 또 살까 싶어진다. 잘 입고 있다는 검증에 되어 있으니 사다놓고 안 입지 않을까 하는 문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므로 적당한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가지고 있는 원칙은 아우터 류만 산다, 현행 제품은 사지 않는다 정도다. 무엇보다 양 자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6. 삼일절 대체 휴일이 껴 있는 연휴동안 세브란스 시즌 2 진도를 좀 나갔다. 이번 시즌은 이니 / 아우티와 타자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은근히 섞여 있다. 즉 같은 몸 다른 자아가 1명인가 2명인가를 두고 상대방에게 벌어지는 혼돈과 오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사실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단일 작품의 주제가 될 만한 소재이지만 세브란스에서는 깊게 들어가진 않는다. 아니, 못한다. 지금 생각에는 복제 인간류 이야기가 섞이면서 그렇다면 저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라는 이야기를 향해 가면서 저 주제도 다시금 환기될 거 같긴 한데 잔가지가 은근히 있고 특히 세브란스 시즌 2, 6회 시점에서 하모니가 대체 뭘 하고 있는건지 감이 잘 안온다. 

그리고 더 캐니언, 영어 제목은 the Gorge라는 애플TV 영화를 봤다. gorge가 협곡이네. 몰랐음. 비슷한 단어로 valley, canyon, gorge 정도가 있는데 밸리는 약간 더 완만한 느낌이고 캐년과 고지는 비슷한 데 캐년이 약간 더 광활한 느낌이 있는 거 같다. 

영화는 위플래시와 탑건에 나왔던 마일스 텔러와 듄과 퓨리오사의 안야 테일러 조이가 투탑 주인공이고 시고니 위버가 나온다. 다른 인물도 좀 나오긴 하는데 존재감이 거의 없고 끝나고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저 세 명 뿐이다. 시고니 위버도 거의 특별 출연 수준이긴 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시시한데 그럼에도 협곡의 풍경이 꽤 멋지다. 찾아보니까 노르웨이에 있는 라우마 강 협곡이라고 한다. 마일스 텔러의 작중 이름이 리바이라서 뭔가 협곡을 뚫고 거인이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파운데이션 시즌 2도 진도를 나갔다. 이 시리즈는 화면은 멋지고 우주도 근사하고 등장인물들은 다들 심각하고 절박한데 솔직히 무슨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7. 음악도 몇 가지를 들었다. 요즘은 국내 인디 뮤지션은 윤지영과 숨비 음악을 많이 듣고 있다. 그리고 레이지, 하이퍼 팝 계열이라고 할 켄 카슨과 2홀리스 음악도 많이 듣고 있다. 특히 2hollis가 꽤 괜찮았는데 찾아보니까 아버지가 토터즈의 드러머고 어머니는 스크릴렉스의 매니저라고 한다. 약간 마음에 안 드는 점이랄까 아쉬운 점은 곡들이 다 짧다는 건데 요즘 추세니까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좀 보니까 요새 뜨는 대표적인 방법이 음악의 후크 중 하나가 틱톡을 타는 게 아닌가 싶다. 


8. 등산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것, 지하철에서 스피커로 유튜브를 보는 것, 힙합 피플들이 뉴욕 거리 같은 데서 붐붐 카세트로 음악을 틀던 것 등은 어딘가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대략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할 거라는 믿음 혹은 남에게도 들릴 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함. 앞쪽은 내가 듣는 것 외에 다른 음악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 & 타인에게는 각자의 취향이 있다는 걸 모른다는 데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지능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후자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혹은 못한다의 경우라 사패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 위험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후자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9. tㄹ프 러시아 스파이 아닐까... 레드 스패로우...

시즌, 반대, 별로

1. 벚꽃 시즌이다. 작년에도 그랬던 거 같은데 요새 벚꽃 시즌에는 비가 꽤 내린다. 오늘은 황사 미세먼지 비가 내릴 예정. 2. 다음 정권 때는 어쨌든 개헌 여부가 투표에 붙여질 거 같다. 이게 삼권 분립에 기반한 제도 민주주의의 딜레마? 문제점이 ...